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개업한 '기적의 논리학 학원'... 이 정도면 .안면몰수도 예술의 경지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여의도에 기적의 논리학 학원이 문을 열었다. 간판 이름은 '이재명 공소취소 모임'. 그런데 원장들의 개원 일성이 걸작이다.
"특정인을 구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건 흡사 '음주운전 반대를 위한 쏘맥 동호회'나 '비건인을 위한 삼겹살 모임' 같은 소리 아닌가.
플래카드에는 대문짝만하게 '이재명' 세 글자를 박아놓고, 마이크 앞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을 위한 게 아니다"라고 정색을 한다. 안면몰수도 이 정도면 예술의 경지다. 조지 오웰이 무덤에서 기립 박수를 칠 완벽한 21세기판 '이중사고(Doublethink)'의 현장이다.
카메라 앵글을 조금 넓혀보자. 국회의원 105명이 의원회관에 모였다. 국민 세금으로 세비 받고, 보좌진 거느리고, 입법 활동 하라고 뽑아놓은 헌법기관들이다.
그런데 이 105명이 우르르 몰려가서 하는 짓이 고작 최고권력자 한 명을 위한 '사설 무료 방패막이' 노릇이다. 대한민국의 입법부가 졸지에 '이재명 전담 국선 변호인단'으로 전락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저들이 마이크를 잡고 떠드는 레퍼토리는 언제나 똑같다. "조작 기소", "정치 검찰", "쓰레기". 단어 선택부터 아주 찰지다.
그런데 해법이 참신하다 못해 기괴하다. 사법부의 재판정에서 법리와 증거로 다투는 게 정상적인 국가의 룰이다. 하지만 저들은 그 룰을 엎어버리겠다고 선언했다. 국회 의석수로 밀어붙여 국정조사를 열고, 그걸 지렛대 삼아 검찰을 압박해 스스로 기소를 취소하게 만들겠다는 거다.
번역기 돌려줄까? 재판에서 법리로 이길 자신이 없으니, 아예 판을 엎고 심판의 멱살을 잡겠다는 심보다.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국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변명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대통령은 죄를 지어도 재판조차 받지 말아야 한다는 성역화 작업. 이쯤 되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절대 존엄을 보위하는 왕조 국가의 호위무사 선포식이다.
이 코미디의 압권은 뻔뻔한 말장난 속에 숨겨진 대국민 조롱이다. "우리가 앞뒤 안 맞는 개소리를 해도, 너희 국민들은 속아 넘어가라." 딱 이 태도다.
간판 다르고 내용물 다른 사기극을 대놓고 벌이면서도, 진영 논리에 취한 지지자들만 환호해주면 그만이라는 지독한 오만함. 그 오만함이 105명의 이성을 단체로 마비시켰다. 정치적 계파 모임이 아니라는 실무 대표의 궁색한 변명은 화룡점정이다. 그럼 105명이 모여서 '이재명 공소취소'를 외치는 건 우주의 기운이 모인 우연의 일치인가.
솔직해지자. 재판 결과가 두려우면 두렵다고 하고, 권력자를 살리고 싶으면 살리고 싶다고 해라. '팬클럽' 간판 달고 덕질하는 건 자유다. 하지만 국민을 상대로 국어사전을 다시 쓰려는 수작은 부리지 마라. 당신들이 들고 있는 그 화려한 '정의'와 '검찰 개혁'의 피켓 뒤에 숨은 건, 오직 권력자의 사법 리스크를 지워보려는 구질구질한 아부뿐이다.
입법부의 권위는 국정조사 권한으로 검찰을 겁박할 때 나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뱉은 말의 무게를 책임질 때 나오는 거다. 삼겹살집 간판 달고 비건 행세하는 얄팍한 사기극은 이제 그만둬라. 팝콘 맛 떨어진다.
#이중사고 #국회국선변호인단 #권력사법리스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