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의원들은 정치적 영혼이 없는‘좀비’들...그 옛날‘유정회’인가 

의원들은 집권당이나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 안된다. 의원들은 국민의 성공,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일한다고 해야 한다

2023-01-06     최보식

이병태 카이스트교수

양화 '부산행' 한 장면

미 공화당의 하원의장 투표에 21명의반란당이 지도부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8번째 부결이다.

당 지도부의 의사에 따르지 않는 반란파 중에 14명은 초선의원이고 상당수는 트럼프의 부정선거 음모론 동조자로 진보 미디어에서는 조롱을 받고 있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그들의 요구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1. 의회가 적자 재정 편성을 어렵게 하고, 정부의 부채 한도를 늘리는 부채 한도에 대한 법 개정안의 처리를 어렵게 해서 작은 정부로 돌아가자는 주장이다. 이는 그간 공화당이 포퓰리즘에 빠져 민주당과 다를 바 없는 재정확대로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야기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 대한 통렬한 반격이고 레이건의 공화당으로 돌아가자는 정통 보수주의의 회복을 주장하는 것이다.

2. 의회의 입법과정에 의원들의 입법권을 보장하라는 당내 또는 의회 민주주의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3. 또 다른 요구는 선거과정에 중앙당의 개입을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유력 후보를 놔두고 당의 주도 세력(Establishment)이 입맛에 맞은 후보를 고르려고 예선(primary)에 다른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대는 일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4. 의장의 불신임 투표를 한 명의 의원이라도 발의하게 하자는 요구를 하고 있다. 지금은 공화당 의원의 과반이 발의를 해야 의장 불신임 표결이 이루어진다.

한마디로 이들 신진세력은 실패하고 있는 정치에 대해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며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우리는 물갈이를 좋아해서 총선만 치루면 40% 이상이 초선 의원이다. 그런데 지금 지난 총선 이후 우리의 초선의원들이 하고 있는 짓을 보라. 썩어 빠지고, 당쟁만 하고, 포퓰리즘에 절어 규제만 남발하는 정치에 대해 어떤 개혁을 시도했는지?

우리의 초선 의원들은 당의 민주화, 의회의 입법권의 정당한 행사와는 정반대의 짓들을 하고 있다. 다수의 전과자에 상당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명을 대표로 옹립하는데 앞장서고, 입만 열면 가짜 뉴스를 남발하는 흑석 선생을 비롯해, 이 모 교수를 이모로 이해하는 의원까지, 발언마다 고민없이 넌센스로 정쟁의 선봉장이 되는 고민정 의원까지 민주당 의원 중에 초선이라서 당의 개혁과 정풍을 요구하며, 이재명의 당권과개딸들의 극성에 벌벌 떨지 않는 의원들이 있는가?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어떠한가? 당의 다른 의견을 다 잘라내고 ‘1인 지배정당을 만들겠다고 대통령의 심기 호위와 윤핵관들의 정적 제거에 선봉장이 되고 돌격대장이 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똘마니의원들이 초선 의원들이다.

이제 국민의힘은유정회 의원들이 장악했던 군사 독재 시절의 여당과 다를 바 없이 대통령 앞에 모두 줄 선 침묵의 1인 정당으로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의 민주화 현대화는 간 데가 없이 역사적 퇴행을 거듭하는데 초선의원들은 돌격대가 되고 있다.

다른 의견은배신자 프레임으로 쳐내고, 여당 의원들은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일사봉공하겠다는 충성맹세만 소리 높여 외친다. 이는 당권파에 굴종하는 충성 맹약을 그럴싸하게 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의원들은 집권당이나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 안된다. 의원들은 국민의 성공,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일한다고 해야 한다. 권력은 좌파 정권이든 우파 정권이든 실패할 수 있다. 행정부 권력의 타락과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치하라는 것이 의회다.

우리 국회가 얼마나 엉터리로 입법 활동을 하고 있는지 우리 국민들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콘택트렌즈를 안경점에서만 팔도록 하는 규제를 만들었을 때 내가 속한 소비자단체 컨슈머워치에서 항의한 적이 있다. 그 법안의 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의원들 상당수가 복지부말만 믿고 뭔지도 모르고 발의했다는 변명이었다. 소위 청부 입법을 하고 그것을 의정활동 치적으로 자랑한다.

52시간제 노동시간 규제는 국민의힘 전신(前身)의 김성태 원내대표가 거의 혼자 여당과 합의해준 법안이고, 당시 야당이었던 현재의 여당은 최저임금 과격 인상에 대해서도 반대다운 반대도 해본 적이 없다. ‘타다 금지법, 대형유통점 강제 휴무제도 보수당이 도입한 규제다. 지역구 예산만 챙기면 그 다음에는 예산안 통과 시에 수백건의 법안을 읽어보지도 않고 통과시키는 통법부의 의원님들이시다.

실례된 표현일지 모르나, 우리의 초선 의원들은 정치적 영혼이 없는 좀비들이다. 정쟁이라는 전투에 두뇌없이 손발이 흐느적거리려 돌격 앞으로만 하는 자들이다.

나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반란의 극을 보면서 좀비가 아닌 살아있는 의원들과 의회정치를 보고 있다. 그리고 한없이 부러워하고 있다. 내가 우리 좀비들의 의회의 킹덤(Kingdom)”이 더욱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여야 양당 모두에게서 노선 투쟁이 없어진지 오래 되었다. 그만큼 한국의 정당은 국민들이 관심사가 아니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 국회가 이전 국회에 비해 정치발전에 1인치라도 더 나아간 바가 있으면 반론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