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人신부의 산골살이...들쥐들과 '맞짱뜨기'로 결심은 했지만

야서산 야서해(野鼠山 野鼠海) 2.... 일단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하는 고사성어를 염두에 두면서, 전쟁터로 나가기 위한 대비를 시작하자

2023-01-12     서명원 논설위원

연초에 신라시대 화랑의 5계명 중 하나인 살생유택(殺生有擇)의 정신대로, 씹는 운동을 하기 위해 들쥐들이 우리 두번 째 집 후문 쪽 벽안에 들어가, 스티로폼 안에서 기나긴 터널을 만들어서 단열성을 약화시키는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에는 덫을 이용해 그 생쥐들을 생포한 후에 집과 좀 떨어진 데로 가서 방생하려고 했다. 하지만 한참 동안 애를 써도 못 잡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더 확실한 방법으로 그 놈들과 '맞짱뜨기'로 마음먹었다.

지저분한 들쥐들의 운명에 관해서 무엇 때문에 이렇듯 사제가 고민하나?”

비웃듯 물어보는 사람이 더러 있었다.

나는 서슴없이 “우리 산속 공동체는 자연계와 가능한 한 조화로운 관계를 맺기 위해서 만든 곳이라서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여튼 이번에는 그 높은 이상을 현실에 맞추어서 들쥐들과 전쟁하기로 결단 내렸다.

일단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고 하는 고사성어를 염두에 두면서, 전쟁터로 나가기 위한 대비를 시작하자.

“이기려면 나 자신도 쥐들도 잘 알아야 한다는 의미구나!”

그런데 나 자신을 살펴볼 때 부끄러운 모습이 보인다. 한겨울을 보내는 동안 집이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망가져가는 사실을 생각 속에서 떠올릴 때마다, 근심스럽다. 산도 되고 바다도 되는 들쥐들을 이겨내지 못 할까봐 겁이 나고 우울해지는 나의 모습 말이다. 들쥐들 앞에서 중심을 잃어버리는 나 자신을 보고 진짜 정신을 차려야만 되겠다는 각오를 한다.

수행(修行)하기 위해서 산속으로 왔다면 들쥐들과 싸우는 것도 도(道)를 닦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냐?”

역시 '생수불이(生修不二, 삶과 수행은 둘이 아니다)'라고 하는 이치를 따라간다면 살아가는 데 무엇이든지 수행의 대상이 될 수 있듯이, 수행 아닌 것이 없다. 바꾸어 말해서 25년 넘게 간화선(看話禪) 수행을 해온 나는 지금 당장 ‘들쥐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을 생활 화두로 삼아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