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자리' 받았다는 이유로...양쪽에서 두들겨맞는 이병태
보수는 일종의 배신감으로, 진보는 그의 과거 전력을 문제삼아
[최보식의언론=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
이재명 정부의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위촉된 보수논객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적격'의 자리에 간 것으로 본지는 평가한다. 하지만 그는 일부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보수는 일종의 배신감으로, 진보는 그의 과거 전력을 문제삼아 때리고 있다.
이 교수는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 발표가 있은 날 "진심 어린 이해와 용서를 구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한겨레신문은 3월 2일 자에서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에 대해 "과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경제 책사’로 불려온 보수 인사"라며 "이 전 교수는 '친일은 당연한 것이고 정상적인 것이다. 반일이 반대로 비정상'이라고 말하거나, 세월호 참사 추모 행사를 '이 사회의 천박함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래의 글을 올렸다. (편집자)
저는 최근 저의 과거 발언들에 대해 성찰하며,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올린 바 있습니다. 수많은 글과 방송을 통해 쌓인 저의 발언들이 비판의 대상이 될 때, 그 맥락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는 포괄적인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부 매체와 진영에서 저를 ‘친일하자고 주장하는 역사부정론자’ 혹은 ‘극우 인사’로 낙인찍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관계의 바로잡음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글을 씁니다.
1. 문제의 발언은 ‘역사’가 아닌 ‘현재의 외교 전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해당 발언은 2019년, 일본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던 시점에 나온 것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선동적이고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국익을 위한 냉정한 외교적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 ‘친일’은 고립된 단어가 아닌 ‘국제적 협력’의 비유였습니다.
저는 당시 “우리가 미국, 영국, 독일과 친하게 지내며 국익을 도모하듯(친미, 친영, 친독), 이웃 나라인 일본과도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친일(親日)’의 자세가 정상적인 국익 추구다”라고 발언했습니다. 이는 과거사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발언이었습니다.
3. 언론의 왜곡 보도와 반론권 부재가 낙인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특정 언론은 앞뒤 맥락을 모두 생략한 채 “친일하자”는 단어만을 부각하여 보도했습니다. 저의 해명이나 반론권 요구는 수용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저는 ‘악마의 편집’에 의한 인격 살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제가 정치나 공직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면 당연히 언론중재와 소송을 했어야할 사안이었습니다.
4. 어휘 선택의 미숙함은 반성하나, ‘친일파’ 낙인은 거부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친일’이라는 단어가 가진 역사적 무게와 금기어로서의 성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저의 사려 깊지 못한 어휘 선택에 대해서는 겸허히 반성합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저를 역사부정론자로 매도하는 것은 학자로서의 삶 전체를 부정하는 일입니다.
저는 사회과학도로서 증거와 사실을 기반으로 왜곡된 역사와 진실의 경계를 늘 의심하고 탐색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제국주의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은 적이 없습니다. 자유주의자인 제가 그 어떤 나라의 제국주의를 옹호하겠습니까? 제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강대국들의 제국주의 행태에 대해 강한 비판적 견해를 갖고 있다는 점은 제 글들을 읽으신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제국주의는 현대에와서야 인류가 극복한 야만의 역사입니다.
다만 과거 제국주의 일본과 현재의 일본을 구분해서, 국교 정상화 이후 모든 정부가 견지해온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가 대한민국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건전한 비판은 달게 받겠으나, 언론의 기본적 규범을 크게 이탈해서 선정적으로 왜곡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인신공격성, 인격살해성의 낙인찍기는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막말논란 #보수정치 #인사검증 #규제합리화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