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의 시절풍자] ‘윤핵관’에게 켜지고 있는 적색 신호등

많은 고전과 설화를 통해서 권세가들이 어떻게 득세했고, 얼마나 교만했으며, 결국에는 얼마나 비참한 말로를 맞았는지 보고 들었으면서도...

2023-02-03     검비봉 논설위원
KBS 화면 캡처

위세가 대단한 고관대작의 상갓집이다. 백중사리에 물 들어오듯이 원근 거리에서 조문객들이 몰려온다. 그들이 놓고 가는 조위금 봉투가 서너명이 붙어서 정리해야 할 정도로 수북하게 쌓인다. 일반상가와 달리 커다란 보스톤백이나 더플백에 쓸어담아서, 연신 어딘가로 들어나른다.

이 광경을 보는 평균 인식의 조문객은 속으로 뭐라고 할까?

너무 잘 나가는구나. 언제까지 잘 나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모 실세 인사의 모친상때, 인근 수백 리의 꽃집에 국화가 동이 났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당사자는 이제 내가 권력의 정점에 등극하고 있구나생각하고 입이 헤벌어졌다면, 어리석기 짝이 없다. 이렇게 잘 나가는 게 알려지면, 어두운 구름이 일어나 액운의 불연속선(不連續線, line of discontinuity)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과거 절대 군주가 통치하던 시절, 특히나 강력한 철권위력으로 천하를 장악한 창업 군주는 기세등등한 권신들을 가볍게 보지 않았다. 군주의 눈에 적발된 개국공신들이 떼로 죽어나간 고사는 흔하다.

많은 고전과 설화를 통해서 권세가들이 어떻게 득세했고, 얼마나 교만했으며, 결국에는 얼마나 비참한 말로를 맞았는지 보고 들었으면서도, 막상 자신이 그런 위치에 달하면, 역사의 법칙을 까맣게 망각하는 일이 동서고금에 계속 반복되고 있다. 대중의 눈에 한참 끗발 있게 잘 나가는 권세가는, 그 휘황한 환희의 전당의 뒤켠에서는 몰락의 심지에 불이 붙어서 타들어 가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이른바 윤핵관이라고 하여 윤씨 정권의 핵심에 떠오르는 자들에게 언제부터인가 간헐적으로 적색 신호등이 켜지고 있다. 당사자들이 극구 부인하겠지만, 대중의 관찰관심법이 심상치 않게 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정의롭고 양심적이며 공정한 세력들이라 할지라도, 독주, 독식하는구나라는 느낌을 줄 때, 위험해지기 시작한다.

어제 오늘 안철수의 지지율 급등의 추세는 권력의 쏠림에 대한 반작용에 기인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게다가 우리 조선 고유의 근성, “잘 나가는 꼴을 보면생배가 아픈 신드롬이 여전히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