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지나니 봄이 활짝
[최보식의언론=이병철 논설위원]

‘올벚’ 피었다.
‘올되다’의 사전적 의미는 ‘열매나 곡식 따위가 제철보다 일찍 익다’로 풀이한다.
그래서 다른 벼보다 일찍 익는 벼를 ‘올벼’라고 하고 ‘올콩’도 같은 의미로 쓴다.
‘사람이 올되다’라고 할 때는 나이에 비해 조속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렇다면 꽃도 같은 종에 비해 일찍 피는 것을 ‘올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을 들머리 공원 산자락이 환해서 살펴보니 벚꽃이다. 길가의 가로수인 벚나무는 아직 꽃망울이 제대로 벙글지도 않았는데, 산속에 피어있는 벚꽃이 먼저 핀 것이다.
산벚인가. 그렇다면 더욱 이변이다. 통상적으로 산벚은 거리의 벚나무보다 일주일 이상 늦게 피기 때문이다. 꽃과 잎새가 거의 동시에 피는 까닭에 그리 늦는 것이라 싶은데. 최근 들어선 꽃들이 제 피는 순서와는 상관없이 모두 한꺼번에 피고 있으니 봄꽃 피는 차례를 따진다는 게 무망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핀 벚꽃 자태 나눈다. 이렇게 핀 벚꽃을 ‘올벚’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갈수록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가 두드리는 것 같아 이리 먼저 핀 벚꽃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 벚꽃은 산벚이 아니고 거리에서 먼저 활짝 핀 꽃이다.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봄이다. 봄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다. 세상 소식도 봄꽃처럼 밝고 환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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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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