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 발동' 언급... 1997 IMF만큼 심각한가?
지금 대한민국 경제 위기는 1997년 국가부도 위기 상황보다 더욱 심각한 국면인가
[최보식의언론=장성민 국민의힘 안산시갑 당협위원장(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에너지 수급 불안 관련) 필요하면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자)
필자는 이재명 정권이 출범할 때 '실패한 정권'으로 끝을 맺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대미 외교의 실패와 경제정책의 실패로 못박았다. 지금 우리 경제는 블랙홀 상태로 진입해 가고 있다.
첫 단추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의 실패로부터 시작됐다.
두 번째는 퍼주기식 포퓰리즘으로 인한 재정 확대로 원달러 환율 조정 실패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실패로 인한 외환시장의 불안감이다.
세 번째는 초기 중동 사태에 대한 대응 실패와 에너지 수급 정책의 실패이다. 한마디로 국제 정세와 시장경제의 흐름을 모르는 무지의 빈 깡통 경제정책으로 한국경제는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 것을 걱정했다. 지금 예측했던 그 상황에 임박했다.
그래서 이 대통령이 꺼내든 카드가 '긴급재정명령'의 발동인가? 긴급재정명령은 쉽게 말해, 국가가 위기 상황에서 정상적인 예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이 긴급하게 재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이다.
긴급재정명령은 국회의 사전 승인 없이도 대통령이 국가 재정을 긴급하게 집행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긴급재정명령의 법적 근거는 헌법 제76조이다.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할 수 있다.
첫째, 전시·사변
둘째, 국가적 경제 위기
셋째, 중대한 재정·경제 위기가 발생했을 경우이다.
1997년과 2008년의 외환위기, 국가부도 위기, 금융위기가 동시에 발생했을 때가 이에 해당될 수 있다. 또 대규모 경제 붕괴 위기 상황이나 전쟁 또는 국가 비상 상황이 발생됐을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이런 국가부도의 위기 상황이나 전시 체제일 경우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 첫째, 긴급 예산 지출을 할 수 있고 둘째, 세금 관련 조치(유예·조정 등)를 취할 수 있으며 셋째, 금융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끝으로 국가 채무를 발행해 필요한 긴급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국회의 사후 승인이라도 받아야 하며 이를 받지 못할 경우 그 효력은 상실되고 정지되며, 이는 자동적으로 헌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한마디로 긴급재정명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거나 긴급 예산을 투입하거나 비상 재정을 확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긴급 재정권이다. 이런 엄청난 비상 재정권을 이 대통령이 지금 만지작거린다면 한국경제의 위기 상황은 그만큼 비상사태나 다름없다는 대위기 신호다.
이 대통령에게 묻는다.
지금 대한민국 경제 상황은 어느 정도의 깊은 위기 상황인지 국민에게 설명하라. 그리고 긴급재정명령을 행사하지 않으면 안 될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발표하라.
재정명령의 집행에 대한 법적 근거는 헌법 제76조로서 전시·사변, 국가적 경제 위기, 중대한 재정·경제 위기 시로 적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금 긴급재정명령을 사용한다면 우리 경제의 심각성이 현재 전시·사변에 준한 상황에 빠졌거나, 국가적 경제 위기 상황으로 빠졌거나, 중대한 재정·경제 위기 상황을 맞았다는 것인데, 지금 대한민국 경제 위기는 1997년 국가부도 위기 상황보다 더욱 심각한 국면인가?
이에 대한 이 대통령과 정부가 보고 있는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런 후 국민적 동의하에서 긴급재정명령을 행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조건 경제 위기가 타개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권한을 행사한다면 국민은 쉽게 동의할 수 없다.
그리고 긴급재정명령의 발동으로 국민들의 경제적 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고, 한국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도 매우 불안하며 부정적일 것이다. 마치 한국경제에 중대 비상사태가 발생했거나 통제 불능의 경제 내란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바라볼 것이다. 이것은 우리 경제 회복을 더욱 쪼그라뜨릴 것이다.
긴급재정명령을 함부로 남발해서는 안 될 이유는 이것이 국가를 살리는 도구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권력자에게 권력을 집중시킬 위험이 따르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했던 사례는 박정희 정부(1970년대) 때 긴급조치 및 경제 통제 조치의 일환으로서 외환·물가·금융시장의 안정을 목적으로 활용했었다. 당시 이 제도가 경제 안정을 가져온 효과는 있었지만 정치적 통제 수단으로 확대 사용되어 정치적 권력 강화를 위한 수단이 되었다는 점에서 장점과 약점을 동시에 노출했다는 평가다.
