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원내대표가 끝까지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는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버티기로 해석

[최보식의언론=장성민 국민의힘 안산시갑 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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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청명전쟁(명청전쟁)의 전운이 깊어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먼저 방아쇠를 당기느냐뿐이다.

그리고 26일 그 트리거를 거부하지 않고 오히려 촉발자를 자임하고 나선 당사자는 정청래 당대표다.

정청래 당대표는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호텔 숙박권 수수 의혹, 공항과 병원 특혜 및 편의 제공 논란에 대해 26일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의 (거취 관련) 입장 발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원내대표 자리는 당원과 국회의원이 선출한 자리이기 때문에, 김 원내대표 본인도 고심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당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사과했다.

본래라면 김병기 원내대표 본인이 직접 사의를 표명하거나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그 역할을 당대표가 대신 수행했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유감 표명이 아니다. 표면적으로는 여지를 남긴 듯 보이지만, 이는 김 원내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만약 김 원내대표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뭉개고 갈 경우,  그때 당대표로서 입장 표명을 확실히 하겠다는 스탠스다.

김병기 원내대표가 끝까지 버틴다면, 정청래 대표는 밀어내기 전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차제에 이재명 대통령의 적극적 파수꾼 역할을 해 온 김 원내대표를 정리하겠다는 정 대표의 결심이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김 원내대표를 정리하지 못한다면, 정 대표의 당권 장악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고, 결국 친명 세력에 의해 역포위당할 것이다.

더구나 이번 사안은 부정부패 의혹이라는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 역시 섣불리 김 원내대표를 감싸기 쉽지 않을 것이다. 여론도 정 대표 쪽에 설 것이고, 결국 명분은 정청래 대표가 쥐게 될 것이다.

다가올 지도체제 개편을 놓고 친명 세력은 친청 세력을 흔들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뒤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싶어 할 것이다. 이미 그런 구도로 당권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대표 입장에서 김 원내대표의 부정적 이슈를 안고 지방선거에 임하는 것은 여권 전체를 공격하는 새로운 부정부패 이슈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통해 친명 세력을 선제적으로 제압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상존하는 사법 리스크의 멍에를 짊어지고 가는 것 자체도 정 대표에게는 극심한 정치적 부담이다. 그렇기에 최소한 당 만큼은 친청체제로 일사불란하게 정비해 자신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단일 지도체제를 구축하고 싶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지방선거 공천권을 친명세력에 빼앗기고, 지방선거 또한 자신의 리더십으로 이끌 수 없게 될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결과에 상관없이 차기 당대표 도전은 쉽지 않게 될 것이다.

반대로, 이번 김병기 원내대표 방출을 계기로 확실한 당권 리더십을 세울 수 있다면, 정 대표는 친명세력을 정리하고 친청 단일 지도체제를 완성하려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청명전쟁’의 개전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그 신호는 김병기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을 압박하는 정청래 대표의 발언으로 이미 울렸다. 앞서 박수현 수석대변인 역시 MBC 라디오에서 “사안을 굉장히 중하게 보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압박성 발언을 했다.

당 대변인이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공개 방송을 통해 공세적 메시지를 던진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정 대표가 김 원내대표 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심각하다’는 표현을 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곧 김 원내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 전체로 불똥이 튀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이 사안이 민심 형성에 치명적 수준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의혹의 본질은 단순하다. 원내 사령탑이 특혜를 받았느냐의 문제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 측은 본질을 흐린 채 의혹 제기자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민심의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있다.

인터넷 댓글 여론을 보면 “김병기 사퇴를 요구하는 쪽은 친정청래 성향의 당원들이고, ‘찐명’ 당원들은 김병기를 지켜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말은 곧, '청명전쟁'이 이미 수면 아래서 불이 붙었다는 신호다.

만약 김병기 원내대표가 끝까지 사퇴하지 않는다면, 이는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버티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는 버틸 정치적 동력이 없어 보인다. 만약 청와대와 김 원내대표가 짝짜꿍해서 사퇴를 거부한다면, 그 다음에 정청래 대표가 꺼낼 카드는 훨씬 더 강하고 휘발성이 클 것이다.

최근 김병기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이슈가 연이어 흘러나오는 배경 역시 자주파와 동맹파 간의 파워게임의 연장선에서 해석한 측면이 있는가 하면, 청명전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구도에서 정청래 대표는 명백히 '자주파'로 분류된다.

김병기 의원은 원내대표직은 물론 의원직 사퇴를 고민해야 한다. 정 대표 역시 이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마침내 '더불어 특혜부패당', '더불어 갑질당'으로 비판받게 된 것을 정 대표가 모른 척하고 지나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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