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이진숙 '동시 컷오프', 국힘당에 어떤 재앙을 불러올까?

대구 공천, 이길 카드부터 걷어냈다

2026-03-23     최보식

[최보식의언론=김정기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사무총장]

MBN 화면 캡처

국민의힘이 가장 중요한 두 카드를 스스로 내려놓았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는 대구시장 선거에서 주호영과 이진숙을 동시에 컷오프했다. 대신 6인 경선이라는 구도를 택했다.

그러나 지금 대구 선거의 본질은 '경선 흥행'이 아니라 '본선 승부'다. 민주당에서 김부겸이라는 대선급 인물이 등판하는 순간, 이번 선거는 이미 ‘관리 가능한 경쟁’이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쟁’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이길 수 있는 카드부터 걷어낸 이번 결정은 전략이라기보다 승부를 스스로 좁힌 선택에 가깝다.

대구 선거는 더 이상 지방선거가 아니다. 보수 정치의 마지막 축을 지켜내느냐의 문제다. 김부겸은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험을 가진 데다 국무총리를 지낸 전국구 정치인이다. 지역 기반과 전국 인지도를 동시에 갖춘 상대다. 이 변수 하나로 선거의 무게중심은 이미 이동했다. 이번 선거는 지역 경쟁이 아니라 정치 질서의 균형을 가르는 시험대다.

이정현 공관위는 “특정인을 배제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책임 회피에 가깝다. 유권자가 보는 것은 절차가 아니라 결과다.

왜 하필 이 두 사람이 빠져야 했는지에 대한 납득 가능한 설명은 끝내 제시되지 않았다. 공정성을 말하려면 최소한 상식적 기준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이정현 공관위는 그 기준조차 무너뜨렸다.

6파전은 경쟁이 아니라 분산이다. 표는 쪼개지고, 인물의 체급은 희석된다. 문제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정현 공관위는 승부의 무게를 낮춘 판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 경선을 관리하려다 선거 자체를 가볍게 만든 것이다. 이름만 늘려놓고 책임은 분산시키는 방식, 이것이 지금 공천의 본질이다. 전략은 사라지고 정치공학만 남았다.

현재 구도에서 본선 경쟁력을 냉정하게 따져보면 한계는 분명하다.

유영하 의원은 상징성은 있으나 그것이 곧 광역단체를 이끌 정치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전국 단위 선거 경험도 없다. 기업인 출신 최은석 초선 의원은 기업 경영 경험이 장점일 수 있지만, 공공 행정과 정치적 확장성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검증되지 않은 행정 역량으로는 김부겸과 같은 중량급 정치인을 상대하기 어렵다.

추경호와 윤재옥 의원은 관료형 정치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다선 경력은 갖췄지만 그것이 곧 돌파력이나 확장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안정적 관리에는 익숙할지 몰라도, 불리한 판을 뒤집는 정치력은 전혀 다른 차원의 능력이다. 결국 이번 경선은 ‘누가 더 강한가’가 아니라 ‘누가 덜 약한가’를 가리는 수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후보 개인이 아니라 구도다. 이정현 공관위가 ‘이길 수 있는 구도’가 아니라 ‘통제하기 쉬운 구도’를 선택한 결과다. 선거는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승부의 대상이다. 그런데 이번 공천은 노골적으로 '관리'의 논리를 앞세웠다. 승리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결정이다.

선거는 체급 싸움이다. 김부겸은 이미 체급이 검증된 정치인이다. 이와 맞서기 위해서는 같은 수준의 경험과 정치적 확장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그 기준에서 보면 답은 분명하다. 특히 지금 같은 상황에서 국힘 후보로는 주호영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카드가 없다.

그럼에도 이정현 공관위는 이 카드를 잘라냈다. 이것은 단순한 판단 미스가 아니다. 정치적 무능이다. 승부를 읽지 못했고, 읽으려 하지도 않았다. 선거를 이길 생각이 있었다면 결코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더 문제는 책임의식의 부재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공정한 공천이었다”는 말로 넘어가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정치에서 결과는 곧 책임이다. 패배하면 그 모든 책임은 결국 공천을 설계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이번 공관위 결정은 명백히 잘못됐다. 전략은 없고 감정만 있었고, 승부는 없고 관리만 있었다. 이정현 공관위는 선거를 설계한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분산시켰을 뿐이다. 그러나 정치에서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순간, 승리도 함께 사라진다.

대구는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공천은 인사가 아니라 전쟁 계획이다. 그 계획이 이처럼 허술하다면 결과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이길 수 있는 카드를 스스로 걷어낸 순간, 패배는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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