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도
윤석열·안철수·심상정·김동연 각 정당 후보들에게
축하난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허경영은 빼겠다고 했다.
언급하는 것 자체가 체면이 깎인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 대선판에서도 허경영은 ‘현실’이고,
보수·진보 진영의 박빙 승부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상당수 국민들은 ‘웃음거리’로 여기지만,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는 최근 대선 여론조사에서 평균 2~3%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안철수 후보와는 엎치락뒤치락 각축을 벌이고, 심상정 후보보다는 높이 나올 때가 더 많다. 경제부총리 출신 김동연 후보보다는 훨씬 앞서 있다. 허경영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5만21078표를 얻어 득표율 3위(1.07%)라는 ‘기염’을 토했다. 양대 정당 다음으로 국민혁명당이 줄을 선 것이다. 이번 대선판에서도 허경영은 ‘현실’이고, 보수·진보 진영의 박빙 승부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언론매체에서는 허경영을 ‘취급’하지 않는다. 청와대에서도 ‘눈엣가시’ 같은 윤석열을 포함해 안철수·심상정·김동연 각 정당 후보들에게 축하난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허경영은 빼겠다고 했다. 언급하는 것 자체가 체면이 깎인다고 보는 것이다.
한때 허경영에 대해서는 ‘별 이상한 인간’ ‘황당하다’는 평가가 전부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양대 정당의 유력후보들조차 허경영의 ‘황당한’ 정책 공약을 슬금슬금 베끼기 시작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서 ‘신혼부부에게 1억2000만원씩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평소 나경원과는 연결이 안 되는 공약이었다. 이에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자, 나 전 의원은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면 ‘나경영’이 돼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정치권에서 이재명의 ‘기본소득’ 공약을 놓고 공방이 벌어지자, 허경영은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허경영 원조 맛집이 소문이 많이 났다. 짝퉁 공약들이 난무한다. 하지만 원조 맛집 레시피는 못 따라온다.”
이재명의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에게 연간 100만원(청년은 20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것인데, 허경영의 ‘국민배당금’은 만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1인당 월 15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이다. 허경영은 이재명의 ‘기본소득’ 금액이 너무 적다면서 “짝퉁(기본소득)에 ‘자살’ 말고 허경영 국민배당금 받고 ‘살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인천시장을 지냈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안상수 전 의원이 지난 8월 허경영을 만나 러 간 것도 화제가 됐다. 명색이 유력 야당 정치인이 허경영의 존재를 정식으로 인정해주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안 전 의원은 취재진 앞에서 “공약이 이재명 후보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이재명 후보는 맨날 돈 퍼주는 얘기만 하고 재원에 대한 얘기는 별로 안 하는데, 이 양반(허 대표)은 들어보니 그런대로 재원에 대한 대책도 갖고 있다”고 공개 칭찬했다.
비슷한 시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 선언을 하자, 허경영은 안철수 쪽에 ‘우리와 단일화하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그는 “안철수 대표는 참신한 정치지도자인데 비정하고 권모술수가 판치는 현실정치의 벽에 부딪히는 한계를 절감하며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가혁명당과 국민의당이 정당 차원에서 서로가 추구하는 정책에 대한 토론과 국민의 뜻을 묻는 국민경선을 통하여 단일화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가혁명당이 국민의당과 거의 동급의 레벨임을 과시하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안철수 후보는 지난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 “허경영 후보가 국민경선 토론을 제의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