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뽑힌 이혁재보다 누가 이혁재 추천했는지가 포인트!
“실패할 수 있다. 실수할 수 있다. Just do it”
[최보식의언론=이양승 객원논설위원(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국민의힘이 '광역의원 비례 청년 오디션' 본선 진출자를 확정한 뒤 본선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했다.
방송인 이혁재씨가 5명의 심사위원 중에 들어있었다. 이씨는 지난 2010년 룸살롱 종업원 폭행 사건으로 연예계 활동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2024년 12월에는 2억원 이상을 체납해 고액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6일 심사위원석에 앉은 이혁재 씨는 “저를 향한 우려와 기대를 모두 겸허히 안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 번의 실수로 쌓아온 것을 한순간에 잃는 경험을 했지만 어떤 순간에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에게 “실패할 수 있다. 실수할 수 있다. Just do it”이라며 도전을 독려했다.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한다.(편집자)
국힘의 코드는 '차력'이다. '차력 지도부', '차력 윤리위', 그리고 '차력 심사위'까지. 전략보다 '차력'하듯 모든걸 밀어붙인다. '차력'은 '슬랩스틱 코미디'가 되기 싶다. 이미 코미디가 되었다. 당명도 바꾸기 바란다. 국민의'힘' 말고 국민'차력'으로.
심판을 뽑는 일은 경기의 절반이다. 선수의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심판이 공정하지 못하면 경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연극이 된다.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공정한 심판을 세우려는 노력이라기보다 '차력'하듯 인재 선발을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청년 오디션'은 이름부터 상징적이다. 미래를 선발하는 자리다. 청년 정치의 문을 여는 관문이다. 그런데 그 관문의 열쇠를 쥔 심사위원이 과거 폭행 사건과 반복된 금전 논란으로 사회적 신뢰를 잃었던 인물이라면, 이건 오디션이 아니라 이미 결과가 의심되는 '캐스팅 쇼'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한 개인의 과거가 아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사회는 일정 부분 재기의 기회를 허용해야 한다. 하지만 '심사위원'은 다르다. 심사위원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기준 그 자체다. 기준이 흔들리면 평가도 무너진다. 그런데 그 관문의 열쇠를 쥔 심사위원이 신뢰를 잃었다면, 그가 내리는 점수는 숫자일 뿐 권위가 아니다.
더욱이 청년 정치 오디션이라는 맥락을 보자. 정치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무엇인가. 능력? 열정? 아니면 '줄'과 '입장'인가. 지금의 인선은 묻고 있다. "당신이 얼마나 준비됐는가"가 아니라 "누구 편인가"를 보겠다는 신호처럼 읽힌다. 이쯤 되면 오디션의 이름을 '청년'이 아니라 '충성도 테스트'로 바꾸는 편이 솔직하다. 그 테스트도 차력으로 밀어붙이듯 하겠다는 뜻 같다.
정치는 상징의 싸움이다. 어떤 인물을 전면에 세우느냐는 곧 그 정당이 어떤 가치를 선택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선을 강행했다는 것은, 공정성보다 메시지 관리가, 기준보다 계산이 앞섰다는 방증이다. 그리고 그 계산은 대개 단기적이다.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깎아먹는다.
아이러니는 여기서 더 짙어진다. 과거 보수 정치가 줄곧 강조해온 것은 '원칙'과 '책임'이었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이 심판을 세우는 자리에서는 그 원칙이 사라졌다. 마치 시험 감독관이 '컨닝' 전력이 있는 사람으로 바뀐 셈이다. 수험생에게 "정직하라"고 말할 자격이 과연 있는가.
정치에서 가장 비싼 자산은 지지율이 아니라 신뢰다. 신뢰는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쌓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변명이 아니라 기준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심판이 공정해야 경기가 성립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 이 장면은 단순한 인선 논란이 아니다. 정당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평가받고 싶은가." 이제 모든 건 분명해졌다. 국민의힘은 '전략'보다 '차력'을 선택했다. 어찌보면 심사위원으로 뽑힌 이혁재보다 누가 이혁재를 추천했는지가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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