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20대에 집회뽕에 빠질 기회가 없었던 도서관파
[최보식의언론=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변호사)]

‘집회뽕’이란 것이 있다.
운동권 선배들이 20대 초반 순수한 아이들을 어떻게든 집회에 끌고 나간다. 광장의 열기에 취해 구호 몇 번 외치고 마임 몇 번 하고 노래 몇 번 따라부르다 보면 그 열기에 흠뻑 취한다.
집회는 일종의 강렬한 콘서트장 같고 또 록카페 같으며 클럽의 DJ 믹싱을 듣는 것과 같은 열기로 가득하다.
그 집회뽕에 사로잡힌 아이들은 운동권의 새로운 자원이 된다.
최루탄 진압을 당하며 돌이나 화염병을 투척하다 보면 그 응집력은 더욱 커진다.
대학 시절 어떤 학생들이 선배들의 꾐에 집회뽕에 빠지는 사이 어떤 학생들은 도서관을 가서 공부를 하며 고시 준비 등 각종 시험 준비를 했다.
늦바람이 무섭다는 말이 있다.
20대에 집회뽕에 빠질 기회가 없었던 도서관파 우리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최근 집회뽕에 빠져 집회중독으로 달려가고 있다.
대규모 장외집회 예정 받글이 도는 중이다.
이미 지난 금요일 국회 계단 집회에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깃발이 나부꼈다.
현 시점에서 보수진영 중 '집회뽕'을 유발할 수준의 에너지를 분출할 집단은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일파밖에 없다. 지난 겨울 생전 처음 겪어본 집회뽕에 중독된 우리 당 정치인들이 다시금 윤어게인 부정선거 일파가 제공하는 도파민을 받고 싶은 듯하다.
작년 민주당 집회에 참여한 민주당 정치인들의 표정을 봤는가? 세상 심드렁하고 세상 무감했다.
이들은 이미 20대에 집회뽕을 맞을 만큼 맞아봤고 그랬기에 어떤 집회에도 별로 감정적 동요를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이용하여 참여자들을 선동하고 그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권력으로 맞바꾸는 일종의 정치기술에 능한 꾼이 되었을 뿐이다.
집회뽕은 한때다. 전체로서는 소수 그러나 광장에서는 다수가 뿜어내는 극단적 열기에 도취된 뒤 남는 것은 극단적 허무함 뿐이다. 황교안 대표를 떠올리면 된다.
1992년 세상은 온통 다미선교회가 만든 휴거론과 종말론에 휩싸였다. 사람들은 모여 광적인 예배를 했고 전 재산을 팔아 다미선교회에 바쳤다.
'들림'이 있을 거란 날 우리 동네에 있는 다미선교회 지부에 온동네 사람이 모였다. 아무 일도 없었다. 지독한 허무와 조롱만 남았다.
그런 일은 그럼에도 늘 반복되어 왔다. 집회뽕은 마약과도 같아서 주기적으로 사람들을 중독시켜 왔다. 보수는 상대적으로 그에 중독되지 않는 상식적인 모습을 유지해 왔는데 최근 그 위치가 바뀌었다. 오히려 보수들이 더 집회뽕에 쉽게 빠진다. 그만큼 보수가 약해진 것이다.
하지만 집회는 종종 필요하다. 힘이 약한 소수가 에너지를 분출하고 세상을 바꿀 마지막 수단이 집회이기 때문이다.
만약 장외집회를 준비한다면 그런 생산적 집회를 해야 한다. 일단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깃발은 나부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검찰청 폐지, 내란특별부 재판 및 사법부 독립 침탈 그리고 미국에 돈이고 일자리고 다 퍼주는 외교를 규탄하는 집회로 가야 한다.
계엄일에 우원식 의장과 김민석 의원, 그리고 김어준 씨 등이 했던 이해 안 되는 행동들에 대한 특검 수사를 촉구해야 한다.
집회뽕을 극복한 꾼들은 집회의 에너지를 자신의 의도대로 이리저리 이끌며 자신의 뜻을 실현하는 데 이용하는 냉정함을 선보인다. 안타깝게도 이런 것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잘한다.
우리 당 정치인들은 아직 그저 환호와 함성, 그리고 박수에 도취되는 수준이다. 닳고 닳은 운동권 선배들이 보기에 무대에 한 번 올라 박수 받으며 들뜬 신입생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상태로 저 꾼들을 어떻게 이기고, 무너지기 직전의 대한민국을 어찌 구하겠는가? 한탄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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