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길을 내어놓는 게 어렵지 그 다음은 쉽다
[최보식의언론=최보식 편집인]

‘아무 것도 아닌 저 같은 사람’ 김건희 여사가 12일 밤늦게 구속됐다. 헌정사상 두 개의 최초기록과 역설적 교훈을 남겼다.
첫째, 전직 영부인의 최초 구속은 이제 누굴 가리키고 있나
전직 대통령 구속은 이미 다섯 차례(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명박 윤석열) 지켜봤고, 탄핵 파면시킨 뒤 구속한 경우도 두 차례(박근혜 윤석열) 겪었다. 대통령은 최고권력자이면서도 감방과 가장 가까운 위험한 직업이다.
전직 대통령 구속수감은 '일상'이 됐지만 전직 영부인이 구속된 것은 이제 김건희 여사가 선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한번 길을 내어 놓는 게 어렵지 그 다음은 쉽다. 영부인도 이제 몹시 위험한 직업이 됐다는 뜻이다.
법과 제도에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높은 자리 남편의 부인에게 주어지는 암묵적 '권력 할당량'이 있다. 옛날 군에서는 남편이 사단장이면 사모님은 군단장 행세를 한다고 했다.
그동안 취재를 종합해보면 김건희 여사의 경우에는 '방귀나 뿡뿡 뀌는 아저씨' 검사 남편을 자신이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업을 해본 그녀에게 윤 전 대통령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남편이었을 것이다.
대통령 권력 배분이 거의 반반이었다. 혹은 그 이상이었고 배후 결정자였다는 얘기도 많이 돌았다. 대통령실 일부 직원들은 윤 대통령을 'V1' 김여사를 'V0'로 불렸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접촉했던 정치브로커 명태균은 "장님 무사와 앉은뱅이 주술사"라고 표현했다.
이런 김건희 여사가 아주 예외적 경우라 해도, 영부인이 대통령을 움직이는 ‘그림자 권력'이라는 점은 변함 없다. 돈과 청탁은 원래 그림자 같은 어두움을 좋아하는 법이다. 지금 영부인이나 앞으로 영부인들은 ‘김건희 거울’을 쳐다보며 몸가짐을 살펴야 할 것이다. 한 발만 헛디디면 김건희의 신세가 멀지 않다.
둘째, 전직 대통령 부부의 최초 동시구속은 한번으로 끝날까.
과거에는 '법에도 눈물이 있다'며 같은 사건에서 연루되거나 별개의 사건이라도 부부 구속, 부자 구속은 아주 악질이 아니면 피해왔다. 하지만 조국의 자녀입시비리 사건에서 윤(尹) 검찰사단에 의해 같은 건으로 부부의 구속이 이뤄졌다. 업보로 봐야 하나. 그때 한번 길을 뚫어 놓았으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까지 이르렀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고 국민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