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수사 조작설', 그 엉성한 대본!...왜 또 튀어나왔나
이 대통령 "사건 조작은 살인보다 나쁜 짓"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더불어민주당은 4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명백한 조작”이라며 “검찰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공소를 즉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23년 수감 당시 지인과의 접견에서 ‘이 대통령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알려지자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 속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도 필리핀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4일 SNS에 김 전 회장 접견 발언에 대한 보도를 링크하고 “정의 실현을 하라고 국민이 맡긴 수사기소권으로 누군가를 죽이고 빼앗고 감금하기 위해 하는 증거 조작, 사건 조작은 일반 범죄자가 저지르는 강도나 납치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편집자)
4일 터져 나온 모 언론과 민주당, 청와대가 합작해서 상영 중인 '대북송금 수사 조작설'은 엉성한 대본 탓에 혼자 파안대소를 했다.
사실 그간 이 사건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들이 얼마나 뻔뻔하게 허공에 헛발질을 하고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그저 상식과 달력만 있으면 팩트 체크는 끝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그들이 들고나온 '스모킹 건' 녹취록의 치명적인 구멍이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구치소 면회에서 "이재명한테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라고 한 푸념을 두고 검찰의 조작 강요라고 우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투명하게 실종된 팩트가 있다.
애초에 이 사건은 단 한번도 '이재명이 돈을 받았는가'가 쟁점이었던 적이 없는 사건이다. 그러니 당연히 검찰의 조사기록 어디에도 김성태에게 "이재명에게 돈을 줬느냐"고 물어본 내용이 없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북한에 보낸 그 거액의 달러가 이재명 방북 대가냐 아니냐"였다.
비유하자면 축구 경기 중 심판이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는데 "나는 손으로 공을 만지지 않았다!"고 우기는 꼴이다. 한 번도 사건 내용에 포함된 적도 없고, 검찰 또한 묻지도 않은 질문을 자기들끼리 지어내서 '새도우 복싱'을 해놓고 "조작이다"라고 우기는 이 투명한 억지. 핀트가 나가도 한참 나갔다.
더 기가 막힌 건 시간적 개연성의 완벽한 증발이다. 그들이 무기로 내민 저 녹취의 시점은 2023년 3월 10일이다.
그런데 팩트를 확인해 보면, 김성태는 이미 그보다 한 달 전인 1월 말에 "북한에 보낸 돈은 이재명 방북 대가가 맞다"라고 깔끔하게 자백을 끝낸 상태였다. 조서에 지장 다 찍고 모든 걸 털어놓은 사람이, 한 달 뒤에 지인과 면회하면서 새삼스럽게 "자백을 할까 말까" 고민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
이미 결말 스포일러 다 뿌려놓고, 한 달 뒤에 "주인공이 죽을까 안 죽을까" 추리하는 척 발연기를 하는 꼴이다. 전체 맥락은 싹둑 자르고 자기들 방어 논리에 맞는 푸념 한 줄만 가위로 오려붙인 아주 조잡한 '타임라인 왜곡'이다.
이 사기극을 대중의 뇌리에 박아넣기 위해 그들은 반칙도 서슴지 않았다. 이 기사의 출처가 된 자료는 현재 진행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 증거 자료다.
법정 안에서 판사와 배심원 앞에서 치열하게 다퉈야 할 비공개 증거를 밖으로 빼돌린 뒤, 언론에 뿌렸다. 재판에서 정상적인 법리와 증거로 이길 능력이 없으니, 장외로 끌고 나와 일반 배심원들의 눈과 귀를 오염시키려는 전형적인 소음전이다.
이 우주적인 '쌩쇼'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대통령의 처신이다. 주가가 사상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고, 환율이 요동치고, 전 세계가 중동의 포화 속에 경제 위기를 논하는 지금이다.
그런데 일국의 대통령은 필리핀 순방까지 날아가서 짬을 내어 한다는 것이, 본인 재판 방어용 '기사'를 스마트폰으로 퍼나르며 "사건 조작은 살인보다 나쁜 짓"이라며 손수 리트윗을 하는 일이다. 거대한 폭풍우가 몰려오는데, 선장이라는 사람이 조타실을 비우고 방구석에서 자기 변호사한테 보낼 변명문이나 다듬고 있는 셈이다.
끝으로 다시 한번 쟁점을 요약해 주겠다. 쌍방울이 북한에 수십억 원의 달러를 보낸 건 빼도 박도 못 하는 팩트다. 그 거액을 '누구의 부탁으로, 왜' 보냈는가를 따져 묻는 법정에 서서, 뜬금없이 "쟤가 나한테 직접 돈 준 적은 없다잖아요!"라고 소리치며 뛰쳐나오는 꼴이다. 이 논점 이탈의 뻔뻔함은, 봉숭아 학당의 맹구조차 "아, 이건 좀..."이라며 손절할 만큼 민망하고 유치하다.
아래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가 ‘오마이뉴스’ 등 기사와 관련해 내놓은 입장문이다.
기사는 법무부 특별점검팀 조사 자료를 근거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검이 이재명 전 경기지사 기소를 위해 사건 관계자를 압박하였으며 그 주요 근거로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2023. 3. 10.경 지인과의 구치소 접견에서 “이재명한테 돈 줬다고, 그런게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는 점을 제목으로 하여 들고 있습니다.
박상용 검사 입장
○ 김성태 전 회장의 위 말은 불법대북송금 사건에 관련된 언급이 아니므로 허위 보도가 명백합니다.
1. 언급된 피의사실 자체가 다릅니다. 대북송금 사건의 피의사실은 ‘북한에 준 돈이 어떤 명목이었느냐’인 것으로 이재명 전 지사에게 돈을 주었는지 여부가 아닙니다. 대북송금 수사팀 검사 누구도 ‘이재명 전 지사에게 돈을 주었는지’ 여부를 질문한 사실이 없습니다.
2. 김성태 전 회장은 위 언급 1달여 전에 이미 대북송금 관련 자백을 했었고 그 입장이 유지되었으므로 그 외의 자백을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김 전 회장은 이미 2023. 1. 말경 북한에 송금한 돈이 ‘이재명 지사 방북대가 등의 명목’이라고 진술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2023. 3.경 아직 자백하지 않은 상황을 전제로 기사 제목과 같이 발언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 그 밖에 기사 내용 또한 대화 녹취 내용이 일방적으로 짜깁기된 것으로 허위·왜곡되어 있습니다. 만일 기사의 주장대로 조작수사의 정황이 명백하다면 현재 진행 중인 서울고검의 수사 시에 피의사실로 입건되거나 조사가 되었을 것인데, 그런 사실은 전혀 없었다는 점만 보아도 알 수가 있습니다.
○ 그럼에도 이러한 허위·왜곡된 기사만을 근거로 공소취소 등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 또한 기사의 근거가 된 법무부 특별점검팀 조사 자료는 현재 진행 중인 국민참여재판 사건의 증거자료가 무단 유출된 것으로, 이를 근거로 한 허위·왜곡된 보도는 예비배심원들에게 부당한 예단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이는 국민참여재판의 취지와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재판부로서는 국민참여재판 개시 결정 취소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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