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떻게 해서 이 짧은 기간에 미국과 기술 패권을 경쟁하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을까

[최보식의언론=장성민 국민의힘 안산시갑 당협위원장(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21세기는 미·중 패권 경쟁의 시대이다. 미·중 패권 경쟁의 시대는 기술 패권 경쟁으로 요약된다. 기술 패권 경쟁은 반도체, AI, 양자과학, 우주 테크를 비롯한 바이오 테크로 집약된다.

공산국가인 중국은 어떻게 해서 이 짧은 기간에 미국과 기술 패권을 경쟁하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을까?

이 의문을 풀어줄 한 권의 책이 나왔다. 원제는 《The Great Heist: China’s Epic Campaign to Steal America’s Secrets》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 ‘중국 공산당(CCP)이 국가 차원에서 미국의 기술과 지식에 관한 비밀을 탈취하기 위해 벌인 세기적인 산업 스파이 활동’의 전모를 분석한 논픽션 보고서 성격이 강한 책이다.

저자 데이비드 셰드(David R. Shedd)는 전 국방정보국(DIA) 부국장이자 국장 대행을 지낸 인물로, 국가정보국장(DNI) 비서실장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선임국장을 역임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통령 정보 특별보좌관으로도 근무했던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는 제네바 칼리지와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수학한 뒤 1982년부터 정보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으며, CIA 안팎의 다양한 직책에서 거의 33년간 봉직한 인물이다.

또 한 명의 저자인 앤드루 배저(Andrew Badger)는 전 DIA 작전요원이자 CIA의 정예 훈련 프로그램인 ‘더 팜(The Farm)’ 수료자다. 그는 인간정보(HUMINT) 작전의 최전선에서 복무했고, 2014년에는 미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현장형 실무 정보요원이었다. 민간 부문에서는 맥킨지 앤 컴퍼니와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기업들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자문했으며, 하버드대학교에서 정부학 학사 학위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외교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국가 후원 스파이 활동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이 두 명의 공저자가 쓴 《(중국의) 위대한 탈취》는 오늘날 중국이 어떻게 단시간에 미국과 기술 패권을 경쟁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는지에 대한 핵심 분석을 내놓고 있다.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첫째, 중국의 체계적인 지식·기술 탈취이다.

“중국의 기술력과 힘은 단순한 합법적 성장만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국가 주도의 지식재산권(IP) 및 기술 탈취 캠페인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장이다. 특히 CCP는 네트워크 해킹, 인적 스파이, 공동 연구를 통한 기술 이전 등 전방위적 접근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의 첨단 기술 자산을 빼갔다고 이 책의 서술은 시작된다.

둘째, 중국의 총체적인 스틸 전략이다.

중국은 선진국의 기술을 빼내기 위한 노력을 군사 기술 부문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 사회적 동원(Whole-of-Society)’ 체제를 구축해 타깃 국가의 전 사회적 선진 기술을 탈취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미국의 선진 기술을 빼내기 위해서라면 군사 기밀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항공, 조선, 제약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스틸 작업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중국 사회 전체를 총동원해 상대국의 전 사회 부문에 은밀히 침투하는 국가 전략을 수행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정부기관·기업·대학·정보부·민간 인력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첨단 기술을 불법·비공식적으로 흡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섬뜩한 수준이다.

셋째, 이 책은 중국의 기술 탈취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Boeing, Lockheed Martin, Google, T-Mobile, Tesla 등 주요 미국 기업과 기술 영역을 사례로 들며, 중국 측이 어떻게 민감한 데이터와 핵심 노하우를 취득했는지를 놀라울 정도로 상술하고 있다.

넷째, 중국의 기술 탈취로 급성장한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대응책을 주문하고 있다.

저자들은 단순한 고발을 넘어, 이러한 스파이 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책까지 제안한다. 예를 들면 기업 차원의 정보 보안 강화, 국가 차원의 기술 보호 정책 개선 등을 수없이 강조한다.

저자들이 전직 미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라는 배경 덕분에 스파이 사례와 기술 유출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은 매우 구체적이며, 현장의 증언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도 크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술 유출과 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대한지에 대해 기업과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강한 경종을 울리는 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다만 이 책이 중국의 기술적 성장의 모든 동인을 ‘도둑질’로 환원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비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중국 내부의 기술 패권 지향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중국은 전 세계의 글로벌 공급망 장악을 목표로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고, 전 세계 유통망 구축을 위해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달 정복을 넘어 화성을 겨냥한 우주 굴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드론을 비롯해 전기 배터리, 로봇 산업에서는 이미 미국을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AI 시대를 대비한 중국의 선택과 집중은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미 ‘백악관 AI 리포트’를 통해 공개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이처럼 중국의 성장에는 교육, 대규모 투자, 제조ㆍ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이 오늘날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국으로 부상하기까지 단순한 기술 탈취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he Great Heist》는 미·중 기술 경쟁, 산업 스파이, 국제 전략, 기술·안보·정책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책이다. 특히 AI 3대 강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중국은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의 반도체 기술을 비롯한 글로벌 핵심 기술을 탈취하기 위한 스파이 활동을 전개 중일 것이다. 그리고 이재명 정권은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혹시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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