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만 해도 이미 어마어마한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최보식의언론=양성관 의정부백병원 진료부 과장]

냉면.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진료부 과장 페이스북.
냉면.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진료부 과장 페이스북.

의정부하면, 부대찌개와 냉면인데, 부대찌개는 서로 순위를 다투지만 냉면 하면 평양면옥이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도착하여, 줄 서지 않고 앉을 수 있었다. 나를 포함한 총 30명의 손님 가운데, 가장 젊은 이는 3대가 함께 온 젖먹이였고, 10대와 20대는 보이지 않았고, 백발이 성성한 65세 이상의 손님이 절반 가량이었다. 

 손님들의 하얀 백발과 달리 냉면의 내일은 어둡다. 

 첫째가 맛이다.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의 오미(五味)에 더 나아가서는 누구는 고소한 맛을 포함하여 육미가 있다고 한다. 차가운 냉면의 특성상 기름이 있으면 엉겨 붙어 보기도 질감도 나쁘기에 기름을 제거하여 고소한 맛을 빼고, 맵고 짜고 단 비빔냉면이나 밀면과 달리 오로지 감칠맛을 강조하기에 상대적으로 맛과 향이 약하다. 거기다 면은 메밀이 포함되기에 쓴 맛이 나며 가늘어 질기다. 

냉면의 형제인 막국수는 면이 두꺼워 이로 자르고 질감이 좋아 좀 더 씹는 맛이 있다. 냉면 마니아는 삼삼한 육수와 슴슴한 면을 좋아하지만, 처음 냉면을 접하는 이들은 한 입에 매력을 느끼기는 어렵다.

 둘째 가격이다. 무려 14,000원이다. 냉면은 비싸다. 동치미로 육수를 내면 가격이 저렴하지만, 고기로 육수를 내는 데다 기름을 제거하고 감칠맛을 강조하다 보니 MSG를 넣지 않는 한 돼지국밥, 설렁탕보다 육수가 비싸다. 

육수도 육수지만 면 또한 메일을 섞다 보니(대략 메밀:밀가루=7:3) 100% 밀가루를 쓰는 밀면이나 국수, 짜장면 등에 비해 면이 매우 비싸다. 면 사리만 무려 8,000원이라, 곱배기를 먹으면 무려 2만 2천 원이다. 이는 비교적 주머니가 가벼운 젊고 배고픈 청년들이 맛을 떠나 냉면을 기피하게 만든다. 

 셋째, 세대 간 단절이다. 맛이란 아래서 올라가기보다 위에서 내려간다. 어렸을 먹었던 맛을 익숙하게 느끼고 나이 들면서도 찾는다. 냉면의 맛을 알려면, 부모가 자식을 데리고 와서 먹으며 추억과 맛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많아지며, 부모와 자식이 함께 외식을 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익숙해지려면 여러 번 맛봐야 하는 냉면의 맛이 부모에서 자식으로 전해지기 어렵게 만든다.

 넷째, 새로운 시도의 부족이다. 손님도 직원도 모두 고령층이다. 나이가 들면 보수적으로 변한다. 변화를 싫어하고 익숙한 것만 찾게 된다. 같은 맛을 유지하려 노력할 뿐, 새로운 시도가 사라진다. 10년째, 20년째 같은 맛을 찾는 건, 나이 든 이뿐이다. 

파스타만 해도 이미 어마어마한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수십 종류의 면은 물론이고, 소스와 양념이 모든 파스타 집에서 새롭게 시도되고 있다. 

최근에 나는 갈치속젓 파스타까지 맛보았다. 하지만 냉면은 수십 년째 전통을 고집하고 변할 생각이 없다.       

 냉면의 미래는 맑은 육수와 달리 무겁고 흐리다. 차가운 냉면이 입안에서 서걱거린다.       

 냉면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사진이 잘 안 나온다는 데 있다. SNS용으로는 실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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