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겹다 못해 기괴한 정치적 강령술은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좀비처럼 부활
[최보식의언론=박주현 객원논설위원(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여의도 좌파 정치인들의 시계는 도대체 몇 년도에 멈춰 있는 걸까.
정청래 대표가 세종시에 내려가 또 다시 노무현의 꿈을 소환했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시작된 '행정수도' 논란부터 치면 무려 22년째 우려먹는 사골 국물이다.
왜 하필 지금일까. 뻔하다.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때문이다. 세종시나 그 주변 충청권 표가 마려우니, 국면 전환용이든 지지층 결집용이든 위기 때마다 누르는 자동응답기 버튼을 또 누른 거다.
죽은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는, 이 지겹다 못해 기괴한 정치적 강령술은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좀비처럼 부활한다.
이래서 내가 그간 여러 차례 분명하게 주장한 게다. 노무현을 지워야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간다.
좌파 진영에게 '노무현'이라는 이름은 미래를 향한 비전이 아니다. 자신들의 정책적 맹점과 무능을 덮고 기득권을 연장하기 위해 흔들어대는 마법의 부적일 뿐이다.
'행정수도 특별법'이라는 화려한 포장지를 벗기고 차가운 현실을 보자. 노무현의 꿈이 깃들었다는 세종시가 과연 대한민국의 지방 소멸을 막아냈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수도권 인구 분산 효과는 미미했고, 오히려 대전, 청주 등 주변 충청권 인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인근 구도심을 공동화시킨 기형적인 신도시가 되었을 뿐이다.
더 끔찍한 것은 국가 행정력의 파괴다. 부처는 세종에, 국회와 청와대는 서울에 쪼개져 있는 탓에 국가 핵심 공무원들은 일주일에 며칠씩 KTX 길바닥에서 무릎 위에 노트북을 올려 놓고 문서를 쓴다. 수백억 원의 혈세와 행정가들의 골든타임이 매일 아스팔트와 철로 위에서 공회전하며 증발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그토록 찬양하는 위대한 노무현의 꿈의 실체다.
행정 비효율의 극치를 달리는 이 실패한 실험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수정할 생각은 아예 없다. 그저 '노무현의 꿈'이라는 성역의 라벨을 척 붙여 놓고,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면 국토 균형 발전을 가로막는 반동적 적폐 세력으로 몰아붙인다. 생각하기를 멈추고 맹신만을 강요하는 좌파의 지적 게으름이다.
이 코미디의 압권은 정청래 대표의 입에서 나온 이런 멘트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방 주도 성장으로 업그레이드됐다..."
권력을 쥔 살아있는 현재의 비위를 맞추고 지지층을 결속하기 위해, 죽은 과거의 우상을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 이 조악한 짜깁기를 보라. 이 발언은 역설적으로 그들에게 노무현이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그저 선거철마다 표를 팔기 위해 간판에 걸어두는 '프랜차이즈 상표'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폭로한다.
과거에 목을 매는 나라는 미래로 갈 수 없다. 2026년의 대한민국이 마주한 저출산과 경제 위기라는 치명적인 파도를 넘으려면, 22년 전에 그려진 낡고 구멍난 도면부터 당장 폐기해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노무현을 지워야 한다'는 내 주장은 한 자연인에 대한 폄하가 아니다. 지방선거 표 구걸을 위해 죽은 자의 이름을 팔아 무능한 연명을 이어가는 이 지긋지긋한 정치적 다단계 프랜차이즈의 셔터를 이제 그만 강제로라도 내려야 한다.
#정청래 #노무현사골정치 #행정수도논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