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생명 언급한 '반미(反美)' 규탄 성명서에 빠진 바로 이것?
무참히 도살당한 수만 명의 '이란 국민들에 대한 애도'는 단 한 줄도 적혀 있지 않기 때문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폭사했다.
중동의 거대한 신정 독재 체제가 하룻밤 새 잿더미가 된 이 사태를 두고, 좌파 진영과 중국, 러시아, 북한을 비롯한 이른바 '레드팀'이 일제히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그들은 "명백한 주권 침해다", "제국주의의 불법 공격이다", "국제법 위반이다"라며 핏대를 세우고 거품을 문다.
하지만 이들의 분노에 찬 규탄 성명서를 읽으며 기괴한 이질감을 느낀다. 그토록 인권과 생명을 중시한다는 분들의 호소문 그 어디에도, 정작 하메네이 정권 치하에서 무참히 도살당한 수만 명의 '이란 국민들에 대한 애도'는 단 한 줄도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곗바늘을 조금만 뒤로 돌려보자.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물두 살 여대생을 때려죽이고, 빵을 달라고 거리로 나온 시민들을 향해 군대가 기관총을 난사해 수천 명의 피가 테헤란 거리를 적셨을 때, 이 땅의 인권과 평화를 부르짖던 진보 단체들은 무엇을 했나?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꿀 먹은 벙어리처럼 침묵했다.
그들의 예민한 인권 센서는 오직 '미국이 방아쇠를 당겼을 때'만 선택적으로 켜진다. 반미(反美)라는 낡은 종교에 심취해, 자국민을 학살하는 잔혹한 독재자를 '미 제국주의에 맞서는 고독한 투사'로 포장해 온 이 역겨운 이중잣대가 바로 그들의 민낯이다.
트럼프가 전쟁이 아니라 '작전'이라며 의회의 비준을 피한 것처럼 꼼수로 지 멋대로 규칙 신경 안 쓰는 놈이라 욕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똘기 아니면 무려 40년 가까이 신정통치를 해오고 국민을 억압한 저런 악당을 해결할 사람이 그간 이 세상에 단 한명이라도 있었나.
우리가 그토록 맹신하던 고상한 국제 질서와 평화 협정이라는 것은, 결국 독재자들이 외부의 간섭 없이 자국민을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억압하고 학살할 수 있도록 둘러친 '보호막'에 불과하지 않았나?.
소위 선(善)이라는 세력이 규칙과 절차라는 핑계 뒤에 숨어 악(惡)의 만행을 방관할 때, 희망은 대체 어디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 무기력한 희생과 기다림에 대중은 인내심을 잃는다. 그들은 차라리 규칙 따위는 가볍게 씹어 삼키고 악당의 숨통을 물리적으로 끊어버리는 '더 압도적인 깡패'의 등장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진보 세력은 국제법을 들먹이며 미국의 공습을 야만이라 욕하지만, 당신들의 그 선택적 분노야말로 진짜 야만이다. 당신들이 지금 애도하고 있는 것은 파괴된 중동의 평화가 아니다. 그저 '미국 욕하기'라는 취미 생활을 함께 공유하던 늙은 독재자의 죽음이 아쉬울 뿐이다. 슬프면 그냥 솔직하게 울어라. '인권 투사 코스프레'는 그쯤 해두고.
잠시라도 읽기 짜증나서 진보당 논평은 사진으로도 안 퍼 올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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