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지사는 왜 '어느 고등학교 나왔냐 묻지 말라' 했을까
저는 이제 머리를 깎을래야 깎을 머리도 없어요.
[최보식의언론=김선래 기자]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느냐? 그런 어려운 거는 묻지 마세요.”
김진태 강원지사가 15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도민과 함께하는 강원 도정보고회(원주권)’ 도중 이렇게 스스로 묻고 스스로 답했다.
원주권 도민 7,000여 명이 운집한 이날 도정보고회에서 김 지사를 대신해 잠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이종구 건설교통국장으로부터 마이크를 다시 돌려받은 다음이었다.
이 국장은 “저도 이곳 원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녀서 오늘 이 자리가 더욱 더 영광스럽다”며 “도내 주요 교통망사업에 대한 예타 등 평가가 모두 완료되었는데 8건 신청해서 8건 모두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이 국장의 보고에 대해 “역시 원주에서 고등학교 나온 분이 다르네”라고 운을 뗀 뒤 “어느 고등학교를 나왔느냐? 그런 어려운 거는 묻지 마세요"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면서 “나중에 감당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아마 이번 지방선거 경쟁자인 우상호 민주당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지방 선거에서는 특히 고등학교 '학연(學緣)'을 무시할 수없다.
춘천 출생의 김 지사는 춘천 소재 성수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그 뒤로 강원도 춘천에서 검사 생활도 하고 국회의원도 두번이나 했다.
반면 강원도 철원 출생 우상호 민주당 후보는 철원군 동송초등학교 재학 중 서울로 전학했다. 기록상으로는 서울 숭례초교를 졸업한 후 광운중와 용문고를 나왔다. 63년 인생 중 강원도에는 거의 연고가 없고 약 50년을 서울에서 보낸 셈이다.
이날 도정보고회는 2026년 도정 운영 방향인 ‘도민공감 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주요 정책과 현안을 도민에게 도지사가 직접 알리고 현장 목소리를 듣는 ‘소통 창구’로 마련됐다.
김 지사는 보고회에서 직접 PPT를 활용해 사업들을 보고하며, 감독 겸 주전 선수로 맹활약했다.
“도정 보고회라는 것도 하지 말라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렇게 우리가 열심히 하는 강원도정을 도민들에게 보고하는 게 맞겠습니까 안 하는 게 맞겠습니까? 이거를 하지 말라고 하지 말라고 법률안까지 내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 여기 와서 한번 보시라, 이렇게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김 지사는 원주권 도정 보고회에서 ‘상경 삭발 투쟁’ 끝에 국회 본회의 16일 국회 본회의 심사를 앞둔 ‘강원특별법 3차 개정’ 보고부터 시작했다.
김 지사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는 통합만 하면 돈을 20조씩 막 대주고 공공기관 이전을 우선적으로 배정해준다”며 “그런데 우리 강원도는 그런 것도 하나 없이 법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이래서 되겠습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내일 이 개정안을 심사한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만약 시간이 모자란다 하면서 다음으로 또 넘기면 그때는 우리가 또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며 “저는 이제 머리를 깎을래야 깎을 머리도 없어요. 그러니까 다 같이 또 몰려가서 궐기대회라도 해야 된다. 국회에서는 가는 말이 험해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이라는 말이 통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반도체와 바이오 등 120개 사업, 약 4조 원 규모의 7대 미래산업 투자 추진 상황도 보고했다.
현재 원주권에서는 12개 사업, 3000억 원 규모의 반도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강원도는 의료기기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또한 횡성 이모빌리티 산업, 영월 텅스텐 산업 재개발, 평창 그린바이오 산업을 육성해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원강수 원주시장에 따르면, 대학 진학이나 취직 등으로 인해 연초에는 보통 인구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 원주는 의료 특성화 사업 덕분에 몇 백명이 늘었다. 원 시장은 2026년에 원주시 인구가 총 수천 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예타 사업,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 등에 대한 도민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으로 마무리되었다.
이 자리에는 유상범·박정하 국회의원과 김시성 강원도의회 의장, 원강수 원주시장, 김명기 횡성군수, 최명서 영월군수, 심재국 평창군수,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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