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는 이런 널뛰기 국정 운영이 어디있나
[최보식의언론=박동원 논설위원]

카이스트 졸업식장에서 한 대학원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항의하다 '입틀막' 당하는 소동을 기억할 것이다. 국가 R&D 예산 삭감은 이번 총선에서 충청권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자 윤 대통령이 이번에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500억원 이상의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대형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전면 폐지해 신속하게 집행해주라"고 지시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예산이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졌나. 갑자기 예타 면제는 또 뭔가. 과학계도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정신이 혼미할 것이다.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는 이런 널뛰기 국정 운영이 어디있나. 마치 술 먹고 정신줄 놓은 채 접대부 아가씨들에게 돈 뿌리듯 국정을 운영한다.
정책 혼선, 메시지 혼선, 실행 혼선... 온통 좌충우돌에 번복에 혼선투성이다. 손바닥 뒤집듯 과격한 국정운영을 하는 윤정권을 보면 엉킨 실타래, 산더미처럼 쌓아논 중고 헌옷더미가 떠오른다.
유능한 인재를 쓰면 자신의 짧은 정치경험은 얼마든지 극복된다고 했다. 근데 윤대통령은 '인재'에 대한 개념이 없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인재라서 일을 잘해내는 게 아니다. 한 집단에서 인재의 90%는 리더가 만든다. 아무리 똑똑한 인재도 리드를 잘못하면 둔재가 된다. 둔재도 인재로 만드는 게 리더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첫째 방향을 잡아주고, 둘째 마음껏 일할 수 있게 책임은 떠안아주며 자율성은 높여주고, 셋째 제대로 방향대로 되고 있는지 일의 진행상황을 체크하는 일이다.
윤석열 정권은 시작부터 방향이 없었다. 국정기조 목표 방향을 잡아야 할 인수위원회는 맥락없는 100대 과제만 나열했다. 이는 뭐가 되겠다, 어떤 시험을 치겠다는 목표 없이 공부만 열심히 하겠다는 것과 같은 일이다.
책임과 자율성도 없었다. 능력도 안 되는데 대통령이 모든 걸 다하고, 대통령의 '격노'하면 뒤집어지고, 대통령을 대신해 책임 떠안아줄 참모도 없었다. 모든 리스크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이 직격으로 맞았다. 이러니 장관들도 영혼없이 무책임하게 일할 수밖에 없다. 솔직히 말해 지난 2년간 눈에 띄게 일한 건 박민식 보훈부장관 딱 한사람이다. 한동훈은 법무장관으로서의 성과는 없고 야당과의 말싸움으로 눈에 띈 거다.
마지막으로 일의 진행 상황 체크는 볼 것도 없다. 정부가 일사불란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여야 국민들도 안심을 한다. '뻘짓'만 한 문재인 정권이 잘한 게 그거다. 나중에 뻘짓으로 귀결됐지만 어쨌든 과정은 일사불란했다. 내용이 엉터리라 그렇지 탁현민이 그걸 잘 수행해냈다. 그래서 '이니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었다.
#R&D예타폐지, #국가재정전략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