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더 이상 시대착오적인 영웅 만들기, 말도 안 되는 개인숭배의 정치가 사라졌으면
[최보식의언론=박정자 상명대 명예교수]

1789년 7월 14일, 라 로슈푸코 공작이 왕의 침소로 급히 들어와 “폐하, 바스티유가 함락되었습니다. 사령관이 살해되고 군중들이 그의 목을 창에 꽂아 파리 거리를 행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숲에서 사냥을 하고 돌아와 피곤해 잠에 떨어진 왕은 몽롱한 상태로 물었다.
“반란인가?”
“아닙니다. 폐하. 이건 반란이 아니라 혁명입니다.”
이건 혁명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4~175석을 얻으며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전국 지역구 254곳 중 161곳(63.4%)에서 승리했고, 국민의힘은 영남과 강원 등 지역구 90곳에서 당선자를 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예상 의석을 합치면 109석 안팎이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경기 수원병에 출마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도 낙선했다.
범죄 혐의자가 이끄는 정당이 압승했고, 2심 실형을 받은 범죄자 조국의 당이 3당으로 약진했으며, 더러운 막말 논란의 김준혁, 사기 대출 의혹의 양문석도 당선했다.
이건 반란이 아니라 혁명이다. 다만 반대 진영에서 만든 혁명이 아니라 이쪽 진영의 오만과 교만에 의해 야기된 자충수, 자살골, 무지함에 의한 혁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대통령실을 굳이 용산으로 옮기겠다고 용산에 있는 국방부 청사를 강제로 비우게 했다. 이태원 참사로 많은 젊은이들이 죽고,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으며, 잼보리 대회는 해외에서 웃음거리가 되었지만 그 누구 하나 책임지고 물러나는 사람이 없었다. 영부인은 신분이 수상한 자로부터 명품 뇌물을 받고 영상에 찍혀 모두 공개되었지만 대통령은 그저 조금 아쉬울 뿐 아무 잘못도 없다고 했다. 지지세력인 의사 집단을 악마화하면서 구속 수사니, 행정명령이니 하는 폭압적인 말들을 2개월여 동안 쏟아내며 자신이 정한 2천명은 절대로 물러 설 수 없는 숫자라고 했다.
유튜버건 페부커건 지지자들은 모두 시대착오적인 개인숭배에 빠져 '윤석열 영웅 만들기'에 급급했고, 비판자들의 입을 틀어막아 반대 담론이 하나도 새어나오지 못하게 단도리를 했다. ‘사과를 하면 지는 거’라거나, ‘좌파처럼 무지막지하게 밀고 나가야 좌파를 이길 수 있다’는 게 그들의 논리였다. 모든 게 무사하게 잘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렇게 나왔다.
이준석, 안철수, 나경원 등이 당선된 게 그나마 위안이다. 셋 모두 윤석열에 의해 가혹하게 내쳐진 사람들이다.
그저 바라기는, 이젠 더 이상 시대착오적인 영웅 만들기, 말도 안 되는 개인숭배의 정치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런 의식의 혁명이 우리 사회가 진정한 근대화로 한 발 나아가는 길이 될 것이다.
#윤석열 심판, #윤석열 3년, #이준석, #안철수,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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