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할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사실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KBS 뉴스 캡처
KBS 뉴스 캡처

뉴스를 보니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또 다시 창궐했다.

그런데 이번 역학조사 결과가 아주 흥미롭다. 사람과 차량이 바이러스를 실어 날랐다는 '인위적 전파'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스스로 진화해서 택시를 잡아 탄 게 아닐진대, 이는 결국 방역 시스템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산속 멧돼지를 잡겠다고 총 들고 뛰어다닐 때, 정작 바이러스는 검문도 없는 농장 정문으로 유유히 걸어 들어갔다는 뜻이다. 자연재해가 아니라 완벽한 '인재(人災)'다.

이 상황을 보고 있자니 지독한 기시감이 든다.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돼지열병이 터졌을 때 보여줬던 그 미적지근한 태도. 당시 바이러스의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 중국산 가공육이 섞인 '잔반(음식물 쓰레기)' 사료였다.

바이러스가 펄펄 끓는 짬통 속에서도 살아남아 돼지 입으로 들어가는 판국이었는데, 그는 이 잔반 급여 금지를 즉각 시행하지 않고 유예하며 시간을 끌었다. 사료값 몇 푼 아끼려는 농가의 표심과 환경 처리 비용 사이에서 계산기를 두드리느라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그때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뒷수습을 했던 건 이낙연 총리였지 이재명 지사가 아니었다.

지금 퍼지는 돼지열병은 유전자 분석 결과 바이러스 유형이 작년 충남 당진의 것과 똑같다고 한다. 이는 멧돼지 탓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사람의 신발과 트럭 타이어에 묻어 전국 투어를 하고 있다는 증거다. 기본 중의 기본인 소독조차 제대로 안 해서 뚫렸다는 건, 이 정부가 말로만 '선진 방역'을 외칠 뿐 실제 현장은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절망적인 건 이번엔 수습할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사실이다. 과거엔 총리라도 나서서 현장을 지휘했지만, 지금 정부 내각은 죄다 여의도 정치 싸움판에 나가 마이크 잡느라 바쁘다.

김민석 총리는 상주 역할 하느라 자리를 비웠었고, 총리공관에서 당원행사 연 일로 고발당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이, 바이러스는 고속도로를 타고 전국을 누비고 있다.

전국이 심각단계에 들어섰다는 데 대통령은 계곡 평상 타령, 설탕 타령 하고 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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