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지사, 직접 삽 들었다 ...지방의 '숨은 골칫거리'는 이것!

2030년까지 '강원도 빈집' 3천호 정비

2026-03-12     김선래 기자

[최보식의언론=김선래 기자]

사진 강원특별자치도 제공

“그래도 오늘은 이 집 숨 좀 쉬게 해줘야죠.”

김진태 강원지사가 삽을 들고 담벼락을 타고 올라갔던 넝쿨의 뿌리를 잡아 당겨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인부들과 함께 빈집 철거를 준비하는 ‘작업조’ 김 지사의 장갑에는 흙이 묻었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

12일 오전 김 지사가 도착한 곳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연봉리 소재 주택 1동. 약 20평 규모의 이 집은 1984년 신축돼 약 27년간 사용되었지만, 2011년 빈집이 되었다. 그 뒤로 15년째 방치돼왔다.

김 지사 팀의 작업이 진행될수록 집의 모습도 조금씩 드러났다. 덩굴에 가려져 있던 대문이 보였고, 마당 한쪽에 놓인 오래된 장독대와 깨진 화분도 모습을 드러냈다. 집은 여전히 낡았지만, 적어도 더 이상 덩굴에 완전히 감겨 있지는 않았다.

한 인부가 집 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 살던 집이라 생각하니까 괜히 마음이 좀 그렇네요.”

김 지사가 잠시 집을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렇게 정리하면 동네 분위기가 훨씬 밝아질 겁니다.”

이날 작업은 철거를 위한 준비 단계였다. 인부들이 넝쿨과 잡목을 정리하고 주변을 말끔히 다듬으면, 조만간 중장비가 들어와 집을 철거하게 된다. 그 자리에는 마을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공용 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근에 버스터미널, 학교, 중앙시장 등이 위치한 입지 여건을 고려해 결정했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스산했던 집터가, 앞으로는 주민들이 오가며 사용하는 공간으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작업을 잠시 멈춘 사이, 김 지사는 인부들과 둘러 서서 이야기를 나눴다. 장갑을 털며 김 지사가 말했다.

“빈집이 오래 방치되면 마을 분위기도 어두워집니다. 이렇게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동네가 훨씬 밝아질 겁니다. 이른바 ‘깨진 유리창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뉴욕에서 그랬듯이 건물에 깨진 유리창들이 방치되면 범죄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겁니다. 앞으로 방치된 빈집 정비로 '깨진 유리창'을 따뜻한 창으로 바꿔가겠습니다.”

막힌 숨통을 열어준 것일까. 잠깐의 작업인데도, 벌써 집과 주변 분위기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반집은 주거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의 '숨은 골칫거리'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제외하면 전국의 대부분이 '빈집' 문제에 직면해있다.

2024년 말 기준, 강원도 내 빈집은 2024년 말 기준 7,091호다. 전국 13만 4,000호 가운데 5.3%를 차지한다. 현재는 전국 6위 수준이지만 향후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빈집은 꾸준히 증가해 2040년에는 약 2만 호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김 지사는 빈집 철거 사전 작업에 앞서 ‘2026~2030 도() 빈집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김 지사는 “2030년까지 총 358억 원을 투입해 도내 빈집 7,091호 가운데 43%에 해당하는 3,050호를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라며 “도 중심의 ‘빈집 통합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도·민간 전문가·시군이 참여하는 ‘빈집관리 자문단’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부동산원과 협업하여 AI 기반 플랫폼 ‘빈집애(愛)’를 활용, 실시간 모니터링부터 민간 거래 활성화까지 행정이 직접 뒷받침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제적 정비를 통한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광역단위 최초로 빈집을 1~3등급으로 구분하는 정비 기준을 마련했다”며 “기존의 일률적 정비 방식에서 벗어나 ‘철거→활용→재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김 지사는 “지역소멸대응기금(광역)과 연계해 2027년부터 2030년까지 80억 원을 투입, 시군 실정에 맞는 빈집 활용 공모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강원형 활용 모델 발굴과 확산을 위해 원도심 빈집 밀집 구역을 재정비하는 노후지주거정비사업과 연계해 추진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민간기업과 협력한 재생사업을 통해 빈집을 창업 공간, 임대주택 등 지역 활력을 위한 거점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도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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