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생일 앞둔 앤드루 前왕자 체포·석방… 법의 심판대에 선 왕실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국힘당이 요구받는 '절연(絶緣)'은 이런 게 아닐까?
[최보식의언론=박선영 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
영국 왕 찰스 3세의 동생인 앤드류 전(前) 왕자가 20일 경찰에 전격 체포돼 조사받은 뒤 새벽에 풀려났다고 BBC, CNN 등 외신이 일제히 톱으로 보도했다.
이날은 앤드류 전(前) 왕자의 66번째 생일. 그러니 생일 전날 성범죄자 앱스타인 사건에 연루된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었다가 11시간의 조사 끝에 풀려난 것이다.
형인 영국 국왕 찰스 3세는 "완전하고 공정한 적법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당국에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앤드류의 거처를 수색한 뒤다.
앤드류의 거처는 형인 찰스 명의의 저택이다. 언론은 '왕실이 앤드루 체포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형법상 '공무상 부정행위' 혐의는 최대 종신형까지 가능한 중범죄다.
앤드류는 2019년, 엡슈타인을 통해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터진 뒤 곧바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영국 정부는 21일 앤드류의 왕위 계승 순위(8위)에서 제외하기 위한 법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형인 찰스 3세가 즉위하면서 앤드류는 왕자 작위와 모든 훈장이 박탈됐고, 영국 왕실 가계도에서도 이름이 삭제되는 등 왕실 일원으로서의 자격을 완전히 잃고 이름도 앤드류 윈저 Andrew Mountbatten-Windsor로 바꾸었다.
요즘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국힘당이 요구받는 '절연(絶緣)', 관계를 완전히 끓어낸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
앱스타인과 연류됐던 前 주미 영국 대사 피터 만델슨(Peter Mandelson)도 대사직에서 즉각 잘렸다. 노동당에서도 제명됐고. 상원 의원직에서는 본인이 물러났다. 만델슨도 역시 수사를 받고 있다.
모든 것은 깔끔하게 진행되고 있다. 질척거리지 않고.
1215년,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로부터 형성된 법의 지배(Rule of Law), 그 천년의 전통이 부럽다.
다음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19일 자 ‘What Andrew Mountbatten-Windsor's arrest means for the monarchy’(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의 체포가 영국 왕실에 의미하는 것)라는 제목의 기사 전문이다. (편집자)
그는 한때 왕자였다. 그 다음에는 단지 앤드루 마운트배튼-윈저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의 체포를 알리는 성명에서 템스밸리 경찰은 그를 “노퍽 출신의 60대 남성”이라고 묘사했다.
경찰은 2월 19일 오전 8시쯤, 노퍽에 있는 국왕의 샌드링엄 사유지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마운트배튼-윈저를 체포했다. 그는 윈저의 로열 로지에서 퇴거당한 뒤 이곳에서 거주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공직에서의 부정행위 혐의”로 구금돼 있다. 이는 최근 공개된 앱스타인 파일의 최신 분량에 포함된 문서들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해당 문서들은 당시 영국 무역 특사였던 앤드루 왕자가 금융가이자 유죄 판결을 받은 아동 성범죄자인 제프리 앱스타인에게 기밀 서류를 전달한 것으로 보이게 한다. 무역 특사들은 통상적으로 '공적 비밀법(Official Secrets Act)'의 보호를 받는 문서를 제공받으며, 이를 비밀로 유지할 의무가 있다.
그의 체포는 전례를 거의 찾기 힘들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외동딸인 앤 공주는 2002년 왕실 일원으로서는 처음으로 형사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녀의 개가 윈저 그레이트 파크에서 두 아이를 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체포되지는 않았고, 소액의 벌금만 냈다.
군주의 자녀가 공식적으로 체포된 마지막 사례는 1685년이었다. 다만 당시 체포된 몬머스 공작 제임스 스콧은 찰스 2세의 사생아로, 마운트배튼-윈저와 달리 왕위 계승 서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왕족 가운데 마지막으로 실제 구금된 인물은 그의 조부였다. 의회파가 찰스 1세를 전쟁에서 패배시키고, 폭정과 반역 혐의로 기소한 뒤 1649년, 다우닝가 바로 건너편에서 그를 처형했다.
마운트배튼-윈저가 기소되더라도 그런 운명을 맞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중형에 직면할 수 있다. 공직 부정행위는 유죄 입증이 매우 까다로운 범죄로, 지금까지 고위 공직자가 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없다. 그러나 법정 최고형은 무기징역이다. 마운트배튼-윈저는 앱스타인과 관련된 모든 불법 행위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한편으로 그의 체포는 건강한 정치공동체의 신호이기도 하다. 앱스타인 파일에 연루된 미국의 유력 인사들 가운데 아직 체포된 이는 없다.
