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도 고이 잠드는 밤, 나는 왜 홀로 깨어 있을까? 어버이날이 밝아온다. 아무래도 불효녀라서 그럴 것이다.배우 강수연 씨처럼 나의 어머니도 10여년 전 갑자기 쓰러져 순식간에 돌아가셨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어머니를 잃은 아버지는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셨다. 45년을 함께 산 아내와의 갑작스런 사별로 힘들어 하셨던 아버지도 두 달 만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술을 드시고 말이다.돌아가시기 전날 친정 가문의 선산 '숭모당'에 다녀오셨다. 맏딸인 나를 시작으로 외국에 사는 둘째, 셋째 딸들에게까지도 순서대로 전화를 하셨다. 결론은
충남 당진에 다녀왔다. 실로 오랫만에 떠난 문학기행이었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 삼강문학회 초대 회장 정재삼 회장님의 유택에도 들렀다. 천안공원 묘역이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택인 것 같다. 시선을 두는 곳마다 꽃이 만발해 있었고 화려했다. 그곳에 묻힌 분들이 대부분 60살 지나서 고인이 되었을 게 아닌가? 그렇다면 일제시대나 한국전쟁 또는 보릿고개를 겪은 분들이겠다. 그러니 생전의 삶이 얼마나 신산했을까?나는 그분들의 인생을 상상해 봤다. 거의 다 살아서는 가시밭길을 걸었을 것이다. 죽어서라도 맑은 하늘 아래 양지바른 곳
신라호텔에서 파는 '망고빙수' 가격이 8만 3천원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망고는 나도 엄청 좋아하는 과일이다. 그러나 진짜배기 맛있는 망고를 먹어본 지 오래이다. 한국 마트에서 사먹는 망고는 제주산을 제외하고 대부분 당도나 신선도 등 모든 면에서 낙제 점수이다. 누가 거저 주면 먹을까 비싸게 망고를 사먹어 보면 번번이 실망하게 된다. 현지 맛과 가격을 알기 때문이다.과일의 보고는 단연 동남아시아다. 하도 희한한 과일이 많아, 몇 년을 살아도 그 종류를 일일이 다 알 수도 없다. 과일의 왕 두리안, 과일의 여왕 망고스틴도 바하사어 문화
이번에 안동 하회마을에 가서 특별한 사진전을 봤다.1999년으로 기억한다. 영국 여왕이 한국 예방 때 안동 하회마을에도 방문했다. 그 당시 권정달 의원과 영남일보 기자였던 연예인 류시원씨의 아버지가 전통문화 마을 방문을 위해 각별히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영국 여왕은 인류 역사상 해외 여행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다. 방문객 나라 숫자만 해도 그녀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여왕 즉위식도 갑작스런 부왕의 서거 소식을 아프리카 여행 중 듣고 급거 귀국해 치렀을 정도이다. 아름다운 아프리카 여행은 선진국에서 자녀 교육 필수 코스이기도 하다
벌써 목련과 산수유가 곱게 피어나기 시작했다. 꽃들이 막 눈을 뜨는 봄날, 지인과 이태원 '페트라(Petra)'에 다녀왔다. 말만 들어도 설레는 레반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레반트는 성경이나 코란의 주무대 중동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성경과 코란의 지명이 거의 다 이 지역 이름이다.페트라는 원래 중동의 요르단에 있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다. 그 이름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할랄 레스토랑 이름을 페트라로 지었다. 나는 실로 오랫만에 중동식 할랄 음식을 먹었다. 전에도 정통 아랍 음식이 그리울 때면 가끔씩 다녀오곤 했
국민이 대통령을 뽑는 이유는 오직 하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뜻이다. 대통령의 아내는 일반 주부가 아니므로 매사 신중하고 더 모범을 보여야 한다.내가 대한민국의 역대 청와대 안주인 중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분은 육영수 여사이다. 그분은 주로 한복을 입고 지내셨다. 나병 환자의 손을 직접 어루만지고 위문도 하셨다. 박 대통령께도 필요한 경우 아내로서 야당 입장에서 조언을 하신 분이다.지구촌 권력자들 부인들 중에는 세계적인 명품 옷이나 구두 또는 사치품 등으로 국고를 탕진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녀들은 자신의 남편이 권력을 누리
나의 지인이 오미크론에 걸려서 편도가 붓고 목이 아파 식사를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죽집을 4군데나 돌아 겨우 인사동에서 죽을 샀다. 일요일이라 세 군데나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인사동을 찾아갔다가 놀란 게 한 가지 있다.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이 부쩍 눈에 띄었다. 오랜만에 인사동은 활기가 넘쳤다.외국은 벌써 마스크도 쓰지 않는 나라가 허다하다. 그리고 코로나든 오미크론이든 걸렸다가 나은 이들이 부지기수이다. 대부분 감기 수준으로 지나간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나의 경우 상대방이 코로나 걸린 줄 모르고 확진자와 1시간쯤
