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김어준, 누가 이길 것인가...그 승부의 관건?

누가 진보 정치 권력 구조, 김어준에서 이재명으로 넘어가나

2026-03-16     최보식

[최보식의언론=김정기 세계스마트시티기구 사무총장]

tvchosunnwes 화면 캡처

'충정로의 황제’라 불리는 김어준은 오랫동안 한국 진보 정치에서 독특한 권력을 형성해 온 인물이다. 그는 정당 정치인이 아니면서도 정치적 영향력은 웬만한 정치인을 넘어섰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사실상 비공식적 '킹메이커'로 불리며 여론의 흐름을 움직이는 위치에 있었다.

정당과 정부가 만들어야 할 정치 메시지가 때로는 먼저 그의 방송에서 형성되기도 했다. 정치권이 움직이기 전에 여론이 먼저 움직였고, 그 여론을 만들어내는 중심에 김어준이 있었다. 제도정치 바깥에서 작동하는 또 하나의 권력이 존재했던 셈이다.

김어준의 영향력은 단순한 방송인의 영향력이 아니었다. 그는 한국 정치에서 새로운 형태의 여론 권력을 만들어냈다. 팟캐스트와 유튜브, 방송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정치적 프레임을 형성하고 정치 의제를 설정하는 방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정치의 새로운 현상이 등장했다. 유튜버 정치, 가짜뉴스 정치, 여론조사 정치다. 정치가 정당과 제도를 통해 책임있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과 플랫폼을 통해 움직이기 시작하면 정치의 책임 구조 자체가 무너진다. 민주주의 역시 왜곡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이런 구조가 일정하게 작동했다. 제도 권력과 운동권 정치 네트워크, 그리고 여론 권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결합되어 정권을 지탱하는 구조였다. 정치 권력과 여론 권력이 서로를 지지하며 하나의 정치 생태계를 형성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치의 시간은 언제나 흐른다. 문재인 정부 시절의 권력 구조와 지금의 권력 구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지금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은 이재명이다.

그는 기존 진보 정치가 만들어 낸 정치인이 아니다. 운동권 출신도 아니고 정당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올라온 정치인도 아니다. 그의 정치적 경로는 한국 진보 정치의 전통적 계보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가진다.

자수성가형 정치인의 특징은 분명하다. 그들의 삶 자체가 '전쟁'이었다는 점이다. 가난과 경쟁, 사회적 장벽을 뚫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과 싸워야 했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정치인에게 정치란 단순한 권력 게임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에 가깝다. 자신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에게 정치란 곧 삶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역시 그런 유형의 정치인이다. 그의 정치적 행동에는 언제나 강한 생존 본능이 작동해왔다. 정치적 위기는 그에게 단순한 정치적 난관이 아니라 존재의 위협에 가깝게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그는 위기를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돌파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권력 의지는 단순한 정치적 야망이 아니라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강한 의지에 가깝다.

현재 그의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집권 초기의 권력은 언제나 가장 강하다. 국가 권력의 조직과 정치적 정당성이 동시에 집중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정치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진보 진영의 권력 구조는 크게 세 층으로 나뉜다.

첫째는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정당 조직으로 구성된 제도 권력이다.

둘째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기반으로 형성된 586 운동권 정치 네트워크다.

셋째는 유튜브와 방송,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형성된 여론 권력이다.

김어준은 바로 이 세 번째 영역의 상징적 존재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이 세 권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결합되어 있었다. 운동권 정치 세력과 여론 권력이 서로를 지지하며 정권을 지탱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재명 체제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그는 운동권 정치 내부에서 성장한 인물이 아니다. 외부에서 등장해 정치 구조 안으로 들어온 정치인이다. 그래서 그의 권력 기반은 기존 진보 정치의 조직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김어준이라는 존재는 권력의 입장에서 보면 전략적으로 매우 복잡한 변수다. 그는 여론 권력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정당 정치의 통제 밖에서 작동하는 영향력이다.

권력은 본질적으로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가장 경계한다. 권력 외부에서 작동하는 정치 영향력이 커질수록 권력 내부의 안정성은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보 진영 내부에서는 오래 전부터 하나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방송과 유튜브, 여론조사가 정치의 중심이 되는 현상이다. 정치가 제도와 정당을 통해 책임 있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정치로 이동하면 정치 권력의 책임 구조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이재명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면 그것은 단순히 한 인물을 정리하는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진보 정치 내부의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사건이 된다.

김어준이라는 상징적 존재를 정리하는 순간 여론 권력의 중심은 약화되고 권력은 다시 제도정치 중심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래서 이 문제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이재명과 김어준, 두 사람의 충돌이 현실 정치의 전면으로 올라온다면 누가 이길 것인가.

정치에서 승패를 가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누가 '실제 권력'을 쥐고 있는가다. 여론 영향력은 강력한 정치 자산이지만 그것이 국가 권력을 넘어설 수는 없다. 여론 권력은 언제나 권력의 주변에서 작동한다. 반면 국가 권력은 법과 제도, 조직과 정보, 그리고 강제력을 동시에 가진다.

지금 이재명은 바로 그 권력의 중심에 서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정치적 성격이다. 그는 위기를 피하는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적 위협을 느끼는 순간 오히려 정면으로 돌파하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그의 권력 의지는 생존 본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치에서 그에게 선택지는 많지 않다. 살아남거나, 아니면 사라지거나다.

그래서 그는 살아남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만약 김어준과의 정치적 충돌이 현실화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개인 갈등이 아니다. 그것은 진보 정치 내부 권력 구조의 재편 과정이 된다. 여론 권력이 제도 권력 위에 군림해 온 비정상적 정치 환경 역시 그 과정에서 일정 부분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정치는 결국 힘의 구조 속에서 움직인다. 그리고 정치의 역사에서 반복되어 온 하나의 사실이 있다.

여론은 강력하지만, 국가 권력을 이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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