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 상황에서 급락한 '안전자산' 금값, 왜?
역사적으로 금은 전쟁이나 에너지 쇼크 시 가격이 급등하는 '보험' 역할
[최보식의언론=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2026년 이란 전쟁 상황 속에서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이 예상과 달리 급락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금은 전쟁이나 에너지 쇼크 시 가격이 급등하는 '보험' 역할을 해왔다(1979년 이란 혁명,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금값은 전쟁 발발을 기점으로 큰 변동성을 보였다. 1월 ~ 2월 (전쟁 전조)에 중동 긴장 고조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온스당 5,200~5,300달러 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3월 초 (전쟁 발발 직후), 이스라엘-이란 충돌 및 미국의 개입이 본격화되자 안전자산 수요가 폭주하며 장중 5,500달러 선을 위협하는 단기 스파이크가 발생했으나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금값은 오히려 13~15% 급락했다. 3월 말 기준 온스당 4,500~4,600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2008년 이후 최악의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가히 '안전 자산'의 배신이라고 할 수 있다. 2026년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금값은 오히려 약 15%나 폭락하며 글로벌 주식보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결과론적이기는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하락 원인을 다음의 세 가지 원인으로 분석한다.
① 실질 금리(Real Yields)의 상승과 달러 강세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자, 시장은 미 연준(Fed)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물가연동채권의 수익률(실질 금리)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자, 실질 금리가 급등하며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의 매력도가 떨어졌다.
전쟁 위기 속에서 투자자들이 금보다 '현찰(달러)'을 더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달러 인덱스가 급등하면서 달러로 표시되는 금값에 강한 하방 압력을 가했다.
② 중앙은행들의 '수익 실현' 매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가치를 방어하거나 전쟁 비용(국방비)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금을 팔아치우고 있다. 터키는 리라화 방어를 위해 80억 달러어치 매각헸고 폴란드/인도도 수익 실현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려는 움직임 포착되고 있다.
개인들도 주식과 채권 시장이 폭락하자,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통지)을 당한 투자자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수익이 나 있던 금을 팔아치우는 '현금화(Liquidity Grab)' 현상이 발생했다.
③ '디지털 골드(비트코인)'를 닮아가는 투기성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이 아닌, 시장의 투기적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밈(Meme) 거래' 대상이 되었다. 작년 여름부터 올해 2월까지 금 상장지수펀드(ETF) 보유량이 25% 급증하며 가격을 끌어올렸으나, 현재는 이 투기 세력들이 일제히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막대한 전쟁 비용과 공공 부채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Debasement)'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금값 상승의 근거가 된다. 하지만 현재는 장기 투자자보다 단기 수익을 쫓는 '밈 트레이더'들의 영향력이 더 큰 상황이다.
투기 세력이 빠져나가고 시장이 정화된 후에야 금은 다시 안전 자산으로서의 지위를 회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적정 가격"이 얼마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미지수다.
참고로 골드만삭스는 온스당$5,400, 블룸버그 인테리전스는 $5.900-6,200, 그리고 비관적 시장 전문가들은 $4,200 (지지선)을 예상하고 있다. 워낙 범위가 커서 믿거나 말거나 하는 정보지만 4,200불 부근에 접근하면 베팅을 해보는 것도 고려해 보시길.
#금값폭락 #안전자산 #이란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