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의 침대공상] ‘유승민 딜레마’는 정치실종의 대표적 현상
국민의힘 입장에서 유승민 전 대표는 딜레마다. 살려주자니 기존 당원들이 반발하고
죽이자니 지지자 및 지지당원들이 반발하고. 당 대(對)당만 진영화가 된 게 아니라 당내 진영화도 심각하다.
지금 민주당도 이재명계 이낙연계가 대립한다. 과거에도 당내 세력이 없었던 게 아니다. 정당은 ‘한 지붕 다세대’주택이라 방법엔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큰 이념과 이해에 동의하여 한솥밥을 먹으며 권력을 나눠가졌다.
가깝게는 친이, 친박이 한솥밥을 먹었고 지역 기반이 상반된 DJ와 YS도 한솥밥을 먹었었다. 심지어 민정계와 민주계도. 그래도 과거엔 싸울 땐 싸우더라도 큰 선거에선 협력하여 정권 쟁취에 힘을 보탰다. 과거엔 반독재나 정권쟁취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손을 잡았었다.
지금은 한 지붕아래서도 적대적이 되었다. 국민의힘만 그런 게 아니다. 민주당도 친명과 친연이 물과 기름처럼 떠돈다. 야당이라 나눠 먹을 권력이 없어 동거하고 있을뿐.
반대파와 싸울 땐 싸우더라도 당내 경쟁이 끝나면 그래도 하나가 되어 선거에 임했다. 지금은 아예 니들이 권력 잡을 바엔 아예 뺏기는 게 낫다고 여긴다. 비판과 지지를 동시에 보내야 하는데, 비판에만 골몰하니 상대보다 더 증오한다.
정당이 과거에 비해 자제력을 잃은 듯하다. 적당히 양보하고 배려하며 힘을 합해야 하는데 상대당보다 더 적대적이다. 이러다 보니 정치 양극화는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상대당과 더 극단적으로 갈라쳐 그 힘으로 당내 반대파를 잠재우는 방식으로 정치가 흘러간다.
누가 더 문제냐고? 내가 보기엔 둘 다 문제다. 아니, 우리 정치 전반이 문제다. 물밑 정치하며 타협을 하지 않으니 계속 대립만 가중된다. 정치 실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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