'21세기 히틀러' 푸틴 때문에 지구촌이 통곡과 탄식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피가 낭자하다. 우크라이나 국민이 독일과 폴란드 등으로 피난을 가고 있다. 러시아 역시 통곡의 나라가 되어 있을 것이다. 전쟁을 일으킨 푸틴은 웃어도 젊은 병사들은 죽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사 통지서를 받은 러시아 병사 어머니들의 울부짖음도 귓전에 들려오는 것 같다.오늘 영화 '피아니스트'를 다시 봤다.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폴란드 합작품이다. 2002년도 작품이니까 어느새 20년이나 된 영화이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제2차세계대전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나는 C가 결코 평탄한 죽음을 맞이하지 못할 걸 수년 전 예견했다.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스스로 생을 마감할 것 같다는 예상을 했었다. '무엇 때문에 인생을 저리 살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나 내가 말리거나 어떠한 충고를 한들 전혀 먹히지 않을 걸 알았기에 침묵했다. 딱 한 마디만 했다."나는 네가 돈만 아는 장사꾼이 되지 말고 진정으로 멋진 사업가가 되면 좋겠다."거의 40년만에 동창생 C를 본 날, 내가 차에서 내리며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지금도 기억하는 C의 말 "친구야, 인생은 한
지구촌의 문자는 대개 그 기원을 잘 알지 못한다. 수천년간 사람들 사이에서 쓰이다 보니 저절로 정착된 문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지구촌에서 왕이 백성을 사랑해 직접 관여하고 문자를 만든 나라는 조선과 태국뿐이다. 그래서 한글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태국 사람들이 자신들의 문자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도 이 태국 문자와 식민지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훈민정음 창제시 반포된 28글자 중에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네 자가 있다. 즉ㅿ(반시옷), ㆁ(옛이응), ㆆ(여린히읗), ㆍ(아래아)로, 이들은 우리 음운의 변천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태국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방콕에서 서울대학교로 유학을 온 씨리안 씨를 만났다. 방콕의 원래 이름은 전세계 수도 이름 중 가장 길어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나는 예전에 방콕 이름을 읽어보다가 개그 소재가 떠올라 웃음을 터뜨렸던 기억이 난다. 가장 긴 이름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두셀라 구름이 허리케인에 담벼락 담벼락에 서생원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식이다.방콕의 원래 이름은 "꾸룽텝 마하나콘 아몬 라따나꼬신 마힌따라 아유타야 마하딜록 폽놋파랏
파키스탄은 방글라데시와 같이 과거 인도의 일부였다. 인도는 역사적으로 실크로드의 주요 길목이었으므로 그 후예들은 비즈니스 DNA가 매우 발달해 있다. 그들은 영국 식민지 영향으로 영어도 아주 잘 한다. 오늘날 인도나 파키스탄 사람들이 전세계에 고루 분포되어 사업을 잘 하는 건 사업가 기질과 영어 능력이 크게 좌우한다. 한국과 일본의 중고차 시장도 그들이 거의 다 장악하고 있다.외국인들 특히 파키스탄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놀라는 게 한두 가지 아니다. 그중 하나가 한국 부모들의 자녀 양육 방식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대개 자녀들이
며칠 전 오랜만에 파키스탄 친구를 만났다. 파키스탄은 다방면에 매우 흥미진진한 나라이다. 영국 다이애나 비는 생전에 10여 명의 남성과 인연이 있었다.그녀가 일생 동안 가장 사랑한 남자는 파키스탄 출신의 심장외과 의사인 '하스나트 칸'이었다. 두 사람의 사랑 얘기를 다룬 영화를 감명깊게 본 적 있다. 다이애나 비가 사망하자 꽃다발을 들고 찾아가 아무 말없이 내려놓고 고개숙인 그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다이애나 비는 연인의 어머니가 "파키스탄(옛 인도 영토에서 분리)을 식민지로 다스린 영국 출신 여자와는 절대 결혼할 수 없다"고