영국 왕실 역시 에드워드 8세부터 조지 4세에 이르기까지 과거에는 비행에 대해 법적 책임을 피해온 전력이 있다. 적어도 이제 영국의 사법 체계는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럼에도 왕실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더 치명적인 보도가 이어질 수도 있다. 경찰은 앱스타인이 마운트배튼-윈저와의 성관계를 위해 한 여성을 윈저성으로 인신매매했다는 의혹을 수사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의 보좌진과 경호 인력이 앱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고, 이를 어떻게 묵인하거나 도왔는지도 조사 대상이 될 것이다.
심지어 고(故) 엘리자베스 여왕 역시 비판을 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여왕은 마운트배튼-윈저가 버지니아 주프리(앱스타인이 강제로 성관계를 맺게 했다고 주장한 인물)와의 민사 소송을 합의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700만 파운드(870만 달러)를 빌려준 것으로 전한다.
공화주의자들은 이번 스캔들이 왕실 자체의 붕괴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화국 운동 단체 ‘리퍼블릭’의 대표 그레이엄 스미스는 마운트배튼-윈저의 체포가 “왕실 전체를 위협한다”고 말한다. 이는 다소 과한 주장일 수 있지만, 제도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킬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찰스 3세 국왕은 신속히 “법은 그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밝히며 수사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를 약속했다. 제도 전반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사상 최저 수준인 시점에서, 이번 체포는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키어 스타머 총리의 약속을 확인하며 일정 부분 신뢰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태가 훨씬 더 나쁜 방향으로 번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기사 원문>
First he was a prince. Then he was simply Andrew Mountbatten-Windsor. Today he was described by Thames Valley Police, in a statement announcing his arrest, as "a man in his sixties from Norfolk".
Police detained Mr Mountbatten-Windsor at around 8am on February 19th during a raid on the king's Sandringham estate in Norfolk, where he has been living since being ejected from Royal Lodge in Windsor. According to the police, he is being held "on suspicion of misconduct in public office". That may refer to documents from the latest tranche of the Epstein files, which appeared to show that Prince Andrew, as he then was, passed confidential documents during his time as Britain's trade envoy to Jeffrey Epstein, a financier and convicted child-sex offender. Trade envoys are regularly provided with documents protected by the Official Secrets Act, and they are charged with keeping them confidential.
His arrest is almost without precedent. Princess Anne, Queen Elizabeth II's only daughter, was the first member of the House of Windsor to be convicted of a criminal offence in 2002. Her dog had bitten two children in Windsor Great Park. But she was never arrested, and paid only a small fine. The last time the child of a monarch was formally arrested was in 1685. But James Scott, the first duke of Monmouth, was an illegitimate son of Charles II and thus, unlike Mr Mountbatten-Windsor, never in the line of succession. Scott's grandfather was the last proper royal to be detained: the Parliamentarians defeated Charles I in war, charged him with tyranny and treason and beheaded him in 1649, just across the road from Downing Street.
Although Mr Mountbatten-Windsor will be spared such a fate if he is charged, he could still face a serious sentence. Misconduct in public office is a notoriously difficult offence on which to convict-no high-level public official has ever received such a conviction-but the maximum sentence is life imprisonment. Mr Mountbatten-Windsor has consistently denied wrongdoing in relation to Epstein.
In one sense, Mr Mountbatten-Windsor's arrest is a sign of a healthy polity. None of the powerful Americans implicated in the Epstein files has yet been arrested. Britain's royals, from Edward VIII to George IV, have previously evaded legal repercussions for their misbehaviour. Britain's justice system at least now appears to be doing its job.
The monarchy will nevertheless suffer. There could be more damaging reports to come. Police are assessing whether to investigate allegations that Epstein trafficked a woman to the Windsor Castle estate for sex with Mr Mountbatten-Windsor. How much his aides and protection officers knew about, and enabled, his relationship with Epstein will now be scrutinised. Even the late queen, who reportedly loaned Mr Mountbatten-Windsor £7m ($8.7m) to help settle his civil case against Virginia Giuffre (who claimed that Epstein forced her to have sex with Mr Mountbatten-Windsor), may not escape criticism.
Republicans hope that the scandal will lead to the collapse of the crown itself. Graham Smith, the chief executive of Republic, a campaign group, says Mr Mountbatten-Windsor's arrest "threatens the whole monarchy". That is ambitious, even if it is a chance to erode support for the institution. King Charles III has moved quickly to declare that "the law must take its course" and promised "wholehearted support and co-operation" with the investigation. At a time when public trust in institutions is at an all-time low, the arrest of Mr Mountbatten-Windsor might begin to restore some confidence, affirming Sir Keir Starmer's promise that "nobody is above the law". It might also spiral into something much wo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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