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단' '패가망신' 툭하면 대국민 협박에...'이재명 K-대통령' 환호?
대통령의 '시장 개입'은 무죄?...휘발유 가격 폭등에 ‘엄단’ 경고
[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 지역장 전무]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폭등과 관련해 “담합 가격조작은 대국민 중대범죄”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일부 기업들이 범법행위로 큰 돈을 벌며 국민에게 고통을 가하고도 정부 관리, 정치권과 유착해 무마하던 야만의 시대가 이제 끝났다는 사실을 아직 잘 모르는 거 같다”며 “그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국민 강경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슈가 생길 때마다 직접 X에 글을 올리며 대국민 강경발언을 이어왔다. 툭하면 "엄단"이니 "패가망신"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부동산 관련 해서도 수차례 강경발언을 올리면 정부 부처는 지시가 정당한지, 지시대로 수행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떻고, 국민은 어떤 댓가를 치를지에 대해 아무런 검증절차도 없이 대통령의 발언을 무조건 이행부터 하려 각종 대책을 발표하고있다. 표현을 좋게 해서 강경 발언이지 이해당사자들에게는 협박이나 다름이 없고 공포를 야기시킨다.
SNS로 형식은 바뀌었지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연일 협박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전두환 이후로 처음 겪는 것 같다. 전두환 때 TV 땡전뉴스 때 엄숙한 표정으로 TV에 나타나 툭하면 "엄단하겠다" 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 같다. 이승만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내가 어렸으니 잘 체감하지 못하겠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되는 대학시절부터 보면 그렇다.
현 정치 체제가 독재정권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국회가 야당을 무시하고 여당 독주로 법안을 밀어부치는 과정이나 대통령이 주요 사안에 대해 한마디 하면 정부에서 공청회라든가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고 무조건 시행부터 하는 모습을 보면 전두환 이후 가장 독선적 정권임은 틀림이 없다.
어제는 이대통령이 X에 글을 올리며 "대통령이 되고 집권세력이 되었다고 마음대로 다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될 것"이라고 했다..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언론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에게 하는 '경고'라고는 하던데 이 글을 접하고 한참 헷갈렸다. 이 말은 대통령 본인에게 했어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에 취임하고 대통령이 되었다고 야당과 협의없이 마음대로 했던 것은 정작 대통령 본인이었다. 정부 부처도 좋게 말하면 대통령 지시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졸속으로 처리한 것이다. 강압적 정책의 효과는 당장은 반짝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며 엄청난 부작용을 가져온다.
부동산만 해도 그렇다.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종부세 부과 대상을 공시가격 6억 원 초과(세대별 합산)로 대폭 강화할 때 조만간 부동산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부동산) 세금제도는 노무현 정권이 끝나도 안 바뀐다. 바꿀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현재 대책이 미흡하다면 보다 강력한 대책을 끊임없이 내놓겠다. 원상 회복”을 목표로 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 때 아파트가격은 90%이상 폭등했고 문재인 정권 때 역시 50-60%나 올랐고 서울 강남3구 일부아파트는 무려 90%이상 폭등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 조치는 '노무현 부동산 대책 3탄'이라고 말할 만큼 별차이가 없다. 이렇게 잘못된 신념에 비롯된 졸속정책은 당장은 반짝효과를 보지만 결국 반작용으로 가격이 몇 배나 폭등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 폭등현상도 마찬가지다. 주유소 일부, 아주 극소수는 그럴 수 있지만 대부분 주유소들은 매점매석하지 않는다. 공급업체가 비싸게 공급하니 그만큼 가격을 올렸을 뿐이다.
대통령 발언이 나오자 정부 관련 부처에서 주유소들의 가격에 대해 전수조사와 특별검사에 들어갔다는데 이게 무슨 행정력 낭비인가? 공급업체들의 휘발류 구매가격과 공급가격만 조사해도 답은 금방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에서 담합관련 수상한 동향을 감지해도 조사와 판정에만 몇개월이 걸린다. 휘발유 공급업체들을 제대로 조사도 안하고 "담합 가격조작"이라고 규정부터하니, 대통령이 '담합'이라고 하면 업체들은 그냥 담합한 것이 되는가? 기가 막힌다.
