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와 女공무원의 칸쿤 출장... '불륜' 의혹 제기의 진실은?
김 의원이 직장생활을 안 해보고 세상 경험이 부족해서 이런 헛발질을 한 것
[최보식의언론=최보식 편집인]
민주당 서울시장 유력후보 정원오가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인 2023년 '공무 출장'이라면서 여성 직원과 단둘이 멕시코 휴양도시 칸쿤에 갔다는 불륜 의혹 제기는 정당한 것일까, 아니면 음해모략일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3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정 후보가 구청장 재임 시절 14번의 해외 출장 중 여성 공무원만 동행시킨 출장은 그때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가 제보자로부터 받은 ‘공무출장 심사의결서’에는 해당 직원의 성별이 ‘남성’으로 조작돼 있었다”며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하자 성동구청은 성별 항목을 가려서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 직원과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게 아니라면 또는 공문서를 허위 조작한 게 아니라면, 굳이 성별을 가리고 줄 이유가 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해당 여성 직원이 이후 임기제 ‘다급’에서 ‘가급’으로 다시 채용됐다. 몹시 파격적이고 이례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정 후보 측은 즉각 여직원과 단둘이 출장을 간 것도 아니고 칸쿤에 간 것은 다음 일정을 위한 경유지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 측은 "2023년 국제참여민주주의포럼 참석은 주최 측인 멕시코선거관리위원회 등의 공식 초청에 따른 것으로 당시 김두관 의원과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포함된 11명의 한국 참여단이 함께 소화한 정당한 공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정 구청장과 동행한 직원은 해당 업무 담당자일 뿐 아니라 참여단의 전체 실무를 담당했다"며 "단지 여성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문제로 삼는 것은 인간적 도의를 넘어선 무도한 네거티브"라고 말했다.
정 후보 측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김재섭 의원을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정 후보와 당시 동행했던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직원과 단둘이 멕시코 휴양지 출장을 다녀온 것처럼 공격하는 건 단단히 잘못됐고 부당하다"며 “여직원, 휴양지라는 자극적 단어로 공무 출장을 덮어씌우는 행태는 구태정치, 인격살인”이라고 덧붙였다.
어느 쪽 주장이 옳을까.
김재섭 의원이 공개한 성동구청의 ‘공무출장 심사의결서’와 ‘출장 결과 보고서’에는 정원오 구청장이 2023년 3월 1일부터 12일까지 여직원 A씨와 멕시코·미국을 방문한 것으로 되어있다.
세부 일정을 보면 1일 멕시코시티에 도착해 3일 ‘국제 참여민주주의 포럼’ 세션 발표를 하고, 5일 메리다로 이동해 6일 ‘세계민주주의 도시 서밋’에서 발표를 했다.
7일 버스로 칸쿤으로 이동한 정 구청장은 현지에서 한국연수단 평가회의를 하고, 9~10일 미국 오스틴으로 이동해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를 참관한 뒤 11일 현지에서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기재돼있다. 예산은 총 2,872만 원이 쓰였다.
이 공문서들을 놓고 판단해보면, 김재섭 의원이 정원오 후보가 "여직원과 '단둘이' 출장을 갔다"는 것이나 "멕시코 칸쿤에 둘이서 갔다"는 불륜을 떠올리게 하는 공격은 한참 핀트가 어긋났다.
정원오 구청장 등 한국 참여단 대부분이 멕시코시티-메리다-칸쿤 일정을 함께 소화한 것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또 메리다 일정 종료 후 다음 일정을 위해 경유지로서 항공편이 많은 칸쿤을 선택했다는 설명도 충분히 납득이 된다.
다만 칸쿤에서 이틀을 지냈다는 것은 세금으로 공무 출장을 가서 관광 휴양을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다. 애초에 그렇게 쉬고 마실 작정으로 현지에서 칸쿤 일정을 짰을 것이다. 이 점에서 정 구청장 등 참관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이를 문제삼으려면, 국회의원들 외유에서는 '간 김에 유명한 인근 관광지를 끼어넣는' 사례가 없었을까.
또 김 의원에게 제출한 서류에서 여자가 남자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지적할 수 있지만 '단순한 실수'로 보는 게 맞다. ‘공무출장 심사의결서’와 ‘출장 결과 보고서'에 여성 직원 동행이 다 나와 있는데 이를 굳이 숨기려고 했을 리는 없다.
무엇보다 김재섭 의원처럼 정 구청장이 여직원과 함께 해외출장을 갔기 때문에 의혹을 제기하면, 여직원은 아예 상사를 모시고 해외출장을 가면 안 되는 것이 된다. 직장생활을 안 해보고 세상 경험이 부족한 김 의원이 뭔가 한 건 터뜨리려고 이런 헛발질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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