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침대공상] 팝 음악은 타고났지만 게으른 이들이 접근하기 좋고, 30분씩 한 곡을 연주해야 하는 클래식은 엉덩이가 무거운 이들이

MBN 화면 캡처
MBN 화면 캡처

가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기타를 잘 칠 수가 있냐고 묻는다. 사실 이 질문은 나한테 물어야 할 질문이 아니다. 그저 노래 반주 정도 가능한 중급 정도밖에 안 되는 나 한테 해야 할 질문은 아니다. 전주나 간주까지 완벽하게 칠 수 있는 곡도 몇 곡이 안 된다. 끈기가 없어 연습 같은 걸 거의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늘은 나한테 약간의 예술적 소질을 주었다. 약간의 미술적 재능, 약간의 음악적 재능, 약간의 운동 재능을 주긴 했지만 세상에 이름 알릴 정도의 재능까진 아니다. 삶의 윤택함을 위한 자뻑(?)하기 좋을 정도다. 음치 박치가 아니니 기본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거기다 상대 음감도 있으니.

기타를 잘 친다는건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음과 리듬을 정확하게 구현한다는 의미고, 또 하나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전자는 타고나고 후자는 노력으로 가능하다. 전자는 기본 바탕이고 후자는 후천적 연습의 결과다. 물론 기본도 연습하기에 따라 어느 정도는 따라간다.

기본 바탕이 된 사람이 노력을 하면 훌륭한 연주자에 세션도 가능하다. 그래서 팝 음악은 타고났지만 게으른 이들이 접근하기 좋고, 30분씩 한 곡을 연주해야 하는 클래식은 엉덩이가 무거운 이들이 할 수 있다. 나처럼 약간의 기본 바탕이 된 사람은 노력을 안하기 때문에 맨날 제자리에 머문다.

보통 기타를 배우는 이들이 간과하는 게 기본 연습이다. 기본 연습은 박자, 리듬, 음정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연습인데 이걸 간과하고 자꾸 기교나 레퍼토리부터 늘리려 한다. 아무리 전주, 간주를 많이 알아도 박자, 리듬과 정확한 음정 구현이 안되면 무용지물이다. 박자, 리듬 연습을 안한다.

동호회 중급반 첫 시간부터 이걸 강조하고 기본기 연습을 시키는데 지겨워 한다. 듣기 좋은 전주, 간주를 가르쳐 달라고 한다. 나도 못한다. 게을러서. 근데 그건 그냥 악보 보고 혼자 연습하면 된다. 누구한테 배울 이유가 없다. 곡에 맞는 정확한 리듬이 안되면 제대로 된 반주를 할 수가 없다.

축구에서 패씽, 트래핑이 안되면 성장이 안되듯 음악도 박자, 리듬, 음정이 안되면 혼자 즐길순 있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거나 합주가 불가능하다. 기본 연습을 게을리하면서 자꾸 기타가 안 는다며 자책한다. 박자, 리듬, 음정만 정확하면 기교없이도 좋은 연주, 반주가 충분히 가능하다.

송창식은 60년 음악하고 노래하지만 지금도 빠지지 않고 하루 한시간식 매트로놈 틀어놓고 리듬 스트록 연습을 한다. 저 천재가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은데 끊임없이 반복 연습하며 감각을 잃지않으려한다. 대가들이 대가인 이유가 있다. 어떡하면 기타 잘 치냐 묻지말고 기본연습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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