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1시간 48분 국정연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것!
CNN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긍정적
[최보식의언론=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예비역 육군준장)]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미 의회애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했다. 연설 시간은 장장 1시간48분이었다. 이는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세운 1시간 28분의 국정연설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연설 뒤 CNN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가 트럼프 대통령 정책에 긍정 반응을 나타냈다. (편집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미국은 돌아왔고, 지금이 황금기다."
그는 취임 1년 만에 인플레이션 억제, 불법 이민 통제, 국경 안정, 에너지 가격 하락, 주가 상승을 이뤘다고 자화자찬 평가했다. 특히 펜타닐 유입 56% 감소,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물가상승률인 근원(Core)인플레이션 1.7% 하락, 휘발유 가격 안정 등을 제시하며 "적들이 두려워하고 미국은 다시 존중받는다"고 했다.
여기서 유럽과 세계 각국으로부터 존중받는다는 평가는 조금 오버한 판단이다. 개인이나 국가나 자기가 베풀어야 진정한 존중을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 수치는 정치적 메시지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안정은 연준 통화정책, 글로벌 공급망 정상화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았다"는 주장 역시 학계와 시장에서는 논쟁을 유발하는 요소이다.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도 불구하고 무역법 122·301조, 무역확장법 232조를 동원해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선언은, 경제정책을 '법적 공방'이 아닌 '정치적 결단'의 영역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만약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지 못했다면 탄핵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이번 국정연설은 250주년 독립기념일을 앞둔 '상징 정치'의 성격도 강하다. 국가적 자긍심을 결집하고, 경제·이민·안보를 하나의 "강한 미국 재건"으로 묶어 재선 이후 정치적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외교·안보 부분에서 트럼프는 "힘을 통한 평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란 핵에 대해 "절대 불허"를 천명하며, '미드나잇 해머' 작전으로 핵 프로그램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또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 작전에 델타포스를 투입해 "세계 군사사상 가장 화려한 작전"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미드나잇 해머작전으로 핵을 파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웃거리는 전문가들이 많이 있고, 이번 이란 해역에 항모 포드호와 링컨호을 보낸 것을 보면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는 단순한 군사 성과 과시가 아니다. 미국의 억제력 복원과 동맹 결속을 겨냥한 신호다. 특히 중국·러시아를 의식한 전략적 메시지가 짙다.
민주당의 애비게일 스팬버거 주지사는 "중국에 굴복하고 러시아에 머리를 숙였다"고 비판했지만, 트럼프의 기조는 오히려 경제·군사 수단을 동시에 동원하는 강압적 현실주의에 가깝다. 중국에 굴복했다기보다는 중국을 압박하고 푸틴과 같은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지도자를 좋아하고 닮고 싶어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해야 정확하다.
문제는 이 노선이 국제질서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란 긴장 고조, 대중 관세 강화, 러시아와의 복합적 경쟁·거래 전략은 모두 불확실성 프리미엄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은 세 갈래다.
첫째, 관세 유지 및 확대는 한국 수출에 직접적 압박이 된다. 철강·자동차·배터리·반도체는 232조 및 301조의 잠재적 대상이다. 미국이 관세를 "소득세 대체 수단"으로 인식한다면 보호무역은 구조화된다. 이는 한국 기업의 현지 투자 확대를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진행 중인 미국 내 생산기지 확대가 전략적 필수 사안이 될 수 있다.
둘째, 에너지 가격 안정과 인플레이션 둔화는 단기적으로 한국 물가 안정에 긍정적이다. 달러 강세가 완화된다면 외환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 그러나 관세 강화가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구조적 부담이다.
셋째, 미·중 전략경쟁 심화다. 트럼프는 중국을 공개적으로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한다. 한국은 반도체·배터리 공급망에서 미국 편에 더 깊이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안보적 안정성을 높이지만, 중국 시장 의존도 조정이라는 비용을 수반한다.
안보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미군은 지구상 최강"이라는 선언이다. 이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요소다. 이란 사례처럼 선제적 타격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지도자는 북한에도 강한 신호를 준다. 김정은이 큰소리를 치고 심심하면 동해안으로 미사일을 쏘아대는 이유는 자기를 무시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사표시이다. 미국의 힘을 모르는 김정은이 아닌데 자기 죽을 자리를 팔 것은 아니다. 도발하면 한반도에서 가장 잃을 게 많은 인간이 김정은이다.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과 동맹 기여 확대 요구는 재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식 동맹관은 "공짜 안보는 없다"는 계산적 접근이다. 한국은 경제력 대비 기여도를 높이라는 압박을 받을 수 있고 이 점은 변함이 없다.
또 하나의 변수는 대만 유사시다. 트럼프의 대중 강경 노선이 현실화될 경우,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는 다시 부상한다. 이는 한국의 외교적 공간을 좁힐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어제 저녁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이 국방부를 향해 준비태세에 관한 일은 사과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훈련 여부를 통보했는데 윗선에 보고가 늦은 한국 안보라인의 시스템에 대한 유감 표명은 사과가 아니고 '한심함'을 표현하는 질책이다.
이번 연설은 성과 보고라기보다 전략적 선언문이다. 관세, 국경, 군사력, 에너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미국 중심 질서 재구축"을 천명했다. 한국에게 이는 단순한 외교 뉴스가 아니다. 경제적으로는 현지화·공급망 재편의 가속화, 안보적으로는 확장억제 강화와 동맹 비용 증가, 전략적으로는 미·중 사이에서 선택 압박 심화가 강해질 것이다.
결국 핵심은 준비다. 미국의 황금기가 진짜인지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그 황금기 서사 속에서 한국이 능동적 파트너가 될 것인가, 비용만 부담하는 주변국이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
지금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이 필요하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우남 이승만이 볼때 오늘의 한국을 대견하게 생각할 듯하다. 미국이 상호방위라고 했을 때 코웃음쳤겠지만 그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정치권 개혁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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