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수사대'의 오기 아닐까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3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개혁신당 이기인 사무총장에게 소환을 통보했다는 소식은 블랙코미디의 정점이다.
이기인 사무총장이 김현지 제1부속실장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발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증거인멸, 변호사 교체 개입, 불법 선거자금 모의 의혹까지 덧붙여졌다.
정치인이 고위공직자의 과거 행적, 그것도 성남시의회에 난입했던 공적 활동이 담긴 영상을 공개한 게 수사 대상이 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도 아니면 '애지중지현지'라는 말이 고발까지 당할 얘기인가? 당초 현 정권과 민주당에서 '사실 적시 명예훼손' 없애자고 안 했나?
대한민국 경찰 반부패수사대가 언제부터 권력 실세의 '흑역사 세탁'을 담당하는 하청업체가 되었나? 그 영상 속 주인공이 다름 아닌 대통령의 30년 지기이자 현 정권의 '최고존엄' 김현지 실장이 아니었다면, 경찰이 이렇게 신속배달 서비스하듯 움직였을 리 만무하다.
저에 대한 고발 건을 반부패수사대가 맡을 만큼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한다면, 제가 제기한 의혹들 또한 그에 걸맞은 무게로 낱낱이 파헤쳐야 마땅합니다.
또 고개를 돌려 인천을 보면, 거기선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가 상영 중이다. 인천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인천공항 이학재 사장을 상대로 먼지털이 식 수사에 착수했다.
혐의는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혐의라지만, 여의도 선수들은 다 안다. 이학재 사장은 두달 전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질책당한 뒤 자신의 SNS로 맞대거리를 해서 '괘씸죄'에 걸린 인사다. 게다가 이학재는 지난 정권에서 임명됐던 사람이다.
대통령으로부터 "참 말이 많네"라며 꼭 찍어 혼났던 지난 정권 사람이 알아서 제 발로 안 나가니, 이에 '수사'라는 이름의 훈연 연기를 피워 질식시켜 쫓아내려는 것이다. 그런 속셈이 너무 투명해서 민망할 지경이다.
'반부패수사대'. 이름만 들으면 우리 사회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는 정의의 사도들 같다. 하지만 요즘 이들이 보여주는 행태를 보면, 간판을 좀 더 솔직하게 바꿔 다는 게 '소비자보호법' 위반을 피하는 길일 듯싶다. 부패를 척결하는 곳이 아니라, '반대파만 패는 수사대' 혹은 '최고존엄 심기 관리단'으로 말이다.
제발 부탁인데 경찰 흉장에 박힌 무궁화가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라. 나중에 세상 바뀌고 나서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며 비굴하게 고개 숙일 모습이 벌써 눈에 선한데, 그때 가서 억울하다며 즙 짜지 마라. 기록은 영원히 남고, 흥신소 직원을 공무원으로 대우해 줄 국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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