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에게 고발된 ‘색드립’ 이경실...우리가 추구하는 ‘욕망 억압 사회’?
[박동원의 침대공상] 가슴과 가슴 사이에 골 파인 것 보이시냐. 가슴골에 물을 흘려서 밑에서 받아먹으면 그게 바로 약수다. 그냥 정수가 된다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를 외친 러시아혁명이 백년도 못 채우고 실패하며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된 건 여러가지 자잘한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은 '욕망 억압'에 있다.
인간의 욕망은 인위적으로 억압하고 제어될 수 없다는 걸 역사적으로 증명한 게 ‘러시아혁명’이다.
인간의 자유는 ‘욕망 실현’의 자유다. 욕망을 가로막았던 사회는 어김없이 무너졌다. 미술품마저 사치품으로 간주하는 금욕적 통치로 ‘제2의 예루살렘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려 했던 피렌체의 성직자 군주 사보나롤라는 결국 시민들에 의해 불태워졌다.
‘욕망’을 죄악시하고 부정하는 사회는 개혁도 진보도 심지어 경제적 발전도 없다. 욕망은 흐르는 물과도 같아서 인위적으로 막으면 반드시 댓가를 치른다. 부동산 폭등도 욕망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려다 무너진 것. 소득주도 성장 실패의 이유도 마찬가지다.
좋은 권력은 욕망 실현이 사회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권력이다. 선의(善意)만 내세워 욕망을 제어하는 권력은 최악의 권력이다. 욕망의 사회화를 유도하는 정책과 문화를 만드는 지혜가 아닌, 법으로만 강제하려고 들면 반드시 실패한다.
좋은 사회는 욕망이 자연스레 물 흐르듯 흐르는 사회다. 넘치지도 않고 막히지도 않으며, 막히면 돌아가고 넘치면 뚫어주며 모자라면 채워주는, 그야말로 욕망이 균형과 평형을 이루며 적절하게 충족된 사회가 살기 좋은 사회다. 노자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물처럼 흐르는 욕망이다.
선진국들은 어김없이 성적 욕망이 열려있는 ‘성진국(性進國)’이다. 심지어 마약조차도 일정한 공간에서 가능한 나라도 있다. 인간의 욕망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성(性)이 억압되는 나라는 정치도 억압된다. 스스로 성(性)을 통제하면 정치적 자기통제로 이어진다. 한마디로 자기 검열이 일상화된다.
개그우먼 이경실이 라디오 방송에서 우스개로 한 '섹드립'이 논란이 됐다.
배우 이제훈의 상의 탈의 스틸컷을 보고 “가슴과 가슴 사이에 골 파인 것 보이시냐. 가슴골에 물을 흘려서 밑에서 받아먹으면 그게 바로 약수다. 그냥 정수가 된다. 목젖에서부터 정수가 돼 우리가 받아먹으면 약수”라고 말했다.
이에 DJ 김태균이 “집에서 TV에 물 따르는 것 아니냐?”고 하자, 이경실은 “물을 따라 브라운관에서 받아먹겠다. 새로운 정수기다. 이제훈 정수기”라고 했다.
그러자 한 연세대생이 이경실을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고발했다. 그 학생은 고발장에서 “남성 MC가 여성 게스트를 상대로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한다면 해당 남성 MC는 평생을 성범죄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 것”이라며 “남녀평등이 강조되는 사회적 인식에 미루어볼 때 누구도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온라인에서 타인으로부터 성적인 언행을 들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바뀐 세상에서 그 학생의 말을 반박하기 어렵다. 하지만 어쩌다가 개그우먼이 우스개로 그 정도 발언도 할 수 없게 된 사회가 됐다. 남녀 불문 성적 농담은 몹시 위험하다. 성(性)과 관련된 화제는 아예 입에 올리지 말자. 하지만 우리 삶이 과연 과거보다 더 도덕적이 됐을까.
나는 통치도 치세(治世)도 욕망을 다스리는 ‘치욕(治欲)’이라고 본다. 욕망이 크게 도를 넘지 않고 적절하게 흘러야 좋은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