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 지나니 봄이 활짝

[최보식의언론=이병철 논설위원]

사진 이병철 시인(2021)
사진 이병철 시인(2021)

‘올벚’ 피었다.

‘올되다’의 사전적 의미는 ‘열매나 곡식 따위가 제철보다 일찍 익다’로 풀이한다.

그래서 다른 벼보다 일찍 익는 벼를 ‘올벼’라고 하고 ‘올콩’도 같은 의미로 쓴다.

‘사람이 올되다’라고 할 때는 나이에 비해 조속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렇다면 꽃도 같은 종에 비해 일찍 피는 것을 ‘올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을 들머리 공원 산자락이 환해서 살펴보니 벚꽃이다. 길가의 가로수인 벚나무는 아직 꽃망울이 제대로 벙글지도 않았는데, 산속에 피어있는 벚꽃이 먼저 핀 것이다. 

산벚인가. 그렇다면 더욱 이변이다. 통상적으로 산벚은 거리의 벚나무보다 일주일 이상 늦게 피기 때문이다. 꽃과 잎새가 거의 동시에 피는 까닭에 그리 늦는 것이라 싶은데. 최근 들어선 꽃들이 제 피는 순서와는 상관없이 모두 한꺼번에 피고 있으니 봄꽃 피는 차례를 따진다는 게 무망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먼저 핀 벚꽃 자태 나눈다. 이렇게 핀 벚꽃을 ‘올벚’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갈수록 기상이변으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가 두드리는 것 같아 이리 먼저 핀 벚꽃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 벚꽃은 산벚이 아니고 거리에서 먼저 활짝 핀 꽃이다.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봄이다. 봄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있다. 세상 소식도 봄꽃처럼 밝고 환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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