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실버벨] 코로나 후유증 계속된다?

기대수명은 회복, 건강수명은 제자리

2026-03-14     박정원

[최보식의언론=박정원 객원논설위원(더시그넘하우스 연구소장)]

jtbc 화면 캡처

코로나 이후 기대수명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건강수명은 기대수명만큼 따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질병이나 장애‧정신건강 악화로 건강한 상태로 사는 기간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WHO는 불안‧우울 증가가 전 세계 건강수명을 6주 이상 깎아 먹었다고 2025년 보고서에서 별도로 지적했다. 

WHO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기대수명은 2019년 73.1세에서 2021년 71.4세로 1.7년 감소했고, 같은 기간 건강수명(Healthy Life Expectancy)은 63.5세→61.9세로 1.6년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둘 다 2012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수치로, 약 10년 동안 쌓아온 보건학적 성과가 단 2년 만에 사라진 셈이다. WHO도 “거의 10년의 진전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2000~2019년 동안 건강수명은 58.1세→63.5세로 꾸준히 증가했다. 다만 증가폭은 기대수명보다 작았다. WHO는 같은 기간 기대수명은 6.4년 늘었지만 건강수명은 5.3년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해명한다.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건강하지 않은 기간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가 일부 있었다는 지적이다. 

2019~2021년 사이에는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이 동시에 급락한다. WHO 기준으로 건강수명이 1.5년 감소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사망지표는 일부 회복하고 있으나 건강수명은 회복하고 있긴 하지만 매우 느리게 진전하고 있다고 WHO는 평가했다. 이에 대해 WHO는 건강수명은 사망뿐 아니라 장애‧만성질환‧정신건강‧롱코비드 영향을 함께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강수명이 기대수명만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WHO는 몇 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첫째, 정신건강 악화이다. WHO는 2025년 보고서에서 팬데믹과 연관된 불안‧우울 증가가 건강수명 감소에 직접 기여했다고 밝히고 있다. 기대수명은 사망이 줄면 빠르게 반등할 수 있지만, 정신건강 손상은 만성적인 기능 저하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롱코비드(long COVID) 영향이다. WHO는 감염자의 약 6%가 장기 후유증(post-COVID condition)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상태는 일상 활동, 노동, 사회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건강수명을 끌어내리는 전형적 요인이다. 

코로나는 2020년, 전 세계 사망 원인 3위, 2021년에는 2위를 기록하며 인류 수명을 직접적,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와 함께 코로나의 직간접 영향으로 암, 심혈관질환, 당뇨병 같은 비감염성 질환이 전체 사망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건강수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셋째, 만성질환 부담의 확대이다. WHO는 심혈관질환, 당뇨, 암 등 비감염성 질환(NCD)의 조기 사망이 다시 부담을 키우고 있고, 대기오염과 같은 위험 요인도 여전히 크다고 지적한다. 팬데믹 충격 위에 기존 만성질환 부담이 겹치는 구조라는 것이다. 

넷째, 보건 의료체계의 완전한 회복이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WHO는 필수 보건 서비스 회복이 아직 불완전하며, 보건 인력 부족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건강수명은 병원 접근성, 만성질환 관리, 재활, 정신건강 서비스와 연결되므로, 이런 상황의 지연은 건강수명 회복을 늦출 수밖에 없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노인들의 건강은 단순한 수명 문제가 아니라 신체 기능 저하, 만성질환의 복합화, 우울‧불안‧인지 저하, 감염 후 후유증, 사회적 고립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가 노인들의 실제 생활에 있어서도 ‘건강하지 못한 노후 기간’을 늘리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실을 여러 변수로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질병부담(GDB)는 최신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전 세계 수명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낙관한다. 하지만 비만이나 고혈압, 높은 체질량지수 등 대사성 위험 요인으로 인한 건강 손실이 2000년 이후 50%나 증가했다는 점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오래 살기는 하지만 병을 안고 사는 기간, 즉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이다. 

한국도 코로나 기간 중 기대수명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으나 건강수명은 감소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대사 질환 급증과 고령층의 건강 격차 해소를 줄이는 작업이 건강수명을 회복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27일부터 시행하는 통합돌봄이 그 핵심 과제의 첫 걸음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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