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요구할 것을 요구한 것!...부산대 명예교수의 촌철

남의 희생으로 길을 낸 호르무즈 해협으로 우리는 안전하게 석유만 가져올 꾀가 있나

2026-03-19     최보식

[최보식의언론=김행범 부산대 명예교수]

가디언 화면 캡처

스타머 영국 총리가 미국의 군사 협력 요구에 확답을 피하며 더듬거리고 빠져나가는 장면은 86년 전 독일에 무너지기 직전 미국에 도움을 처절하게 애원하던 영국의 처칠과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나폴레옹의 프랑스 시대나 히틀러의 독일이 가졌던 최악의 두려움은 러시아였다. 종전 후 유럽의 번영은 이 두려움을 미국 주도 질서가 막아주었다는 점에 결정적으로 기인한다.

지금 유럽 어느 나라도 대러 자주 방위력이 있을까? 늘 강국에 무너지던 서구 강소국의 발전 및 북구 제국의 우아한 복지국가 놀음도 미국이라는 이 울타리 안에서 가능해진 일이다. 

그 흐름은 유럽에 국한되지 않는다. 2차 대전 때 미국에게 행운의 패배를 당한 뒤 근대화 시대부터 가져온 백년간의 대중 및 대러 공포를 미국이 대리 담당해주자 일본은 곧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가장 적나라한 사례는 소련 중공 및 북한의 침공에 맞서 전멸 직전 상태에서 미국이 직접 참전해 살려 놓았고 지금도 의존 중인 한국일 것이다.

미국은 자유진영 국가에 청구권을 행사할만하다. 우방에 대한 트럼프의 군사 지원 동참 요구가 반드시 군사 자원의 부족 때문일까? 미국은 죄수의 딜레마 게임이론에서 소위 'sucker(봉)'가 되지 않겠다는 것이다. 

남의 자원으로 생색을 내는 건 좌파의 주특기다. 한미동맹에 의존하면서도 중국 "셰셰"를 외치며, 군미필 대통령과 방위 출신 장관이 국방을 담당하는 여유만만함을 한껏 누려온 정권에게 얄미울 정도로 트럼프는 정확하게 요구한다. 이제 대가를 치르라는 것.

이게 우파 정부였다면, 참으로 좌파들이 온 나라를 흔들었을 의제다. 국제 관계에서 영원한 무임승차는 없고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남의 희생으로 길을 낸 호르무즈 해협으로 우리는 안전하게 석유만 가져올 꾀가 있나?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우리는 피할 수 없는 의제를 피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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