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사랑하는 딸’에서 ‘존경받는 딸’로...BBC의 분석

이 표현은 가장 존경받는 사람에게만 예약하는 칭호로, 김정은도 미래 지도자로서 지위가 굳어진 후에야 ‘존경받는 동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2023-02-10     윤우열 기자

북한 김정은이 지난 8일 밤 조선인민군 창건(건군절) 75주년을 맞아 신형 미사일이 라인이 수도 평양을 통과하는 열병식에서 행진하며 과시한 것은 무기만이 아니었다.

그는 열병식 에 10세쯤인 장녀 김주애를 출연시켰다. 김정은이 발코니 중앙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퍼레이드 자세를 취했을 때, 특이하게도 검은 옷을 입은 김주애가 합류했다. 이는 김주애 공개쇼의 다섯 번째이며, 김주애를 등장시킨 지 90일도 안 되었다.

BBC는 지난 9(현지시간) 90일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사이 김주애는 놀라운 변화를 겪었고, 그녀가 북한 지도자로 채택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소녀가 언젠가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국가를 이끌 것인가지난해 11월 김주애가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 발사에 처음 등장했을 때 추측이 난무했다. 흰색 재킷에 최신 유행 아이템인 발레 펌프스, 그리고 포니 테일 머리를 한 김주애는 아버지의 손을 움켜쥐었는데, 김정은은 자신을 좋은 아버지로 묘사하거나 모든 무기를 손에 쥔 자신의 가족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90일도 안 된 시간 동안 김주애의 키는 부쩍 자랐다.

야간 열병식을 앞둔 지난 7일 화요일에 열린 북한 고위 군관계자들을 위한 연찬회엔 차분한 흰색 셔츠와 검은색 단추의 업 스커트 정장을 입은 김주애는 어머니 이설주와 똑같은 머리를 하고 부모 사이에 앉았다. 그 뒤엔 군 관리자들이 활짝 웃고 있었다.

SBS뉴스 캡처

90일 사이 자란 것은 김주애의 키만이 아니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 아이를 처음에 “(김정은의) 사랑하는 딸로 불렀다. 하지만 지난 화요일 밤에 열린 군관계자들의 연찬회에선 존경받는 딸로 승격했다. 이 표현은 가장 존경받는 사람에게만 예약하는 칭호로, 김정은도 미래 지도자로서 지위가 굳어진 후에야 존경받는 동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북한 사람들에게 김일성 가족은 신성한 백두혈통으로 불리며, 백두혈통만이 북한을 이끌도록 각인되어 있는 만큼 김정은은 자신의 자식에게 지도자 역할을 물려줄 것임을 예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예약된 상속인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김정은은 마흔 살이 안 되었고, 김주애는 아직 어린아이인데, 왜 이렇게 빨리 김주애를 등장시키는 이유가 무엇일까?

BBC의 분석에 따르면, 첫째 딸이 지도자 자리를 인수할 때까지 김주애의 자리가 더 확고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일 수 있다. 둘째 김정은은 건강이 좋지 않아서 생각보다 오래 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둘 다 아닐 수도 있다.

북한은 아직 가부장적 사회이고 이러한 편견을 극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김여정조차 고위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영을 주도한 적은 없다김주애 또한 차기 지도자로서의 자리가 보장되었다고 하기엔 넘어야 할 사회적 편견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김주애가 등장할 때마다 여성 지도자를 배출하기 위해 국민, 군대, 그리고 엘리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밑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B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