덕이 박한데 지위가 높거나, 지혜가 작은데 모략만 일삼거나 힘이 부족한데 중임을 맡으면

전영준 푸른한국닷컴대표

영화 '귀수' 한 장면
영화 '귀수' 한 장면

며칠 전 지인과 대화를 나누다가 내 과거사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과거에 실패한 것은 돈 버는 재주는 있는 데 돈을 관리하는 재주가 없어서 그랬다고 했더니, 중국 명언을 인터넷에 찾아 내게 보여줬다.

德不配位,必有災殃,​德薄而位尊,智小而谋大,力小而任重,鲜不及矣

덕이 지위와 맞지 않고, 덕이 박한데 지위가 높거나, 지혜가 작은데 모략만 일삼거나 힘이 부족한데 중임을 맡으면, 결국 재앙을 맞이한다는 그런 뜻이다.

사업이 망가지는 것은 사람 볼 줄 모르는 무지(無智)에서 사람 좋아하다 사기당해 망가지는 것이다. 내 인생 되돌아보면 덕과 지위와 능력이 일치하지 않아 실패한 것이다. 하루 빨리 돈을 벌겠다는 탐욕만 있었지, 돈을 담을 내 그릇을 만들지 못했다고 생각이 드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얼마가 됐든 말이다.

정치도 사업과 마찬가지다. 정치의 요체는 사람 관계다. 사람이 사람을 모으고, 사람이 정책을 만들어내고, 사람이 홍보를 한다. 그래서 사람이 중요하다.

정치인들은 사람에 대한 욕심이 많다. 만나면 전화 번호를 따는 데 혈안이다. 특히 현역 의원들은 머슴이 주인 모시듯이 지역구 관리에 열심이다.

그러나 바둑으로 치면 쉽게 몇 집 얻는 귀퉁이에만 신경쓰지, 대국(大局)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사람을 모으는 것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사람을 관리할 줄 해야 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관리 못 하면 망가지듯이 정치인들도 사람을 아무리 많이 알고 지극정성으로 대해도, 사람을 볼 줄 아는 지혜가 없으면 실패한다.

정말 자기에게 중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를 선별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가 한번 망가지고 좋아하는 말이 열정, 지식, 인성이다. 열정은 혼()이 있어야 하고없으면 도라이취급받는다. 지식은 지()가 있어야 하고 없으면 신뢰를 받지 못한다. 인성은 덕()이 있어야 하고 없으면 싸가지 없는 놈소리를 듣는다.

이 세 가지 충족되지 않으면 능력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정치를 하든 사업을 하든 월급 받는 사람이든, 조그마한 가게를 하든 이 세 가지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이다.

능력을 갖출 자신 없으면 꿈도 비전도 만들 필요 없다. 망가지고 실패하고 하는 일에 통탄할 필요없다. 비둘기처럼 모이만 주워먹는 인생 살다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하다 하늘나라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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