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에게 물어보자...식당 간판 바꾼다고 '맛집'이 되나

前 삼성임원의 직격

2026-02-20     최보식

[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 지역장 전무]

채널A 뉴스 캡처

필자가 마케팅 전공이지만 마케팅에서 가장 어려운 분야가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브랜드를 재구축하는 일은 소비자의 브랜드에 대한 고정인식을 통째로 바꿔줘야 하므로 오랜시간과 많은 비용이 든다. 새로운 브랜드 구축과정도 성공확율이 낮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필자가 삼성전자 출신이니 삼성브랜드를 예로 들어보자. 

필자가 삼성전자에 입사한 계기가 있다. 1985년도 캐나다에서 공부할 때 삼성TV가 제대로 된 제품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백화점의 TV 매대에 전시되지 못하고 다른 제품군 쪽에 판촉용으로 박스째 쌓아 놨는데 그나마 사람이 찾지않아 박스에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20인치 TV가격이 소니 14인치 TV가격보다 훨씬 더 쌌다. 삼성제품뿐만 아니라 당시 한국제품이 선진국시장에서 받는 일반적인 대우였고 위상이었다.

삼성전자에서 할 일이 많을 것 같았고 삼성브랜드 위상을 올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 MBA 과정을 마치자마자 지체 없이 삼성전자에 지원서를 냈고 입사했다.

삼성전자에 입사하고 실제로 경험해 보니 당시 제품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삼성전자의 부품 국산화율이 낮아 상당수의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해 거의 조립하여 판매하니 사실상 50% 이상 일본 제품이었다.

그런데도 시장에서 일본 소니나 파나소닉보다 가격에서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되었다. 제품은 어느 정도 수준이 올라왔어도 삼성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여전히 싸구려 제품이었다. 그동안 생산해 파는 데만 치중했지 브랜드에 등한시했으니 당연한 결과고 대접이었다.

회사는 매출 중심으로 움직이다 보니 GE나 도시바 같은 유명브랜드의 OEM 영업에 치중했고 해외에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공장의 생산라인 돌린다고 적자보면서도 물량 확보에만 치중했다..

세계시장에서 경험해 보니 브랜드이미지를 구축하지 않고는 영업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소니와 파나소닉같은 제값(높은가격)을 영원히 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1990년 중후반경 삼성전자 경영진은 기존의 허물에서 탈피하는 위대한 결정을 내린다. 이제 매출보다는 삼성브랜드 위상 제고에 총력전을 펼치기로...

그래서 OEM공급을 전면적으로 중단했고 연구개발부터 생산, 물류, 영업, 마케팅, 제품디자인까지 삼성전자의 전 조직에 전면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품질개선부터 제품디자인, SCM도입으로 물류개선 해외법인에서는 매출손익보다는 마케팅활동을 강화했다.

오죽하면 한동안 해외법인장의 평가에서 매출손익을 제외시켰다. 법인장 평가항목이 담당지역 브랜드위상 개선, 가격지수, 물류개선등 법인마케팅과 경영혁신이었다.

삼성브랜드를 빠른시간 내에 전 세계에 알리고 위상을 올리는 데 올림픽을 통한 마케팅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하고 올림픽을 후원하기로 결정한다. 1997년부터 IOC와 올림픽 공식후원 계약을 맺고 나가노 동계올림픽 후원을 시작하게 된다. 필자가 알기로 아직도 삼성은 공식후원사고 2028년 LA올림픽까지 후원을 확정한 상태다.

공장에서도 품질개선에 전력투구를 하여 품질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비록 납기를 못지켜 거래선에게 손해배상을 하더라도 출하를 중지시켰다.

1995년 애니콜 화형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애니콜 핸드폰의 품질불량율이 높자, 이건희 선대회장이 "양보다 질"을 강조하며 취한 극단적 조치다. 구미생산공장 운동장에서 공장의 전직원(2,000명)을 모아놓고 구미공장에서 생산하는 핸드폰등 15만 대를 쌓아 놓고 해머로 부순뒤 불에 태워버렸다.

당시 기준으로 400~500억 원이 재가 되어 공중으로 사라졌다. 2016년에도 갤럭시노트7에서 발화 사건이 발생하자 시장에서 전량을 수거하여 폐기시켜 버렸다. 이것이 삼성 품질제일주의를 내세우며 구호뿐이 아닌 실제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러한 브랜드에 대한 투자와 노력은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30여 년에 걸쳐 실제로 조직의 전반에서 이루어졌던 일들이다. 삼성이 현재 글로벌 브랜드 순위 5위에 등극하며 삼성 제품들이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은 수십 년에 걸친 전 임직원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다.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가 따로 있다. 국민의힘이 현재 처해있 는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정당 이름을 바꾼다고 하니, 하도 한심해 삼성브랜드의 구축과정 이야기를 꺼냈다.

