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에서 ‘세상 구경' 놀다간 뒤...우리 군의 '주문'은?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우리 군은 사실상 적(敵)이 없는‘무적의 군대’로 바뀌면서 군의 기강도 함께 무너졌다
강호논객 정국헌
26일 오전 10시쯤부터 북한 무인기들이 우리 영공을 침투해 5시간여 동안 '세상 구경'을 하며 놀다가 돌아갔다.
우리 군에 의해 식별된 북한 무인기는 5대다. 군 레이더에 관측된 것은 서울, 강화, 파주 상공이었다. 이중 한 대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근처까지 비행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공군 전투기와 공격 헬기, 경공격기 등이 대응에 나서 사격을 가했으나 격추에는 실패했다. 서울 쪽으로 온 무인기는 북으로 되돌아갔고, 나머지 무인기들은 그 뒤 행적이 관측되지 않았다.
군사분계선(MDL) 이남으로 북한 무인기가 침투한 것은 2017년 이후 5년여 만이다. 그때는 강원도 산에 추락한 무인기를 민간인이 뒤늦게 발견하면서 침투 사실이 알려졌다.
북한 입장에서 무인기는 정말 ‘가성비’ 좋은 자산이 아닐 수 없다. 낮은 고도에서 레이더망을 피해 침투하고, 기체가 작아 진로 변경이 쉽고, 속도를 늘렸다 줄였다 원격제어할 수 있어 피격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민간 지역으로 들어가면 낙탄이나 추락피해 위험 때문에도 대응이 어렵다.
북한 무인기들이 사라진 뒤, 우리 군 관계자는 "국민의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대응했다”는 직업공무원다운 답변을 하였다.
이미 5년 전에 무인기 침투를 경험하고도 우리 군은 거의 속수무책이 됐다. 국민의 세금을 가장 많이 쓰는 우리 군의 ‘대비태세’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중국 역사상 최고로 부국강병 했던 당나라 군대가 갑자기 몰락한 원인의 하나로 ‘군의 정치화’를 꼽는다. 당 태종, 고종 이후 등장한 측천무후는 왕권 유지를 위해 군의 엘리트 집단을 적폐 세력으로 몰아 와해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군 조직을 능력이나 전문성 대신 권부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재편하였다. 나라에 버림받은 군대는 순식간 오합지졸로 변했고, 나라를 지키는데 그 누구도 희생하지 않았다. 군의 정치화가 불러온 결과는 나라의 멸망이었다.
우리 군도 과거 당나라 군대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우리 군은 사실상 적(敵)이 없는‘무적의 군대’로 바뀌면서 군의 기강도 함께 무너졌다. 우리 군은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실제의 적을 지우고, 대상조차도 없는 '가상의 적'을 상대하는 ‘평화유지군’으로 변화하였다. 표적이 사라진 군은 본연의 정신무장과 기강 대신에‘군의 관료화'로 그 빈자리를 채웠다.
또 문재인 정부는 '공정과 균형'이란 미명 아래 능력이나 전문성보다는 진영 논리에 따른 편 가르기를 통해 군을 분열시키고 군 수뇌부의 정치화를 부추겼다. 현재 직업군인 집단에는 '전투군'이 아닌 '정치군인'만이 주로 살아남았다.
지금 우리 군의 전력으로 보아 2017년 추락한 무인기를 주민의 신고로 주웠던 때보다, 침투하는 북한의 무인기를 발견한 것만 해도 그나마 대단한 일이라고 자위해야 하나.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군은 국민 앞에서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도발에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주문'을 반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