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올라탄 개미들의 시뻘건 피눈물...주가 6000 사상누각

저들은 '거창한 악당'이 아니다

2026-03-05     최보식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jtbc 캡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신호탄으로 환율은 천장을 치고, 코스피가 하루아침에 바닥을 뚫었다.

빚을 내서 올라탄 개미들의 계좌가 시뻘건 피눈물로 녹아내리는 아비규환의 한복판이다. 그런데 정작 국정의 키를 쥔 청와대와 여당의 표정은 묘하게 평온하다. 당황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다음 정치적 시나리오의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공산이 크다.

애초에 그들이 자랑하던 '주가 6000 시대'는 비정상적인 펌프질이 만든 사상누각이었다.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을 땔감으로 던져 넣고, 지금 안 사면 벼락거지 된다며 대중의 탐욕과 공포를 자극해 억지로 끌어올린 거품이었다.

주식 판에 한 달만 굴러본 사람이라면 브레이크 없는 상승 뒤에 피비린내 나는 조정장이 올 것이란 건 다 아는 상식이다. 이란 전쟁은 그 거품을 터뜨릴 아주 핑계 좋은 방아쇠였을 뿐, 빚투 개미들이 반대매매로 청산당하는 이 잔인한 결말조차 그들의 계산기 안에 들어있던 상수였을 것이다.

이쯤에서 돗자리 펴고 뻔히 보이는 미래를 예측해 보면, 개미들의 비명 소리가 임계점을 넘으면, 그들은 즉각 전매특허인 남 탓을 시전 할 것이다. 경제 법안 통과에 소극적이었던 야당 탓에 시장이 무너졌다며 여론전을 펼칠 게 뻔하다. 민생 법안이 멈춰 선 진짜 이유가 실은 자기들끼리의 의견 차이 때문이었고, 본인들 보스를 구하기 위한 '사법 장악 3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광속으로 통과시켰던 뻔뻔한 기억은 슬그머니 지워버릴 것이다. 도박판을 직접 설계하고 판돈을 키운 타짜가, 판이 엎어지자 얌전히 앉아있던 구경꾼의 멱살을 잡는 기괴한 촌극이 벌어질 것이다.

조만간 이 작전의 하이라이트인 파산 직전의 국민들을 향해 던지는 무상 현금 살포가 다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조만간 그들은 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를 명분 삼아 재난지원금과 지역화폐 카드를 꺼내 들 것이다. 물가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지식인이나 야당이 반대하면, 즉시 "저 기득권 세력이 힘든 서민들의 돈줄을 끊고 있다"며 맹렬하게 악마화 스위치를 누를 것이다.

이 지점에서 가장 서늘하고 웃픈 코미디가 연출된다. 자본주의의 병폐를 타파하겠다며 낡은 이념에 빠져 공동체 생활을 운운하던 NL 출신들이, 이제는 권력에 기생하며 지자체 세금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먹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자본주의를 그토록 혐오한다던 자들이 국민 혈세 앞에서는 누구보다 돈에 환장한 자본주의적 식탐을 보여주며 대중을 선동하는 꼴이라니, 지켜보는 사람의 평형감각이 흔들릴 지경이다.

물론 그들의 악마화 기술은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하지만 맹목적인 극렬 지지층을 넘어 대다수 국민까지 그 알량한 선동에 다시 속아 넘어갈지는 의문이다. 돈을 뿌리면 당장 줍기야 하겠지만, 대중의 속마음은 이미 "애초에 우리 세금으로 빚잔치 좀 그만하라"는 차가운 냉소로 굳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모든 사태가 대중을 통제하기 위한 그들의 천재적인 마스터플랜이라고 두려워한다. 하지만 너무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그들이 진짜 그 정도로 똑똑하고 치밀한 설계자들이었다면, 애초에 사법 리스크가 턱밑까지 찰랑거리는 흠집투성이 인물 하나로 국가 권력을 독점하려는 멍청한 도박 자체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거창한 악당'이 아니다. 그저 뒷일은 생각 안 하고 대충 수습하며 살아가는, 아주 게으르고 운 좋은 투기꾼들일 뿐이다.

다만 이 뻔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않길 기도하는 의미로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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