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이진숙 컷오프... 박근혜의 '그림자'가 보인다?
자신을 키워준 '정치적 주군' 박근혜에 대한 마지막 봉사
[최보식의언론=김정기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사무총장]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편집자)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머릿속에는 이미 대구시장 후보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커진다. 그 이름은 유영하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공천은 단순한 인선이 아니라, 자신을 키워준 '정치적 주군' 박근혜에 대한 마지막 봉사로 이 길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런 시각에서 보면 이번 경선 과정은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번 컷오프는 결코 가볍지 않다. 경쟁력과 중량감을 갖춘 주호영과 이진숙이 배제됐다. 두 사람은 대구에서 오랜 정치적 기반을 쌓아온 인물이거나, 탄핵 정국에서 강한 정치적 서사를 구축했던 인물들이다.
반면 남은 경선 구도는 중진 일부와 신진 인사, 기업체 CEO 출신 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무게감이 분산된 형국이다. 결과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판이 형성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흐름은 유영하 중심으로 수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이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암묵적 지지 메시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이른바 ‘유영하 만들기’ 흐름이 작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장동혁 의원의 단식 현장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등장한 장면은 상징성이 크다. 그녀의 권유로 단식이 중단됐다. 공식적으로는 건강을 이유로 한 설득이었지만, 정치권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읽는다. 단순한 위로 이상의 어떤 메시지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제도적으로 보면, 공관위 결정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만일 이정현이 강하게 밀어붙이더라도, 장동혁 등 지도부가 마음을 먹는다면 최고위에서 부결시킬 수도 있는 구조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 제도가 항상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권력의 흐름과 정치적 부담이 작용하는 순간, 제도는 형식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번 공천 과정 전반에서 박근혜의 진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단순하지 않다. 탄핵 과정에는 과잉 정치와 감정적 흐름이 개입됐다는 시각도 존재하고, 일정 부분 억울함이 있었다는 주장 역시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는 결과로 평가된다. 박근혜 정부는 결과적으로 진보 진영에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했고, 그로 인해 보수 진영은 붕괴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정권은 넘어갔고, 정치적 주도권은 장기간 상실됐다. 내부 분열과 신뢰 훼손 역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은 명확해진다. 그러한 결과를 낳은 정치적 상징이 다시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이 지점에서 대구 시민의 정서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대구는 단순한 ‘친박 도시’가 아니다. 세 가지 층이 동시에 존재한다.
첫째, 여전히 박근혜에 대한 정서적 충성도가 강한 핵심 지지층이 있다. 이들은 탄핵을 정치적 희생으로 인식하며, 일정 부분 복권 의식을 공유한다.
둘째, 보수는 지지하지만 특정 인물에 대한 맹목적 충성에는 거리를 두는 실용적 유권자층이 있다. 이들은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는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셋째, 젊은 층과 중도 성향 유권자들은 과거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 이들에게 박정희·박근혜 서사는 더 이상 미래의 언어가 아니다.
문제는 지금 공천 흐름이 이 세 번째, 그리고 두 번째 층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위기의 시대다. 경제와 안보, 국제질서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유권자가 요구하는 것은 향수가 아니라 해결 능력이다.
민주당에서는 '김부겸'이라는 카드가 거론되며 ‘확장성과 안정성’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과거의 정서에 기대는 선택을 한다면, 이는 단순한 공천 문제가 아니라 시대정신과의 괴리로 이어질 수 있다.
박정희의 유산은 존중의 대상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현재 정치의 기준이 되는 순간, 미래는 사라진다.
결국 이번 대구시장 공천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보수가 과거의 기억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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