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야방성대곡, 사법부를 향한 통곡'...윤상현의 불편한(?) 격문

강산은 의연하되 공화의 숨결은 미약하도다. 이를 보고도 통곡하지 아니할 자, 그 누구이랴

2026-03-03     김선래 기자

[최보식의언론=김선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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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와 공화, 두 정신이 천신만고 끝에 합쳐져 비로소 이 땅에 세운 나라가 곧 대한민국이거늘, 오늘 이 땅의 공화를 허무는 몽매한 집권세력은 그 터전을 스스로 허물고 있도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금일야방성대곡, 사법부를 향한 통곡'이라는 제목의 글을 SNS에 올렸다. 민주당의 '사법 3법' 통과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여과없이 토로한 것이다. 

윤 의원은 "슬프다, 오늘의 대한민국이여. 밤은 고요하되 민주의 기둥은 흔들리고, 강산은 의연하되 공화의 숨결은 미약하도다. 이를 보고도 통곡하지 아니할 자, 그 누구이랴"로 시작했다.

이어 "민주라 일컬었거늘 그 이름은 도리어 민주를 베는 칼이 되었고, 공화라 외쳤거늘 그 정신은 이미 자취를 감추었으며, 자유를 부르짖었거늘 그것이 짓밟혀 피 흘리며 신음하도다"라고 했다.

글솜씨도 좋고 내용도 맞다. 그런데 이런 파국적 상황을 불러온 책임을 따지면 윤 의원은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치인 중 한명이 아닐까.

윤 의원은 가장 앞장서서 윤석열의 망상적인 비상계엄을 옹호했고 윤의 '분신'처럼 행동했다. 그는 체포 상황에 몰렸던 윤 전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로 그를 불러 상의하기도 했다. 윤어게인론과 부정선거론자인 전한길을 처음으로 국회 기자회견에 불러들인 당사자이기도 했다. 이때만 해도 그는 당시 보수 아스팔트 세력 중에서 윤상현 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자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갑자기 변신해(?) 지난달 초 옥중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역사적인 결자해지를 해달라는 취지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달 15일 자신의 SNS에서 "국힘당과 보수는 2.3비상계엄에 대한 형식적 사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고, 얼마 뒤에는 '윤상현의 참회록...제 탓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윤 의원의 이런 말을 계속 듣고 있으면 뭔가 불편한 느낌이다. 말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진퇴를 보여주면 되지 않는가.

아래는  윤상현 의원의 SNS 글 전문이다. 여러분의 판단은 어떤가? 

<금일야방성대곡, 사법부를 향한 통곡>

슬프다, 오늘의 대한민국이여.

밤은 고요하되 민주의 기둥은 흔들리고,

강산은 의연하되 공화의 숨결은 미약하도다.

이를 보고도 통곡하지 아니할 자, 그 누구이랴.

피와 눈물, 굶주림과 죽음의 골짜기를 지나

겨우겨우 하나로 모여 세운 나라가 아니던가.

민주와 공화, 두 정신이 천신만고 끝에 합쳐져

비로소 이 땅에 세운 나라가 곧 대한민국이거늘,

오늘 이 땅의 공화를 허무는 몽매한 집권세력은 그 터전을 스스로 허물고 있도다.

민주라 일컬었거늘 그 이름은 도리어 민주를 베는 칼이 되었고,

공화라 외쳤거늘 그 정신은 이미 자취를 감추었으며,

자유를 부르짖었거늘 그것이 짓밟혀 피 흘리며 신음하도다.

입법은 수의 횡포로 정의를 재단하고,

사법은 권세의 눈치를 살피며 굽어들고,

행정은 충성의 대상을 국민이 아닌 진영에 두니,

입법사법행정 서로를 견제하여 국민의 자유를 지키라 세운 국가의 뼈대가

이미 휘어지고 부러져 쓰러질 지경이로다.

아, 통탄할지어다.

“민주”는 껍데기만 남았고,

“공화”는 형해만 남았으며,

“자유”는 짓밟혀 땅에 쓰러졌도다.

국민은 말하기를 두려워하고,

양심은 스스로를 검열하며,

칼이 없어도 입을 닫는 세상이 되었으니

이는 겉은 번듯하되 속은 병든 나라가 아니고 무엇이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어찌 남의 탓만 하랴.

본인 또한 이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도다.

“우리 모두 죄인”이라 한 말은

미사여구도 아니요, 허울 좋은 수사도 아니로다.

보수 정치의 책임이요,

자유를 말하던 이들의 책임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진영 모두의 책임이로다.

자유를 외쳤으되 스스로를 더 엄격히 세우지 못하였고,

원칙을 말하였으되 권력 앞에 더 단단히 서지 못하였도다.

그 허물이 쌓이고 쌓여

오늘의 위기를 불러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통곡만 하고 멈출 수는 없도다.

이제 남은 길은 하나뿐이라.

국민이 깨어나 일어서는 길뿐이로다.

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세운 민주공화국을

지키지 못한 죄과를

저 자신에게, 우리 모두에게 돌려

뼈를 깎는 참회로 다시 일어서야 하리라.

권력자만을 탓할 일이 아니요,

제도만을 원망할 일이 아니니,

골목과 시장과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무너진 공화의 기초를 다시 세울지어다.

슬프다 하나 아직은 늦지 아니하였도다.

우리 국민 모두가 깨어 있다면

나라는 다시 설 것이요,

자유는 다시 숨을 찾을 것이며,

공화의 기둥은 다시 굳건히 서리라.

이에 통곡하며 맹세하노라.

두려움보다 양심을 택하고,

안일보다 책임을 택하며,

침묵보다 행동을 택하겠노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

이 한 문장을 글자가 아닌 삶으로 새기지 아니하면

어찌 후손 앞에 얼굴을 들 수 있으랴.

통곡하노라.

그러나 절망하지 아니하노라.

오늘 우리가 다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지 아니하면

훗날 역사 앞에 설 자리조차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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