미국 작가인 존 그리샴이 쓴 '사라진 배심원(The Runaway Jury)'이라는 작품은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다루고 있다. 그 내용 중에 담배에는 5천여 종의 화학성분이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그 중 1%도 안 되는 20여 종만을 과학자들이 분석을 하였단다. 그 나머지는 아직 분석을 못했다는 내용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담배는 유혹이다. 폐암을 일으키는 줄 뻔히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는 걸 보면 치명적인 유혹이 맞다. 담배를 가까이 하는 건 ‘죽음의 키스’라고 표현해도 될 듯하다. 어떤 이들은 타인에게도 간접흡연이라는 피해를
호랑이해다. 한국인들이 '아주 오래전'이라는 뜻으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그러나 한국 땅에 담배가 들어온 건 17세기이니 사실 4백 여 년밖에 안 되었다. 담배는 포르투갈어 타바코 (Tabaco)로 영국의 세익스피어 작가가 지구별을 떠나던 해, 광해군 통치 시절인 1616년 조선에 들어왔다.담배는 남미 토종 열대 식물로, 유럽을 거치고 중국과 필리핀을 통과해 일본과 한반도에까지 들어왔다. 담배는 조선에 들어오자마자 유행처럼 퍼져 너나없이 피웠다. '담바고' 등으로도 불렀지만, 가래 담(痰), 밀칠 배(排
지구촌 사람들은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화장(化粧)을 한다. 아프리카 여성들 중 어느 부족은 붉은 황토에 쇠기름을 섞어 미용 효과를 낸다. 독충 예방을 위해 온몸에 지극 정성으로 꼼꼼하게 바른다. 몸에 바르는 미용 목적의 머드팩도 있다. 한국에서도 서해안 보령이 유명하다. 사실 수천년 전부터 이집트 나일강변에서 사용되어온 진흙팩이 있었다. 이집트에서 오랫동안 쓰여온 진흙 화장법, 21세기 한국에서도 이용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이 화장품 역사에서도 적용된다.인류사에서 참으로 대단했던 제국, 그러나 오늘날 중국과 군부
얼마 전 무역의 날 행사가 있었다. ‘K뷰티’도 엄청나게 성장했다. 할머니 세대에 박가분, 동동 구리무나 있었던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에 화장품을 수출한다. 프랑스의 로레알도 한국에서 OEM 생산을 하는 믿기지 않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한국 콜마는 매출이 조(兆) 단위이다. 한국에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1만 개가 넘었으니 가히 뷰티 산업의 강자가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인들 만큼 외모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 한국만큼 화장품 매장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한국 여성들은 거의 다 화장을 한다. 이제는 남성
누구든지 낯선 곳에 가게 되면 현지 가이드를 잘 만나는 게 큰 행운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서른 살 처녀 디나라를 만나 제대로 설명을 잘 들을 수 있어서 기뻤다.오늘날 중동의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 북아프리카의 튀니지나 동유럽 일부 국가들의 화폐 단위는 디나르이다. 금돈이라는 뜻을 지닌 '디나라', 그녀는 아프가니스탄 가까운 곳이 자신의 고향이라고 한다. 당연히 타지키스탄 민족이다.그녀는 사마르칸트의 대학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한국에 한 번도 와 본 적도 없는 그녀는 한국말을 거의 한국인처럼 잘 구사해 우리들을 깜짝 놀라게 했
최근에 우즈베키스탄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초청으로 국빈 방문했다. 인구는 3,350만 명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인구수가 가장 많다. 그들의 7세기 벽화에 신라 사신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한반도와 교류해 왔다. 나는 두 번 우즈베키스탄에 가봤다. 서울에서 눈발이 쏟아졌을 때 그 나라의 목화밭을 떠올렸다.그곳에 가면 수천 년 전 공기를 만날 것 같았다. 수도 타쉬켄트의 그랑미르 호텔에서 그 나라 시청의 국장과 한국으로 대학원에 진학할 예쁘고 귀여운 여학생 '씨린' 양을 다같이 만났다. 한국에서 유학을 마치
어느 나라 출신이든지 외국인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한국을 평가한다는 걸 느꼈다. 인도에서 싱가포르로 막일을 하러 온 노동자가 떠올랐다. 다른 노동자 이름은 잊었어도 발음 때문에 지금도 기억하는 인도 청년이 있었다. 이름이 '쌍꺼' 였다. 그는 내가 살던 싱가포르의 도버로드 헤리티지뷰로 막일을 하러 왔었다. 나더러 중국 사람인지 일본 사람인지 물었다. 한국인이라고 하자 눈을 크게 뜨더니 "태어나서 코리언을 직접 처음 봤다"고 하는 게 아닌가?기본적으로 평균 30도가 넘는 고온다습한 나라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던 그 청년이 가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