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충성파' 의원들이여, 칼을 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민생은 굼벵이, 복수는 KTX… 국회의 '선택적 속도전'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국회가 일을 안 한다", "입법이 늦다"며 입버릇처럼 징징대던 청와대의 푸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보라. 정적을 죽이거나 정치적 이득을 챙기는 법안 앞에서는 국회의 시계가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게 돌아간다. 민생 법안은 굼벵이처럼 기어가는데, '내란· 외환죄 대통령 사면 금지법' 같은 청부 입법은 KTX보다 빠르게 국회 법사소위 문턱을 넘었다. 국민이 그 앓는 소리에 콧방귀도 뀌지 않는 이유다.
이 법안의 속내는 투명하다 못해 촌스럽다. '내란·외환죄'라는 거창한 명분을 달았지만, 실상은 "윤석열은 절대 못 나오게 영원히 가둬두겠다"는 사적인 복수심을 법 조문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특정 인물을 겨냥한 '처분적 법률'이자,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안 사면권까지 입맛대로 난도질하겠다는 입법 독재의 결정판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소름 끼치는 '부메랑' 효과다.
전날 지귀연 재판장이 내린 "대통령 재직 중에도 수사는 가능하다"는 판결 해석과, 이날 강행한 '사면 금지법'이 앞으로 과연 어떤 화학 반응을 일으킬까?
민주당은 지금 전임자를 가두기 위해 감옥의 쇠창살을 이중 삼중으로 용접하고 있지만, 굳이 헤겔의 변증법까지 들고오지 않더라도 역사의 아이러니는 그 창살 안에 갇힐 다음 타자가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는 데 있다. 수많은 사법 리스크와 혐의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현 대통령에게, 이 법은 훗날 자신을 옥죄어올 '퇴로 없는 감옥'을 스스로 건설하는 자살골이 될 공산도 없지 않다.
자신들이 만든 법의 덫에 자신들이 걸려 넘어지는 꼴만큼 우스운 희극은 없다. 열심히 만들어라. 그 '사면 없는 지옥'의 입주자가 되어, 본인이 만든 법의 엄중함을 몸소 체험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칼을 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그 날카로운 칼끝이 회전하여 언제 내 목을 겨눌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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