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의 ‘지하철 불편 투쟁’...어느 정치인도 지적 안해, 굉장히 비겁한 것

이 대표가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특히 정치인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을 공론화한 것은 틀림없다. 장애인들이 상대적으로 ‘약자’이므로, 이들 장애인단체의 불법 투쟁을 앞으로도 참고 넘어가줘야 하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다.

2022-03-31     최보식 편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를 두고 “지난 3~4개월 동안 어느 정치인도 이걸 지적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히려 그들이 이 문제에 있어 굉장히 비겁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장애인단체와 대립각을 세우는 이 대표에 대해 불편해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시위 현장을 찾아 무릎을 꿇고 대신 사과한 데 이어, 같은 당 안에서도 이 대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다.

그러나 이 대표가 우리 사회에서 아무도, 특히 정치인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을 공론화한 것은 틀림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공동 대표

장애인들이 상대적으로 ‘약자’이므로, 이들 장애인단체의 불법 투쟁을 앞으로도 참고 넘어가줘야 하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 대표는 불특정한 최대 다수를 불편케 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케 하는 투쟁 방식을 계속 용인하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인이 아닌 당 대표 신분으로 이런 소신을 견지했을 때 당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JTBC에 출연해 “수백만 서울시민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에 불편을 야기하는 방식으로 투쟁하는 분이 있다면 이 정도 (문제) 제기는 이미 됐어야 하는 것”이라며 “제가 지적했던 말 중에서 만약 혐오의 표현이라든지 과잉 표현이 있다그러면 지적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 논쟁에 있어 시위 방식이 ‘이렇게 되어선 안 된다, 시위 중지하라’라고 SNS상으로 제 입장을 명확히 밝혔고 거기에 대해 응답하길 기대했던 것”이라며 “이것보다 온건한 지적 방식이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이 대표는 “전장연이 보여준 시위 양태라고 하는 것은 운행 중인 지하철에 출입문이 열렸을 때 거기에 휠체어를 끼워 넣고 30~40분 이상 지하철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라며 “이것을 통해서 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전혀 이 문제에 대해서 책임이 없는 일반 시민의 불편함이고 그걸 바탕으로 지렛대 삼아서 정치권과 협상을 하겠다는 것인데 큰 사회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대중의 감정을 선동하고 부추겨서 그 분노를 자기에 대한 지지율로 끌어올린다”고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대중의 불편을 담보로 한 시위 방식에 대해 진 교수는 찬성하는지 밝혀야 한다”며 “다수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항상 정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해 유명해진 분인데, 지금 상황에서 법을 부정하는 시위 양태를 인정한다는 것인지 입장을 밝히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서 전장연이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하고 2호선에서도 출근길 시위를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사과할 일 없고 2호선은 타지 마십시오. 전장연을 생각해서 경고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이어 “이 기사만으로도 드러난 전장연이라는 단체의 논리 구조가 이런 것”이라며 “이준석이 사과를 안 해? 그러면 2호선을 타서 몇 만 명을 괴롭히겠어. 그리고 니탓 할거야. 사과 안할래?”라고 썼다.

전장연은 이날부터 지하철 출퇴근 시위를 중단했다. 이들은 ‘릴레이 삭발 투쟁’을 진행하며 다음달 20일까지 인수위의 장애인 관련 예산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