둘째, 직접 발동은 아니나, 김대중 국민의 정부 당시 IMF가 발생했을 때(1997~1998 외환위기)이다.
당시 필자는 국정상황실장으로서 24시간 외환위기 극복에 만전을 기할 때였는데, 보다 엄밀히 말해서 IMF 상황하에서도 “긴급재정명령”을 직접 발동했다기보다는 IMF 위기 대응 과정에서 긴급 재정·금융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는 과정에서 이 제도를 한시적으로 활용했었다.
당시에는 은행의 구조조정, 부실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노조의 구조조정으로 노동의 유연성 제고, 공적 자금 투입, 대규모 재정 투입 등을 하는 데 긴급재정명령을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했다.
그래서 국가부도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 2년 만에 IMF를 조기 극복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긴급재정명령이 전격적으로 실시된 경우는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 때 금융실명제가 마지막이었다.
미국에서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 당시 대공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은행 휴업(bank holiday), 금융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 사용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루스벨트 대통령은 금융 붕괴 위기를 막았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지금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한다면 첫째, 작금의 우리 경제가 1997년 국가부도 사태(IMF 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고 절박한 상황인가?
둘째, 긴급 예산과 비상 재정권을 행사할 만큼 국가경제가 전시 상태 혹은 비상사태인 심각한 상황인가?
셋째, 미국의 경제 대공황 상태에서나 사용될 법한 긴급 재정권을 발동한다면 한국경제도 대공황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인가?
넷째, 혹시 경제 비상사태를 구실로 경제 비상 대권을 행사해 권력을 남용할 정치적 위험은 없는가?
다섯째, 당내 문ㆍ조ㆍ털ㆍ래ㆍ유와 친명세력간의 권력투쟁, 경제정책의 실패, 대미 관세 협상의 실패, 중동 사태 초기 대응 실패, 에너지 정책의 실패로 빨라지고 있는 대통령의 통치력 약화와 레임덕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해 정치 권력을 독점화하고 국회를 무력화하려는 엉뚱한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긴급재정명령은 행정부 권한 비대화로 대통령 1인에 권력을 집중시켜 제왕적 대통령제로 회귀시킬 폭정의 위험이 크다.
히틀러처럼 경제 대공황 상태를 이용해 경제 비상 대권을 거머쥔 다음 위기를 타개한다면서 “비상 독재”로 가려 한다면 이런 망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 이 대통령의 정권으로는 현 위기 타개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오히려 긴급재정명령의 부작용만 커지면서 경제는 더 큰 비상 상황으로 빠져들지 모른다.
물론 이런 와중에 시장자본주의는 국가의 개입에 침식당하고 긴급재정명령의 행사로 민주적 절차는 무시되며 아울러 민주주의는 훼손된다.
이미 견제 장치는 약화됐지만 국회와 여당은 이제 이 대통령의 통제권으로부터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일부 국민은 이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권 행사를 경제 위기를 명분으로 자신의 통치권을 강화시켜 조기에 일고 있는 레임덕을 막을 목적이 아닌가 의심한다.
또 긴급재정명령이 정치적 목적의 재정 사용으로 경제적으로 비효율적 지출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경제 전문가들도 있다.
그 결과 국가 부채는 증가하고 시장 신뢰는 붕괴할 것이며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한 비상 대권을 정치적 목적에 이용함으로써 이 명령권을 사용할 만큼 현실적 경제 위기가 아닌데도 “경제 위기 프레임”을 만들어 자신의 레임덕을 막고 정치 권력을 확대시키려는 엉뚱한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특히 긴급재정명령으로 6·3 지방선거 전 특정 세력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을 남발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크다.
긴급재정명령은 칼과 같아서 위기 시에는 국가를 구할 수 있지만 남용되면 민주주의를 죽이고 자신을 베어버릴 수 있는 위험한 권력이다.
야당은 이 대통령의 긴급재정명령이 경제 사태를 더 키울 수 있고, 국가의 시장 개입으로 경제를 왜곡할 수 있으며,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권력 행사에 강력한 견제감시와 통제를 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권은 점점 실패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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