대한민국의 정당과 정치인들은 '브랜드'를 너무 우습게 본다. 정당 이름만 바꾼다고 정당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다고 생각했다면 엄청난 오판이다.

정당 이름도 브랜드다. 삼성브랜드 케이스를 설명했지만 대중들에게 각인된 정당의 이미지를 바꾼다는 것을 절대 쉽지 않고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설사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여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삼성 브랜드의 성공 사례는 마케팅 역사상 정말 드문 케이스로 미국 명문대 MBA과정에서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 다루어지고 있을 정도다.

기존 브랜드도 재구축하는 과정이 이렇게 오래 걸리고 힘든데 새로운 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얼마나 힘이 드는지 고민이나 해봤는지 모르겠다. 정당 이름만 교체하여 정당 이미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바뀐다면 문제가 생길 때마다 매번 바꾸면 되겠다.

장동혁 대표에게 물어보고 싶다. 도대체 왜 정당 이름을 바꾸는데?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당 이름을 바꾸면 저절로 정당의 이미지가 개선된다고 생각하나?

그리고 정당 이름을 교체한 이후에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과 액션 플랜은 세워놨 는가?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구축 계획이 없다면 보나마나 필패다. 제품의 브랜드를 바꾸거나 케이스갈이를 한다고 제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들도 너무나 잘 안다.

정당 이름도 브랜드라고 보면 이미지를 위한 활동이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삼성 사례로 설명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직원들의 품질에 대한 인식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회사조직 전부서의 체질을 바꿨다. 브랜드 개선을 위해 회사가 투자한 비용은 가히 천문학적 수준이다. 기존 브랜드조차도 이미지 개선을 시키는 데 이렇게 힘이 드는데 정당의 브랜드를 쉽게 바꾼다니 어이가 없다.

브랜드를 바꾼다는 것은 정당의 DNA를 당의 정체성(아이덴티티)을 바꾸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단순히 당명만 바꾸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혹시 우파가 아닌 중도우파를 표방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려는가? 국민의힘 브랜드에 국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갔으니 이미 보수와 중도를 어우르는 의미를 함축했다. 새로 검토하는 이름들에 "공화" 가 들어간다던데. 공화는 여럿이 함께 다스린다는 의미다. 공화란 이름만 보면 다른 당과 정체성 차이를 모르겠다.

정당 이름을 바꾸는 이유와 목적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새로운 당명이 타게팅하는 층은 누구인지... 당명을 바꾸며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지... 어떤 변화를 이끌려는지를 정하고 동시에 새로운 당명에 걸맞는 혁신, 인적 쇄신과 당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삼성은 삼성전자의 회사명이고 제품브랜드다. 삼성전자는 3류 브랜드였을 때 왜 싸구려 이미지를 갖고 있던 삼성 브랜드를 바꾸지 않고 이미지 재구축을 했을까? 하고 한번쯤 의문을 가져보라. 바로 삼성의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IDENTITY)을 유지해야 했고 브랜드 변경은 성공 가능성이 낮은 너무 위험한 도박이기 때문이다.

이름만 바뀌고 정당의 체질이 총체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투자하고 노력해도 그냥 돈낭비에 불과하고 국민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혼선만 준다. 아무런 혁신과 변화가 없이 기존조 직에 기존 인력에 기존 목표와 전략, 기존 타겟층이라면 단순한 당명교체는 어떤 효과도 낼 수 없고 '케이스갈이'라는 주변의 비웃음만 산다.

과거에 보수정당이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까지 6차례나 당명을 변경했지만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었던 원인부터 파악했어야 했다. 하나의 당명으로 10년을 넘긴 것이 없다.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확실한 전략과 액션플랜을 세우지 않으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뿐이다.

장 대표는 당명 변경 결정 전에 브랜드 전문가들에게 상의하고 신중히 결정했어야 했다. 당명을 바꾸고 삼성이 했던 것과 같이 회사의 체질을 바꾸고 많은 투자를 통해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전략과 실제 활동이 포함되지 않으면 과거처럼 그냥 쓸데없는 짓이 된다.

식당 메뉴가 특징이 없고 음식 맛이 없어 장사가 안되던 식당이 식당 이름 바꾸고 건물벽에 도색한다고 장사 잘되는 소문난 맛집으로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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