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수품만 아깝고 병사의 생명만 소중한 것은 아니다
트럼프의 함정 요구... 끌려가나?
[최보식의언론=윤일원 논설위원(전 국방부 IT팀장)]
트럼프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함정을 요청하자, 아니나 다를까 SNS에서 “참전이다”와 “끌려간다”라는 용어를 써 가면서 극명하게 대립한다.
내가 자주 70여 전 6·25 전쟁 사례를 인용하는 것은 무기는 바뀌었지만, 지정학적 상황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2차 세계 대전 전후(前後) 미국 상황은 ‘감축’이었다. 미 본토에는 사단 뼈대만 남을 정도로 혹독한 감축을 하였고, 주일미군인 미 8군 사령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예하에 군단 사령부조차 꾸릴 수 없었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자, 맥아더 UN사령관은 처음에는 1개 전투여단(RCT)을 요구했고, 그다음은 완편 2개 사단(대략 4만 명), 그다음은 공정전투단과 기갑부대를 포함한 4.5개 사단을 요청했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전투 기능을 구비한 1개 야전군이 필요하다"고 합참을 들볶았다.
이 일이 발생한 것은 전쟁이 발발한 지 1달도 채 안 되어 발생한 일이다.
미 합참은 깜짝 놀라 “이러한 규모의 병사를 당장에 만들 수도 없고 한국이 모든 병적 자원을 다 소모하는 것이 맞느냐?”에 의구심을 품고, 급기야 도쿄로 대통령 특사를 보내, 말이 맥아더 면담이지 사실상 감사를 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상황은 영국도 비슷하여, 동맹국 미국이 참전을 요구하자 글로스터 지역 예비역에게 동원 명령을 내리니 일명 “애기 아빠 부대”가 차출되고, 네덜란드는 전투병을 파견할 여력이 없자 함정만 보낸다. 이에 항의한 국민이 스스로 모병 운동을 벌려 무려 5:1 경쟁을 뚫고 전투병으로 자원입대한다.
중동에서 유일하게 파병한 터키(튀르키예)도 우리와 비슷한 지정학적 위기에 처한다. 흑해를 통한 소련의 팽창이 군사 안보에 위협이 되자 참전을 결정하게 되고, 전투원 선발을 하니 2:1 경쟁률을 보였다.
터키는 1개 전투여단 규모로 참전했는데 청천강 군우리 전투에서 미 2사단이 중공군에게 포위되자, 이를 뚫고 막아 무사히 철군할 수 있게 도왔을 뿐만 아니라 용인전투에서는 중공군과 백병전을 벌여 탈환한다. 전투가 끝난 후 적정을 살펴보니 “중공군 사망자 턱이 모두 박살” 난 것을 알고 일명 “개머리판 전투”라는 별명을 얻었다.
전쟁은 참혹하다 니편 내편을 갈라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운다. 상생은 없다. 일단 승리한 다음 승자의 여유를 부릴 뿐이다.
이국 병사들은 한반도에 이방인으로 다가왔지만, 나중에는 형제의 나라가 된다. 터키 병사들은 전쟁터에 고아가 된 한 소녀(김은자)를 발견하고 이름을 ‘아일라(Ayla, 달빛)’로 짓고 전쟁터를 함께 누빈 부대에서 생활하도록 한다.
동맹국이 요청한 대한민국 함정(艦艇)을 “트럼프에 끌려간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군수품만 아깝고 우리 병사의 생명만 소중한 것은 아니다. 세계의 국부가 몰려있는 유럽에 주둔한 전투병과 군사 장비를 빼와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른 나라가 미국이었다.
미국을 서슴없이 ‘점령군’이라 표현한 것은 애교 수준이고, "성주 샤드는 한반도를 위한 것이 아니고 대중국 전략무기"라면서 철수하라고 종용했고, 중국에게 그 유명한 3불 정책 “한국에 추가 사드 배치 없고,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에 편입하지 않고, 한미일 군사동맹은 없다”고 맹세한 좌파 정부가, 이제 사드를 중동으로 재배치하자 “한반도 안보는 안중에도 없다”고 비아냥거린다. 아무리 그래도 좌파 입에서 할 말은 아닌 듯하다.
#호르무즈해협, #군함파견, #3불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