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비대칭전력' 드론?...과연 언론 보도처럼 ‘결정타’일까

러우 전쟁이 보여준 교훈

2026-03-18     윤일원 논설위원

[최보식의언론=윤일원 논설위원(전 국방부 IT팀장)]

러우 드론, 이란과 미군이 보유한 드론

러우 전쟁(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비대칭전력(非對稱戰力) ‘드론’이다.

언론에 비친 드론의 찬사는 “값싼 드론이 수백만 달러 무기를 무력화”, “드론 전쟁, 판도를 바꾸다”, “강대국 종이 드론에 무릎을 꿇다” 등등 찬사 일변도다.

그도 그럴 것이, 드론은 약자의 무기 전형이 될 만큼 “우선 값이 싸고, 기술이 허접하다.” 그러니 토마호크 미사일 한 대 가격(25억~35억 원)으로 항속 거리 100km짜리 드론 수백 대를 만들고 특별한 발사대도 없이 공격하면 된다.

기술은 진화되어 공중에서 수송기로 살포하고, 공해상 바지선에서 이륙시키고, 은폐된 산악 기슭에서 날린 드론이 스스로 목표물을 찾아가 자폭한다.

그럼에도 드론이 러우 전쟁에서 전략급 변화를 주지 못했다. 왜 그런가? 비대칭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무엇이 ‘비대칭성’인가?

전차 vs 드론, 대포 vs 미사일, 인간 vs 기계, 이것은 비대칭성이 아니다. 그냥 서로 다른 무기일 뿐이다.

세 가지 조건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우선 비용이 획기적으로 싸야 하고, 싸우는 방식이 확 달라져야 하고, 적의 강점을 무력화(無力化) 시켜야 한다.

이렇게 적어 놓고도 무슨 뜻인지 아리송하다.

1950년 6·25전쟁 때 중공군이 쓴 전술이 ‘인해전술’이다. 전투 지경에 평균 10 vs 1로 싸웠다. 이것이 비대칭성일까? 아니다. 그냥 전투원의 숫자 차이다.

중공군이 비대칭성을 갖게 되려면 감시정찰은 물론 항공 폭격이 어렵고 포 사격도 불투명한 야간에, 제병합동 기동전을 무력하게 만드는 산악지대에, 초근접 범위로 소총마저 불능케 한 후 방망이 수류탄 하나만으로 전투하는 원시전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막강하던 중공군의 비대칭전력이 ‘지평리’ 전투에서 미 제2사단 제23전투연대(RCT)에 의해 철저히 궤멸된다.

프리먼 대령은 야간에도 정교한 포 사격 ‘탄막’ 좌표를 만들었고, 프랑스 외인부대가 기상천외하게 ‘사이렌’으로 나팔로 공격과 후퇴를 알리는 신호체계를 붕괴시켰고, 수 겹으로 포위한 채 외길 산 사면에서 전투를 기다린 중공군을 탱크로 밀어붙이자, 그 이후로는 맥없이 무너졌다.

자, 이란의 드론이 비대칭성이 되려면 4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우선 싸우는 장소를 확 바꿔야 한다. 중공군이 평지가 아닌 산악을 선택하고, 장진호와 같은 가혹한 겨울을 택했듯이, 미군을 가장 불리한 장소로 끌고 들어 온 다음 드론으로 공격해야 한다. 그 장소가 민간인이 많은 도심, 원유저장소가 밀집한 호르무즈 해협, 3,000미터급 산악지대다.

두 번째는 드론으로 미군의 항공모함에 수백 혹은 수천 기를 동시에 집중포화 해 미군이 막을 수 있는 가용한 무기를 다 동원해도 처리량 초과가 되도록 무제한급 자살 드론을 날려야 한다.

세 번째는 비용 구조를 확 바꾸어야 한다. 미군의 고가 미사일이 다 소진될 정도로 지속적 공격을 퍼부어야 한다. “미군으로서는 100% 방어가 필요하고 이란으로서는 공격에 실패해도 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마지막은 미군의 강점인 제공권·ISR(감시정찰)·정밀타격이 불가능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초정밀 전자장비가 무용지물인 사막 모래 환경에서, 손쉽게 뚫을 수 있는 사막 지하 터널에서 기상천외하게 가짜 미끼 드론에 이은 진짜 드론을 날리는 등 전술급 잔꾀가 필요하다.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드론으로 전략급 승리를 쟁취하지 못했다. <손자>가 말한 "한 번 쓴 방식은 다시 되풀이 하지 말라"고 했듯, 역으로 강대국은 마음만 먹으면 드론 쓰나미를 만들 정도의 풍부한 자본과 기술이 있으니, 언론에서 호들갑 떠는 드론이 약소국 국면 전환용 무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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