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가 좌파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이유
[최보식의언론=정광제 전 이승만학당 이사]

사상은 '공짜'로 유지되지 않는다. 운동도, 출판도, 강연도, 연구도, 미디어도 모두 돈이 든다. 종이는 무료가 아니고, 서버도 무료가 아니고, 시간도 무료가 아니다.
그런데 많은 우파 시민들은 정치적 분노에는 익숙하지만, 재정적 후원 구조를 만드는 일에는 무관심하다. "왜 세상이 이 모양이냐"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지지하는 매체 하나 정기 구독하지 않는다. '좋아요'는 누르지만 후원은 하지 않는다. 분노는 표출하지만 조직은 만들지 않는다.
좌파가 특별히 도덕적으로 우월해서 문화와 담론을 장악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재정 후원 구조를 만들었다. 조합을 만들고, 재단을 만들고, 연구소를 만들고, 소액 후원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시민 1만 명이 매달 1만 원씩 내면 1억 원이다. 그 돈은 연구자를 고용하고, 청년 활동가를 월급 주고, 콘텐츠를 생산하는 힘이 된다.
사상은 공기처럼 떠다니지 않는다. 돈을 먹고 자란다. 이 사실을 외면한 채 "정권만 바뀌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순진하다. 정권은 결과다. 문화와 자금이 토양이다. 토양을 만들지 않으면 열매는 맺지 못한다.
그래서 "입은 조금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말은 단순한 감정적 구호가 아니다. 생태계를 만들자는 말이다. 정기 후원, 출판 구매, 연구 기금, 청년 장학금, 독립 매체 광고, 법률 지원 기금. 이것이 쌓여야 담론이 유지된다.
정치적 입장을 말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그 입장을 지속시키는 구조를 만드는 일은 어렵다. 바로 그 어려운 일을 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탓하는 태도야말로 자기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세계관은 구호로 지켜지지 않는다. 조직과 자금, 그리고 꾸준한 투자로 유지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단순한 욕망의 도구가 아니라 영향력의 에너지다.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으면서 결과만 요구하는 것은 자연 법칙에 어긋난다.
입을 닫으라는 말은 침묵하라는 뜻이 아니다. 행동으로 옮기라는 뜻이다. 신념은 지갑을 통과할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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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은 지갑을 통과할 때 비로소 현실(꿈의 실현)
70평생에 제일 맞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