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이 혼란스런 와중에 대중에게 내보인 그들의 대표는 얼마나...
[최보식의언론=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

선거 군중은 갈수록 영악해진다. 그들은 소위 전(全)인격적•전정치적 지도자를 뽑지 않는다. 그들은 상황에 맞게 자신들의 은밀한 부분적 미션을 잘 수행할 그런 인물을 선출할 뿐이다. 그리고 곧 버려진다. 이 버려진다는 것에 초점이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시대정신'이라고 부른다면 실로 민주주의란 더러운 제도다. 의사협회가 이 혼란스런 와중에 대중에게 내보인 그들의 대표(임현택 회장)는 얼마나 의사 집단을 대표하는 것인가.
아니 대표라고 부를 만한 존재로서 선출되는 것인가. 의사의 표준이며 모범적이며 그를 보면 누구라도 의사다운 인격을 대변한다고 할 만한 존재이기에 선출되는 것인가. 아니었던 것 같다. 처음부터 왜 저런 인물인가 하는 의구심은 최근에야 비교적 명확해지는 것같다.
정부와 저질스럽게, 지저분하게, 체면치레는 접어두고 맞붙어줄 그런 사람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좌충우돌하면서, 온갖 의구심이 가득 차오르는, 반인격적 언어들로 구성되는 그런 언어 수준이기에 대표로 선출된 것 같다.
결국에는 그것이 너무 한쪽으로 흐르는 바람에 의사들에 의해 버림받는 그런 지경의, 배신적 결론에 다다르고 말았다. '올바른...' 무슨 새로운 대표 단체를 구성하면서 그동안 싸워왔던 대표가 오히려 배제되는 교묘하고도 야비한, 보기에 따라 간사한 선택이 내려지는 상황이다.
지도자란 무엇인가. 민주주의라는 절차, 선거라는 형식은 다만 한번 쓰고 버리는 그런 일회용 지도자를 선택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이번에 의사들이 잘 보여준다.
"왈왈!"하고 개처럼 짖다가 그런 방편이 효력을 다하면 망설임 없이 교체하고 마는, 조폭들과 다름 없는 행동 대원을 그들은 선택하고 있다.
의사들을 실제로 대표할 만한 그런 지도자는 선택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사회 엘리트 집단에 속하는 의사들마저 그렇다는 이미지를 주는 상황인 터에 일반 국민들이야 오죽하겠나 하는 생각도 해본다.
왜 국민들은 저런 지도자를 뽑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작은, 정답에의 시도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 행태는 기어이 지금은 도외시된, 간사함의 댓가라고나 할까, 숨겨진 거대한 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을 장차 산산조각 날 운명에 처한 국민들이 감안할 턱이 없다.
비용을 한꺼번에 지불해야 할 그날이 오면 나날의 작은 저축들이 모아 놓은 그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비로소 발견하고 땅을 치게 될지도 모른다.
큰 정치는 천하라는 것에 걸맞은 수준의 지적, 도덕적 부족함 때문에 그렇다고 하겠지만 의사의 대표를 선출하는 전문 지식 집단의 작은 정치에서조차 이런 지경이니 희망은 없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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