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마술] 하이닉스 평균연봉 1.9억! ... 성과급 빼면?

연봉의 50% 이상이 성과급으로 구성

2026-03-18     최보식

[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 지역장 전무]

MBC 뉴스(위), YTN(아래) 화면 캡처

요새 뉴스를 보면 SK하이닉스의 평균연봉이 작년 대비 60%나 상승하여 1.9억 원이라는 자극적인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평균연봉은 1.5억 원이라며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평균연봉을 앞섰다는  것이다.

평균연봉이 1.9억 원이라니 대단하긴 하다. 언론에서 표현하는 대기업의 연봉은 매해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성과급과 특별보너스를 포함한다. 평균연봉이란 회장, 임원들의 연봉과 신입사원들의 연봉에 성과급까지 합산하여 직원 수로 나눈 값이니 일반 직원들이 실제로 받는 연봉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알다시피 임원들은 직위와 실적에 따라 큰 차이가 나는데 성과 좋은 고위 임원들은 성과급까지 포함하면 몇 십억 원을 수령한다.

필자가 현역 때 아내로부터 연봉과 관련하여 불만의 소리를 듣곤 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들이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고 하니 친척들이 우리가 큰 부자가 된 것으로 아는데 실제로 급여통장은 왜 요 모양이냐고 불평했다.

그 이유는 바로 40%가 넘는 높은 근로소득세 때문이다. 경험상 소득세와 건보료, 국민연금, 상조비 등 각종 공제금을 제외하면 실제로 통장에 찍히는 금액은 연봉의 50% 수준이었다. 뭐 그 정도도 작지는 않지만 밖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어마어마하게 많지는 않았다.

SK 하이닉스와 삼성전자와 같은 반도체 회사들 임직원들의 연봉이 항상 높은 것이 아니다.

반도체는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것이 있어 반도체 경기가 호황기와 불황이 4~5년 마다 반복된다. 삼성전자에서 호황기 때는 반도체사업부 직원들은 타사업부 직원들보다 훨씬 많은 성과급을 챙겼지만 불황기 몇 년 동안 성과급을 한푼도 받지 못했다.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의 사기가 너무 저하되니 회사에서 200~300만 원을 전 직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연봉이 1.9억 원이지만 불황기로 접어들고 반도체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폭락하면 직원들의 평균연봉은 반토막 난다. 연봉의 50% 이상이 성과급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그런 현실을 잘 알기에 반도체 초호황기 때 회사와 협상을 해서라도 연봉을 최대한 많이 챙기려 한다. 성과급을 하나도 못 받는 가혹한 겨울이 언제 올지 모른다. 

SK하이닉스야 순수한 반도체 회사니 연봉 관련해 회사 내부의 갈등이 없지만 삼성전자는 여러 사업부가 혼재하니 다르다. 삼성전자는 핸드폰, TV, 백색가전을 생산판매하는 DX부문과 반도체의 DS부문이 있다. DX부문의 실적은 매년 비슷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업체들의 도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게다가 반도체 초호황기를 맞이하며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였다.

서로 같은 회사니 타부문에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지 않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각부문이 매출과 수익으로 평가받고 성과급을 받기 때문에 철저히 별도 Profit Center로 관리된다. 같은 회사의 타부문이라고 봐주는 것은 눈꼽만큼도 없이 일반 거래선과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DS부문에서 사오는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며 최근에 DX부문 사업부들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되었다. 뉴스를 보니 DX사업부들의 수익성이 너무 나빠 부사장 이하 모든 임원들의 해외출장 시 항공기 좌석을  항공시간 10시간 이하 거리는 에코노미석을 타기로 조치한단다.

회사 경영 상황이 아주 나쁠 때마다 내려지는 조치다. 사실 50살이 넘은 부사장들이 9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코노미석을 타고 출장 가는 것은 아주 비효율적이다. 현지에 도착하자 마자 당일에 거래선 상담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은데 이코노미석 타고 출장가면 피곤해서 최상의 컨디션에서 상담에 임할 수 없다. 회사에서 이런 사실을 잘 알고도 그런 조치를 취하는 것은 임원들부터 긴축 경영에 솔선수범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하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필자도 그런 긴축경영 시절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비즈니스클래스로 승급하여 출장가곤 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연초에  반도체 부문이 엄청난 성과급을 챙길 때 타부문 직원들은 부러운 마음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다. 언론에서 삼성전자 직원들이 억대의 성과급을 챙기고 있다고 보도하지만 그것은 반도체 부문에 국한되는 이야기다. 과거에 역전되던 시절이 있었으니 그러니 해야 한다.

언론에서 반도체회사 직원들이 엄청난 연봉을 챙기고 있다고 자극적인 기사를 쏟아내니,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직원들과  SK하이닉스 직원들 모두 불과 3~4년 혹은 2~3년 전만 해도 몇 년 동안 성과급을 하나도 받지 못했던 눈물의 시절이 있었다. 너무 질시의 눈으로 보지 말자.

jinan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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