중동사태 이후 국제유가는 배럴 당 기존 80불에서 100불이 이미 넘어서고 있고 조만간에 120불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이 된다. 게다가 달러대 원화는 1490원을 넘어서며 당장 1500을 돌파할 기세다.
정유업체들의 원유가격 폭등에 원화폭락 요인까지 합하면 원가 인상 요인이 무려 30%가 넘는다. 하지만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중동사태 이전 리터당 1700원 중반에서 1900원이 됐을 뿐이다. 겨우 10% 안팍 인상됐다.
원유 구매 가격은 30%이상 올랐는데 주유소에서 소매 가격를 10%를 올렸다고 중대범죄니 부도덕한 기업 취급하고 정부가 특별조사를 하면. 정유업체와 주유소는 적자를 보고 판매하라는 것인가?
대통령의 발언에 많은 소상공인들이나 운전자들은 "역시 이재명 K-대통령"이라고 환호할지 모른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기업이란 부도덕하다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국민을 편가르기 하기 때문에 정치적이고 인기영합적 발언에 불과하다. 그리고 직면한 유가 급등이라는 문제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
일본은 국제 원유가격이 폭등해도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고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일본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약 13원 오른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140원 넘게 올랐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한국 70%, 일본 95%로 일본의 중동산 의존도가 더 크고, 그리고 한국 원화, 일본 엔화 모두 미국 달러 대비 약세여서 환율 영향도 비슷한데 한국 휘발유가격만 일본대비 10배나 상승했다..
이는 한국에는 투기심리가 크게 작동했고 일본은 정부의 보조금 정책 영향이 크다. 일본 정부는 국제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정유사에 직접 리터당 25엔(약 240원)의 보조금을 지급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갑자기 급등하는 것을 방지하고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국제 원유가격이 폭등해도 내일 당장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사재기등 소비자들의 투기적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주유소나 정유업체를 비난부터 할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유류세를 대폭 낮추고 중기적으로 호루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중동이 아닌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자흐스탄등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여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며칠 전 강훈식 비서실장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6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긴급 도입하기로 확정했다 자랑하던데, UAE가 한국에 보관 중인 공동 비축 물량 중 200만 배럴과 UAE 내 대체 항만에 있는 한국 국적 유조선(200만 배럴 규모)에 있는 원유부터 즉시 조치를 취하면 휘발유 가격 안정에 크게 도움이 된다. 소비자들에게 앞으로 휘발유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사재기같은 투기심리가 사라진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면 호루무즈 해협에 대해 통제가 들어갈 수 있고 곧바로 유가는 폭등한다. 유가가 폭등하면 대통령이 자랑하는 종합주가지수 6,000포인트의 주식시장이 바로 타격을 입어 무너진다.
이런 상황은 과거 수차례 반복되었던 역사적 사실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아는 간단한 상식인데 대통령과 유능한 인재들로 구성된 정부가 조만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것을 사전에 정말 예측 못했다면 말이 안된다. 몰랐다면 대통령의 외교안보, 경제라인이 직무유기했거나 무능한 것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미리미리 원유공급대책을 수립했어야 했다.
아마도 정부내 전문가들이 예측을 못한 것이 아니라 주가 환상에 취해 행복해 있는 대통령에게 자칫 찍힐까봐 감히 유가폭등이 오면 주가가 폭락하느니 등 예측에 대해 말을 꺼내지 못했을 것이다.
대통령 본인이 주변 참모나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일부터 저지르니 이런 일이 반복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윤석열 전 대통령이 독선적이고 비선정치 한다'고 비난했는데, 본인도 이미 윤석열의 길을 가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있다..
유가 폭등으로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 폭이 크니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부추김에 막판에 대출하여 반도체 열풍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손실은 어떻하나. 단기간에 종합지수 6,000 달성한 것은 대통령 지도력 덕분이고 주가폭락으로 며칠새에 1000포인트 가까이 빠진 것은 중동전쟁 탓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유가폭등 #휘발유가격 #에너지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